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은 흔히 40대 이상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20~30대도 건강 검진을 받으면 고지혈증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고지혈증이 나타나는 젊은 층은 정상체중에 식습관이나 운동량도 남들과 비슷해 영문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땐 '가족성 고지혈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체 고지혈증 환자 중 20~30대 환자가 3.5%를 차지한다. 고지혈증은 혈청 내에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는 고콜레스테롤혈증, 중성지방이 증가하는 고중성지방혈증, 또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증가하는 경우를 말한다. 나이가 듦에 따라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수치가 증가하는데, 젊은 층에서도 이 수치가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30대에서 나타나는 고콜레스테롤 유병률은 6%(남 8.9%, 여 3.1%), 고중성지방혈증은 12.55%(남 20.9%, 여 4.2%)이다.
젊은 층에서 나타나는 고지혈증의 가장 큰 원인은 콜레스테롤 대사과정에 작용하는 효소의 유전적 결함이다. 특히 고콜레스테롤혈증 중 유전적 원인으로 나타나는 비율은 90%를 차지한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흡수·분해하는 기능에 문제가 있는 유전 질환이다. 증상으로 팔꿈치, 무릎, 손발의 관절부, 아킬레스건 등에 황색의 피부 발진이나 결절이 생기는 황색종이 발생하기도 한다. 간혹 가족성 고중성지방혈증이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복통이나 췌장염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가족성 고지혈증의 증상은 이르면 10대 후반부터 나타나며, 비만 정도, 식습관, 운동량과는 관계없이 발병한다. 비만, 식습관, 과음, 당뇨병 등 2차적인 원인에 의한 고지혈증은 치료 시 2~3개월간 식사 조절을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게 되는데, 수치가 내려가지 않을 경우 약물 치료를 한다. 그러나 유전적으로 발생한 고지혈증은 바로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가족성 고지혈증을 모르고 지나쳐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에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졸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부모에게 고지혈증이나 심장질환이 있다면 자녀가 어릴 때 고지혈증이 있는지 검사해 적절한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