폭행 후 죄책감 없는 품행장애 청소년… 20~30%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된다

입력 2017.09.13 09:10

단순한 사춘기 반항과는 달라… ADHD·부족한 도덕 교육 원인

청소년 폭행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최근 부산에서 여중생 무리가 또래 학생 한 명을 집단 폭행한 사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알려졌고, 그 전에 강릉·아산에서도 각각 10대 청소년이 집단 폭행을 저지르는 사건이 있었다. 방식이 잔인하고, 죄의식이 없어 보이는 가해자의 태도 탓에 단순한 폭행 사건이라고 여기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청소년들의 범법 행위, 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는 "뉴스로 전해지는 가해자들의 행동을 분석했을 때, 품행장애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품행장애란 방화·절도·폭행처럼 다른 사람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범법 행위를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반복할 때 진단하는 정신과적 질환이다. 사춘기를 겪으면서 일시적으로 일탈 행위를 하는 것과는 다른 개념으로, 품행장애가 있으면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기가 쉽다. 유 교수는 "품행장애가 있는 청소년의 20~30%가 성인이 돼서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겪는 만큼, 의학적·사회적으로 오랫동안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청소년이 폭행·절도·방화 같은 범법 행위를 죄책감 없이 반복하면 치료가 어려운 정신 질환의 하나인 품행장애일 수 있다.
청소년이 폭행·절도·방화 같은 범법 행위를 죄책감 없이 반복하면 치료가 어려운 정신 질환의 하나인 품행장애일 수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품행장애는 유년기에 도덕적 관념을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거나, 심한 ADHD를 방치했을 때 주로 생긴다.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어린 자녀가 친구에게 맞았을 때 "다른 사람을 때리는 건 나쁜 일이니 똑같이 때리지 말라"라고 알려주는 대신 "네가 맞지 않으려면 더 세게 때려야 한다"고 교육하는 세태가 품행장애 청소년들을 양상하는 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게 유 교수의 설명이다. 미디어의 영향도 크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에 여러 번 노출되면 그것에 익숙해져서 모방할 가능성이 크고 폭력을 휘둘러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품행장애는 치료가 어려운 것이 문제다. 충동을 조절하는 약물치료, 잘못된 행동을 수정하는 인지행동치료,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심리치료 등을 복합적·장기적으로 받아야 하고 심하면 입원해야 하지만 치료 순응도가 낮다. 따라서 품행장애가 생기지 않게 미리 막는 게 중요하다. 유희정 교수는 "어릴 때부터 도덕 관념을 올바르게 심어주고, ADHD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손해보지 않는 방법 보다 타인의 권리를 침범하지 말고 배려하는 방법을 최우선으로 교육해야 한다. 또, 청소년들은 주목받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는데, 이게 충족이 안 되면 일탈 행위로 해소하려고 한다. 그 전에 사소한 일에도 관심을 갖고, 남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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