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 잘못 사용하다 실명까지…하루 8시간 사용과 안과검진 필수

입력 2012.10.31 17:01

콘택트렌즈를 잘못 사용하다가 실명 위기에 이르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콘택트렌즈 인구는 500만 명에 이른다.

대한안과학회가 발표한 콘택트렌즈 합병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22개 의료기관과 개원 안과에서 치료받은 콘택트렌즈 부작용 환자 499명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합병증은 각막미란(25.9%-129명)이었고, 그 다음이 무균적 침윤(19.2%-96명), 알레르기 질환(11.2%-56명), 각막궤양(9.4%-47명), 건성안(9.2%-46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각막궤양은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중증 안과질환으로, 2004년의 6%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가:하드콘택트렌즈 삽입 나:하드콘택트렌즈 제거 다:소프트콘택트렌즈 삽입 라:소프트콘택트렌즈 제거

콘텍트렌즈의 합병증의 원인의 대다수는 장시간 착용 때문이었다. 학회측은 하루에 6~8시간 착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콘택트렌즈 합병증 환자의 상당수가 밤 늦은 시간까지 렌즈를 착용하거나 아예 끼고 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최근에는 시력이 나쁘지 않은데도 미용 목적으로 컬러렌즈를 착용하다 심각한 부작용을 겪고 있는 10대들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부작용 사례의 33%(164건)가 10대 청소년이었고,  부작용을 경험한 10대의 47%는 컬러렌즈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컬러렌즈 합병증을 겪은 10대 10명 중 7명은 눈이 나쁘지 않으면서도 미용 목적으로 컬러렌즈를 착용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컬러렌즈는 일반 렌즈에 색소를 입혀 색소가 각막과 직접 닿을 우려가 있고, 산소투과도가 떨어져 다른 렌즈에 비해 안과질환 발병 위험이 높다.

대한안과학회 이성진 기획위원장(순천향대병원 안과 교수)은 "초·중학생의 상당수가 부모의 동의 없이 컬러렌즈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 부모의 관리 감독도 힘들다"며 "눈에 문제가 생겨도 안과를 찾지 않아 합병증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콘택트렌즈는 우리 몸에서 가장 예민한 감각기관인 눈에 직접 접촉하는 '의료기기'이다. 대한안과학회 이상열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은 "콘택트렌즈는 눈의 굴절력과 형태에 따라 맞춤 처방해야 하며, 콘택트렌즈 장착 후 이로 인한 각막 등의 손상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고 제대로 처방됐는지를 확인하는 3개월마다 한번 씩 안과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콘택트렌즈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이렇게>

1. 정기적인 소독과 세척을 철저히 실시하되, 세척한 뒤 반드시 규격화된 생리식염수로 충분히 헹구고 보존할 때는 깨끗하게 세척한 렌즈 케이스에 전문 보존액을 사용해야 한다.

2. 수돗물이나 강, 바닷물에 있는 각종 세균, 진균, 가시아메바 등이 오염되지 않도록 수돗물에 씻으면 안 된다. 또 수영장이나 바다 등에서 수영할 때는 렌즈를 빼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가피할 경우 물안경을 꽉 눌러쓰고 물놀이를 끝낸 뒤에는 렌즈를 새 것으로 갈아 사용한다.

3. 렌즈는 취침 전에 반드시 빼야 하며, 1회용 렌즈는 반드시 사용 시간을 지키고, 사용 뒤에는 버려야 한다.

4. 콘택트렌즈를 빼고 넣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고 말려야 한다. 특히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여성들은 가급적 눈 화장을 피해야 하며, 화장품이 묻지 않도록 화장하기 전에 콘택트렌즈를 착용한다.

5. 렌즈 사용 중 눈이 충혈되거나 눈이 아프면 즉시 렌즈를 빼고 안과의사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6. 소프트 콘택트렌즈의 경우 앞뒤가 뒤집어졌는지, 하드콘택트렌즈의 경우 좌우가 바뀌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착용한다.

7. 렌즈 착용으로 인해 안구 건조증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방부제가 없는 인공 눈물을 사용하는 것은 합병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만약 콘택트렌즈를 뺄 때 너무 마른 느낌이 들 때는 렌즈를 무리하게 빼지 말고 인공 눈물을 넣어 촉촉하게 한 뒤에 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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