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캐러멜화, 오래 걸려 힘들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주방 속 과학]

입력 2023.01.15 12:00
양파
양파 캐러멜화는 ▲설탕을 넣고 ▲베이킹 소다를 넣고 ▲타이밍을 잘 맞춰 물을 넣은 후 불 세기를 키워주면 촉진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콤하고 알싸한 향을 품고 있는 양파. 신기하게도 익히기만 하면 설탕보다 달면서 깊기까지 한 맛을 내 카레, 양파 수프 등 다양한 음식 재료로 들어가곤 한다. 문제는 양파의 단맛을 이끌어 내기가 길고도 지루하다는 것이다. 가늘게 채를 썬 후 아주 약한 불에 올려 양파 2~3개 기준 1~2시간을 푹 익혀야 양파 속 달달한 갈색 자태를 드러내곤 한다. 이때 5분이라도 내버려뒀다간 양파가 타거나, 늘러붙어 냄비 곁을 계속 지키고 있어야 한다. 좀 더 빠르게 푹 익히는 방법은 없을까?

◇양파 캐러멜화 도중 여러 반응 일어나
양파가 달아지도록 익히는 과정을 캐러멜화라고 한다. 실제로 캐러멜처럼 갈색으로 변한다. 먼저 양파가 캐러멜화 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알아야 더 빠르게 익히는 법을 이해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양파는 천천히 가열되면서 세포 속에 든 수분을 증발시킨다. 점점 세포가 파괴돼 세포 혹 여러 당과 화합물이 밖으로 나간다. 보통 이 과정을 숨을 죽인다고 표현한다. 양파의 매운맛을 내는 유기화합물 중 일부가 열에 가해지면서 프로필메캅탄이라는 성분으로 변하는데, 이 물질은 설탕의 50~70배 정도 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세포 밖으로 나온 양파 속 여러 당, 단백질, 향을 내는 화합물들이 섞이면서 여러 반응이 일어난다. 먼저 모든 당들이 열을 받으면서 결합을 끊어냈다가 새로운 화합물을 만들면서 캐러멜화라는 반응을 시작한다. 색이 갈색으로 변하고, 캐러멜 특유의 맛과 향을 만들어낸다. 더 달아지기도 한다. 양파 속에 있던 순수한 설탕 분자인 자당은 포도당과 과당이 하나씩 결합된 형태로 이뤄져 있는데, 이 자당이 분해됐다가 다시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하면 신기하게도 자당 분자 하나보다 더 달아지곤 한다. 다만 너무 많이 열을 가하면 탄고, 쓴 맛이 강해져 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마이야르라는 반응도 일어난다. 캐러멜화처럼 갈색을 더하는 반응인데, 당류에 단백질이 결합해 여러 연쇄 반응을 거치며 색과 풍미를 더한다. 마야야르 반응은 당과 어떤 아미노산이 얼마나 반응하는지에 따라 형성되는 최종 분자가 달라져 여러 향이 더해진다. 이 반응에서 확인된 향 분자만 1000가지가 넘는다. 단백질 구성성분인 아미노산 중 시스테인이 반응하면 고기 풍미, 류신이 반응하면 초콜릿 향, 아르기닌이 반응하면 팝콘 향이 나는 식이다.

◇3가지 방법으로 양파 빨리 익힐 수 있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파 캐러멜화를 촉진하려면 ▲설탕을 넣고 ▲베이킹 소다를 넣고 ▲타이밍을 잘 맞춰 물을 넣은 후 불 세기를 키워주면 된다. 설탕을 넣어주면 카라멜화 효과를 늘릴 수 있다. 설탕은 앞서 말한대로 포도당과 과당이 합쳐진 분자로 이뤄진다. 양파를 넣기 전 설탕을 먼저 낮은 불에 넣어 갈색이 되게 하면 포도당과 과당 분자로 자당을 분해할 수 있다. 이후 양파를 넣어 카라멜화하면 분해된 후 다시 결합할 수 있는 재료가 많아져 더 빠르게 캐러멜화가 진행된다.

베이킹 소다를 넣으면 마이야르 반응을 촉진할 수 있다. 단백질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과 당이 결합할 때 아미노산의 아미노기(-NH₂)와 당의 -OH기가 반응하며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염기 성분을 띠는 재료를 추가하면 -OH기가 공급돼 더 빠르게 반응이 일어난다. 베이킹소다는 가장 쉽게 주방에서 찾을 수 있는 염기성 물질이다. 다만, 너무 많이 넣으면 베이킹 소다의 금속성 맛이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마지막으로 냄비에 양파의 갈색 물질이 어느정도 눌러붙기 시작했을 때 물을 넣은 후 중불로 열을 가해주면 양파 캐러멜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중불로 열을 가하므로 약불로 조리했을 때보다 당연히 빨리 완성된다. 물을 넣는 이유는 중불로 양파를 조려도 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양파 바닥에 있는 갈색 물질과 양파 가장자리 갈색 부분은 모두 반응 결과물이 농축된 것이다. 여기에 열이 세게 가해지면 타버린다. 그러나 물을 넣어 화합물 농도를 재배치해주면 중불을 가해도 덜 탄다. 양파가 막 타려고 할 때 물을 두 어 큰 술 넣어준 뒤 조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