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은 물 많이 마시고, 심부전은 적게 마셔야

    입력 : 2012.07.11 09:10

    질병과 수분 섭취
    물이 해가 되는 병_간경화, 배에 복수 차고 심부전, 폐 부종 유발
    물이 득이 되는 병_폐렴, 호흡기 마르지 않게 방광염, 소변 마려울 만큼

    가벼운 심부전증이 있는 김모씨(47·서울 송파구)는 외래 진료 중 "평소 물을 많이 마신다"고 말했다가 의사로부터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협심증에 걸린 친구에게 의사가 물을 많이 마시라고 했다기에, 나도 따라 했다"고 말했더니, 의사는 "심장병 중에도 물을 많이 마셔야 하는 병과 그러면 안되는 병이 있다"고 말했다.

    수분 섭취를 권장하는 질병과 제한하는 질병이 따로 있다. 체내 순환과 노폐물 배출을 촉진해야 한다면 물이 필요하고, 순환 및 배출 능력이 떨어진다면 물을 멀리해야 한다. 성빈센트병원 가정의학과 강성구 교수는 "수분을 적게 섭취해야 하는 경우라면 의사가 제시한 양만 마시고, 염분 섭취도 함께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수분을 적게 섭취해야 하는 질환을 가진 사람이 물을 많이 마시면 여러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간호사가 심부전 환자에게 수분 섭취를 제한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물 섭취 제한하는 질병

    심부전=심장 기능이 떨어져 심장에 들어온 혈액을 충분히 내보내지 못한다. 따라서 물은 하루 1L 이내로 마셔야 한다. 그 이상 마시면 혈액이 제대로 순환되지 못하고, 혈관에 정체된다.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김병진 교수는 "늘어난 혈액량 때문에 혈관 압력이 높아지면, 수분이 압력이 낮은 폐와 뇌로 흘러 들어가 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증가된 수분이 저나트륨혈증도 유발한다.

    심한 갑상선기능저하증=물을 많이 마시면 수분 배출이 잘 안되므로 저나트륨혈증이 생긴다. 심한 저나트륨혈증이면 나트륨 수액 주사를 맞아야 한다. 심하지 않을 때는 수분을 하루 1L 미만으로 제한하면 된다.

    간경화=간기능이 떨어지면 알부민이 생성되지 못한다. 혈액 속 알부민 농도가 낮아지면 수분이 각 장기에 배분되지 못하고 혈액에 남기 때문에 혈액 속 수분 함량이 높아진다. 늘어난 수분은 복강으로 흘러들어가서 배에 복수가 찬다.

    신부전증=갈증이 날 때만 의사가 권고한 양의 물을 마셔야 한다. 투석을 하는 5기 환자는 투석을 통해 단백질이 빠져 나가면서 알부민 생성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 그러면 수분이 각 장기에 배분되지 못하고 복강으로 흘러가 복수가 찬다.

    부신기능저하증=부신호르몬인 '알도스테론'이 과다 생성되는데, 이는 수분과 염분의 원활한 배출을 막는다. 따라서, 많은 수분 섭취는 전신부종을 일으킨다.

    충분히 마셔야 하는 질병

    폐렴·기관지염=폐렴이나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리면 열도 오르고 호흡이 가빠지기 때문에 피부와 호흡기를 통한 수분 배출이 늘어난다. 호흡기가 마르지 않도록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신다.

    염증성 비뇨기질환=요로감염, 방광염, 전립선염이 있으면 소변이 마려울 정도로 수분을 많이 섭취해서 염증 유발 물질을 소변으로 배출시켜야 한다.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농축되면 요로결석으로 변할 수 있다. 자신의 하루 소변량보다 500mL 이상 더마셔야 한다.

    고혈압·협심증=혈액 속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 점도가 높아져 혈액 흐름이 더뎌진다. 이 경우 혈전(핏덩어리)이나 지방이 혈관 벽에 쌓이게 될 확률이 높아지므로 하루 1.5~2L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이상지질혈증 단계부터 물을 충분히 마시면 협심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 염분은 하루 5~6g 이하로 철저히 제한해야 한다.

    당뇨병=신부전 합병증이 없는 당뇨병 환자는 수시로 물을 마셔서 혈당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최성희 교수는 "특히 갈증을 잘 못느끼는 노인 당뇨병 환자는 목이 마르지 않아도 두 시간에 한 번씩 의식적으로 물을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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