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80% B형‧C형 간염… 간염 관리가 암 예방 핵심" [헬스조선 명의]

입력 2022.05.16 07:4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간암 명의’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송도선 교수

 

우리 국민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그중, 간암은 우리나라 전체 암 발생 순위 7위, 암으로 인한 사망 순위 2위를 차지한다. 특히,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간암 발생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간은 병이 생겨도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은 물론 간염 관리를 통해 간암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암 명의’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송도선 교수를 만나 간암의 원인과 증상, 치료 등에 대해 들었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송도선 교수/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간암의 원인은 무엇인가?
간암의 80%가 만성 B형 또는 C형 간염으로 인해 생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간암의 원인 질환은 만성 B형 간염으로 전체 간암의 약 70%를 차지하며 만성 C형 간염과 알코올성 간질환이 2위와 3위를 차지한다. 따라서, 만성 B형 간염, 만성 C형 간염, 지속적인 과량의 음주, 비만 또는 당뇨와 관련된 지방간 질환과 같은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은 만성 간염에 대한 관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최근 들어 알코올 및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에 의한 간암 발생도 늘어가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금주나 운동 등을 통해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이외에도 가족 중에 간암 환자가 있으며 간암의 발생률이 증가하기도 한다.

-간암이 남성에게 많이 생기는 이유는?
간암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약 3~4배 많이 발생한다. 아직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국내뿐 아니라 서구에서도 간암이 남성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이는 아무래도 남성이 여성에 비해 음주와 흡연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더 노출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여성은 생물학적으로도 간암 예방에 유리하다. 여성호르몬이 간 내에서 염증 물질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유독 40·50대에서 간암이 호발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간암이 40·50대에서 암으로 사망하는 원인 1위 질환이다. 특히, 40·50대는 사회·경제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연령대인 만큼, 간암은 사회·경제적 손실이 큰 암이기도 하다.

다른 나라에 비해 국내에서 유독 40·50대에서 간암이 많이 발생되는 이유는 바로 간암의 주요 원인인 ‘B형 간염’ 때문이다. B형 간염 같은 경우, 간경변증을 거치지 않고 만성 간염 상태에서도 간암이 발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B형 간염의 주요 감염 경로는 산모에서부터 아이에게 전염되는 주산기 감염이다. 이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B형 간염에 노출되면 젊은 나이에서부터 간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이는 C형 간염, 비알코올성 지방간 또는 음주로 인해 간암이 발생하는 외국과 다르다.

-간암의 가장 큰 원인인 B형 간염의 유병률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간암도 감소할까?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98년부터 B형 간염 유병률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바로 B형 간염 예방 접종 덕분이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반부터 영유아만 B형 간염 예방 접종 사업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B형 간염 유병률은 계속 감소해 현재 10대 이하의 B형 간염 유병률은 0.1%에 불과하다. 그러나, B형 간염 예방 접종 사업에 혜택을 받지 못했던 30대 이상의 B형 간염 유병률은 아직까지 높은 상태다. 높은 B형 간염 유병률로 인해 간암의 발생률은 계속 비슷하게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연령이 고령화되고 있고 바이러스가 아닌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나 음주로 인한 간암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간암의 실제 유병률에 대한 추이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B형 간염 치료의 최신 트렌드는 어떤가?
B형 간염의 치료제는 우리나라에서 1998년도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통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면서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됐다. 이로 인해 간경변증이나 간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초기의 약제들은 잦은 내성 발생으로 치료 효과는 좋지 않았다. 약제들이 점차 발전하면서 현재 쓰이는 약제들은 1.2% 미만의 매우 낮은 내성 발생률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오고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B형 간염을 완치가 아닌 바이러스 억제만 하는 약제들이다. 이 약제들을 중간에 끊으면 바이러스가 다시 증식이 됨에 따라 환자의 간 상태가 악화되기도 한다. 따라서, 항바이러스제를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항바이러스제로 인한 (골밀도 감소 또는 신기능 이상) 부작용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내성률도 적고 항바이러스 치료 효과도 높으면서 부작용은 덜한 약제를 첫 치료로 선택하는 추세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송도선 교수/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간암은 어떻게 진단하나?
간암에서 가장 크게 발생하는 암은 간세포암종, 그리고 그다음으로는 담도암이다. 간세포암종 같은 경우는 대부분 영상으로 진단한다. 만성 B형 간염, 만성 C형 간염과 같은 기저 간질환 그리고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들에게서 간세포암종이 주로 발생한다. 기저 간질환이 없는 환자는 조직 검사를 통해서 간세포암종을 진단할 수 있다. 담도암의 경우, 다른 암종의 전이가 의심될 경우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을 한다.

-간암에는 여러 비수술적 치료가 있다. 각각 어떤 치료이며 언제 시도해볼 수 있나?
먼제 고주파 열치료는 ▲심한 간 기능 저하가 없는 환자 ▲간 절제술이나 이식술을 시행할 수 없는 환자에게 주로 시행된다. 간암의 크기가 3cm 이하, 개수가 3개 이하의 비교적 초기의 암 병기에서 고주파 열치료를 시행한다. 고주파 열치료는 목표로 하는 간암 종개를 초음파로 찾은 후 그 위치에 전극을 넣는 것으로 시작한다. 전극을 통해 전류를 넣으면 열이 발생하는데, 이때 암이 괴사되면서 사라진다. 최근 고주파 열치료의 치료 효과가 상당히 향상돼 간 절제술을 할 수 없는 사람에게서 간 절제술을 대체하는 개념으로 시행되고 한다.

경동맥 화학색전술은 간 경동맥에 항암제를 같이 주입, 혈관을 막는 치료다. 간은 문맥과 동맥에서 혈류를 동시에 받는데, 간세포암종은 간 동맥을 통해 혈류를 받는다. 이를 활용해 암으로 가는 혈류를 막아 암세포가 받는 산소나 영양 성분을 막는다. 경동맥 화학색전술은 주로 사타구니에 있는 대퇴동맥을 이용한다. 대퇴동맥을 통해 도관을 삽입해 간동맥까지 위치를 조정한 후 간 세포암 가까이 도달시킨다. 그 후, 항암제와 색전 물질을 주입해서 간세포암을 살사 시킨다. 시술 대상도 또한 넓다. 고주파 시술을 할 수 없는 암 초기의 환자, 진행된 환자들까지 경동맥 화학색전술을 활용할 수 있다. 항암제가 종양 내에서 서서히 방출돼 항암제 효과를 높이는 경동맥 화학색전술도 개발됐다. 이는 약물방출 미세구를 활용한 것이다. 약물방출 미세구란 작은 구슬에 항암제를 붙이거나 담아 항암제가 종양 내에서 서서히 방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약물방출 미세구에 항암제를 부착해 간세포암에 넣으면 전신 부작용을 낮추고 암의 항암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방사선 경동맥색전술은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선 동위원소를 부착한 미세구를 간동맥을 통해 주입하는 시술이다. 이를 통해 주입된 미세구는 꾸준히 방사선을 방출해 항암효과를 일으킨다. 방사선 경동맥색전술은 일반적인 경동맥 화학색전술에 비해 색전 효과가 적어 부작용이 훨씬 적다. 따라서 고령 환자나 전신 상태가 나쁜 환자에게 쓰이는 시술이다.

암이 혈관에 침범했거나 전이가 있는 환자에게 쓰이는 전신 항암요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예전에 사용했던 전신항암요법은 부작용이 많고 생존율 향상 효과도 뚜렷이 알려진 바가 없어 많이 사용되지 않았다. 2000년대 후반부터 ‘표적 항암제’라는 것이 사용돼 왔다. 암의 원인이 되는 표적을 찾아 표적 물질만 치료한다. 면역관문치료제도 등장했다. 평소 암에 대한 면역이 억제되고 있는데 이 신호를 면역관문치료제를 통해 향상시키는 원리다. 이로 인해 암에 대한 면역이 증가하면서 암세포를 치료하는 것이다. 면역관문치료제는 이때까지 나온 전신항암치료제 중 간암 치료 제일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증가된 면역력으로 인해 대장염, 폐 간질염, 간염, 피부질환 등과 같은 합병증도 나타날 수 있다.

-간절제술과 간이식술의 장점과 한계는 무엇이 있나?
간절제술은 초기 간염에서 간 기능이 보존돼있는 환자에게 사용된다. 비수술적치료 중 생존률 향상을 가장 많이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최근 수술 성적이 향상됨에 따라 진행된 간세포암 환자에서도 간절제술이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복강경을 이용해 수술을 한다. 이는 기존에 시행되고 있는 개복 절제술에 비해 수술 상처도 작고 회복력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간이식술은 비교적 초기의 간암 또는 간경변증이 진행된 환자에 한해 진행된다.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들에게서 수술 후에도 남은 간에서 재발이 많이 일어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간경변증이 있는 간까지 모두 제거를 하는 이식술이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모두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다. 그러나, 간암이 꽤 진행된 환자들에게선 간이식술이 제한적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뇌사자의 장기 공여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간이식술을 원할 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환경이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뇌사자의 사체 간이식보다는 가족이나 지인들로부터의 생체 간이식이 주로 이루어진다.

-간암은 재발이 잦은 암인데, 어떻게 예방해야 하나?
간암은 재발이 잦다. 그 이유는 기존에 간경변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간경변증은 암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으로, 이미 있는 암을 치료했다 하더라도 남아 있는 간경변증에서 암이 계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정기적인 체크를 통해 간암이 재발하는지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원인 간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 역시 중요하다. B형이나 C형 간염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간암의 재발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재발을 감소시키는 보조 치료는 개발된 것이 아직 없다. 향후 수술이나 색전술과 같은 치료를 한 후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 보조 치료가 개발이 된다면, 예후 개선이 크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간암 환자에게 조언한다면?
간암의 생존률이 다른 암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다. 간암을 초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또 이전에 비해 좋은 치료들이 많이 개발됐다. 따라서, 간암이 진단됐을 경우 간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치료를 선택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간암 발생 확률이 높은 만성 B형이나 C형 간염 또는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들은 정기적인 검진과 건강 관리를 통해 간암 발생 확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송도선 교수/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송도선 교수는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에서 소화기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간암학회 기획위원을 비롯해 대한간학회 학술위원, 간행위원 그리고 의료정책위원, 대한소화기학회 학술위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아시아-태평양 간학회에서 우수구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전문 진료 분야는 간암, 간경변,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간암 환자들의 장기생존율 향상을 위한 치료에 대해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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