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이란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이 아닌 다른 장기에 붙어 증식하는 통증, 난임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자궁내막증은 성인 여성 10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데, 수술 말고는 완치 방법이 없다. 수술하면 가임 능력이 손상될 수 있어, 많은 환자가 자궁내막증으로 유발되는 증상을 관리만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최근 홍삼을 섭취하면 호르몬 변화 없이 자궁내막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27~30일 개최된 고려인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홍삼이 자궁내막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려인삼학회 제공
◇30∼40대 증가하는 자궁내막증, 명확한 치료제 없어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조직이 바깥에 붙어 증식하는 질환이다. 이 조직에는 성호르몬 수용체가 있어, 호르몬 주기에 따라 출혈·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만성 골반 동통, 월경통, 성교통, 복통 등의 증상을 초래한다. 복강 내 장기, 복막 등과 유착해 딱딱해지는 섬유화 과정까지 생기면, 해부학적으로 변형돼 수정란이 착상하지 못하는 등 생식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30∼40대 여성 발병이 많은 편이고, 최근 환자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사이 약 70%가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아직 근본적인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증상을 조절하는 약물을 쓰거나 엉뚱한 곳에 붙은 자궁내막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 다만, 수술 치료는 조기 폐경 등 부작용이 유발될 수 있다. 약물도 진통제, 경구피임제, 황체호르몬, 다나졸, 성선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 등을 투여하는데, 평생 추적·관찰하며 제때 맞는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홍삼, 자궁내막증 개선 가능
최근 홍삼으로 자궁내막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종대 바이오융합부 이영주 교수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지난달 27∼30일 개최된 고려인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은 자궁내막증 마우스 모델에 홍삼(200㎎/㎏과 400㎎/㎏)을 경구 투여한 후, 예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홍삼을 먹지 않은 군보다 먹은 군에서 병변 크기가 감소했다. 줄어든 병변 세포를 면역화학적으로도 분석했다. 홍삼이 자궁내막 기질세포 증식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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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자궁내막증이 호르몬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홍삼이 호르몬 생성에 영향을 주진 않는지도 확인했다. 국제표준화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홍삼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합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난소를 절제한 마우스를 ▲에스트로겐 처리군 ▲홍삼 투여군으로 나눠 예후를 확인했다. 에스트로겐 처리군은 자궁이 비대해졌지만, 홍삼 투여군은 자궁 무게에 변화가 없었다. 또 다른 호르몬 민감 질환인 유방암을 유발한 마우스 모델에서도 홍삼을 투여했을 때 유방암 종양 부위가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홍삼이 자궁내막증 개선에 도움을 주면서도 여성호르몬 수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홍삼이 여성 질환 예방과 치료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홍삼의 자궁내막증 보호 효과는 수술로 인한 조기 폐경 등 관련 문제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등에서 온 연구진이 홍삼의 대장암 성장 억제 기전,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통한 장과 뼈 건강, 암 치료 효과, 호흡기 바이러스 면역력 효과 등 총 30여 개 주제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