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들리면 우울증·치매까지… 청력 지키세요"

입력 2022.04.01 17:10

[전문의에게 묻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이비인후과 곽상현 교수

 

난청(難聽)이 있으면 소아의 경우 언어 발달이 안 되고, 성인은 소통이 안 돼 사회적 고립이 될 수 있다. 노인의 경우 치매 위험도 높아진다. 청력이 안 좋으면 적극적으로 보청기 등을 통해 재활을 해야 하는 하는 이유다. 난청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난청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34만 389명에서 2020년 40만 9632명으로 5년 새 약 20% 증가했다. 우리나라가 점차 고령화되면서 노인 늘어난 것도 이유지만, 젊은 연령층에서 음향기기의 사용이 늘고 소음에 노출되는 빈도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난청 치료 전문가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이비인후과 곽상현 교수는 "난청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반에는 크게 불편을 느끼지 못 하지만, 결국 소통에 제약이 돼 큰 문제를 초래하는 만큼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이비인후과 곽상현 교수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이비인후과 곽상현 교수/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최근 난청이 5년 새 20%나 증가했다?
가장 큰 이유가 고령화다. 노년층의 3대 만성 질환 중 하나가 바로 난청이다. 최근에는 청각장애 진단을 받으면 보청기 지원금(100만 원)을 받을 수 있어 난청으로 진단된 환자가 급증했다. 이런 혜택으로 숨은 난청 환자들이 진단을 받고, 보청기·인공와우를 통해 적극적인 청각재활을 하는 추세다. 보청기는 소리를 크게 해서 귀에 들려주는 것이고, 인공와우는 외부에서 들어온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어 청신경을 직접 자극해 듣게 하는 장치다.

젊은층에서 소음성 난청이 증가한 것도 사실이다. 음향기기 사용이 늘었기 때문. 소음에 대한 역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그렇게 큰 소리가 아니라도, 짧은 시간 노출됐다고 하더라도 청력이 손상될 수 있다.

-선천성 난청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선천성 난청은 신생아 1000명 중 3명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선천성 질환이다. 선천성 난청은 빨리 발견해서 재활을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생후 2세 이전에 청각 신경로가 만들어지기 때문. 선천성 난청은 2세 이전에 치료를 하지 않으면 청력을 회복할 수 없고, 인공 와우 수술을 통해 소리 인지가 가능하게 되더라도 인공 와우를 통한 소리가 말소리인지 주변 환경음인지 구분을 할 수가 없다. 때문에 신생아의 경우 출생 후 수일 이내에 선별 검사를 진행해 난청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해야 한다. 현재 생후 1개월 이전 선별 검사를 해서 청력 이상이 발견되면 생후 3개월에 정밀 청력검사를 한다. 선천성 난청이 확인되면 재활 치료는 생후 6개월에 시작해 청력을 자극해야 한다. 고도 난청이라면 보청기만으로 해결이 안되고 인공와우 수술을 돌 전에 해야 한다. 보통 생후 10~12개월에 인공와우 수술을 한다. 이렇게 빨리 해야 청각 재활, 언어 재활을 통해 정상적인 언어 발달이 가능해진다.

-노화가 되면 난청은 필연적인가?
나이가 들면 달팽이관도 기능이 감퇴한다. 약물, 소음, 대사질환의 장기간 노출로 인해 청각세포가 사멸할 수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에서 25%는 난청이 있다고 한다. 노인성 난청을 방치하는 경우 의사소통에 따른 문제에 의해 고립감, 우울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난청을 앓고 있으면 청력이 정상인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2배 정도 늘고, 심한 난청의 경우는 5배 정도까지 높아진다. 의사소통이 힘들어지면, 소극적이게 되고, 사회생활의 폭이 줄어 우울증의 빈도가 높아지고, 인지 기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난청 의심 증상은?
난청을 의심해야 할 때는 말소리를 되묻는 횟수가 늘어날 때다. 특히 노인성 난청은 고주파 영역의 소리부터 듣지 못한다. 자음은 고주파 소리에 해당하는데, 과자, 사자, 사과 등 자음이 잘 구분이 되지 않으면 의심해야 한다. 이명이 있어도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난청이 생겨서 특정 주파수 영역의 소리를 잘 못들으면 보상 작용으로 실제 안 들리는 소리가 들리는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 TV 볼륨이 자꾸 커지거나 전화 통화가 어려운 경우에도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귀 모형
난청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반에는 크게 불편을 느끼지 못 하지만, 결국 소통에 제약이 돼 큰 문제를 초래하는 만큼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시력검사처럼 청력검사도 정기적으로 해야 하나?
60대 이상이 되면 난청 고위험군에 해당되므로 2년에 한번씩 이비인후과에서 청력검사를 해야 한다. 청력에 이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보청기를 써야 한다. 현재 보청기 지원금을 받을 정도의 청각장애가 아니라도 정상과 장애의 경계에 있다면 보청기를 쓰는 게 청력을 지키는 데 좋다는 연구 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 보청기 사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  실제 난청을 10년 이상 방치하면 뇌에서 언어 구분 능력이 떨어진다.

-청력을 회복할 수 있는 난청도 있나?
그렇다. 3일 이내 난청이 갑자기 심해지는 돌발성 난청은 응급질환 중에 하나로 치료만 빨리 이뤄지면 회복이 가능하다. 보통 응급으로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해야 회복률이 높다. 적어도 일주일 내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 그러면 30%의 환자는 완치가 되고, 30%는 부분적으로 회복이 된다. 나머지는 회복이 되지 않는다. 중이염 때문에 생긴 난청도 중이염을 해결하면 좋아진다. 염증으로 중이 내 이소골이 망가진 경우 소리 진동이 되지 않아 고막으로 소리 전달이 되지 않는데, 손상된 이소골을 교체해주면 청력이 개선된다. 다만 노화성 난청은 치료가 되지 않는다. 소음성 난청은 일시적으로 왔을 때 빠르게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면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회복 안 되는 노인성 난청, 치료 필요한가?
난청은 치매와의 관련성도 나타난다. 난청이 있으면 상대와 대화가 안되고 사회적 고립감이 심해진다. 인지 능력이 떨어질 수 있어 치매 걱정을 해야 한다. 노인성 난청이 중등도 이상이면 반드시 보청기 등으로 청각 재활을 해야 한다.

-보청기 선택 시 유의점은?
일반적인 대화 소리(40DB)를 잘 듣지 못하는 중등도 난청이라면 보청기를 착용한다. 보청기 종류가 많다. 가격 100만~150만원 이상 되는 제품 정도면 괜찮다. 고가일수록 기능이 많아지고 채널이 많아진다. 환자의 경제 상태와 난청 유형에 따라 적절한 보청기를 고르면 된다. 한편, 귀를 완전히 막는 보청기를 사용하면 목소리가 울려서 들리는 단점이 있다. 오픈 형태의 보청기는 이런 단점을 개선했다. 과거에는 밖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오픈 형태의 보청기를 많이 꺼렸는데 최근에는 절반 정도의 환자가 오픈 형태의 보청기를 사용한다.

-인공와우 수술은 누가 하나?
보청기로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고도 난청 환자가 대상이다. 인공와우 수술이란 달팽이관에 전극을 심어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꿔서 청각 신경에 전달해주고, 뇌가 소리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수술이다. 기기 값만 2000만원이 넘는데, 19세 미만의 선청성 난청 환자에게는 양측에서 건강보험 지원이 된다. 다만 19세 이상 성인은 한쪽만 지원을 해준다. 건강 보험 기준 이외의 환자라도 비급여로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인공와우 수술은 최대한 빨리 수술을 받을수록 그 효과가 높아진다. 우리의 몸은 양쪽으로 소리를 들어 뇌의 양쪽을 고루 자극시켜야 하는데, 한쪽에 소리가 들어가지 않으면 한쪽 뇌는 활성을 잃고 퇴화한다. 때문에 난청이 생기고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 때 인공 와우로 소리 자극을 주면 효과가 높아지게 된다. 특히, 태어나면서부터 듣지 못하는 선천성 난청 소아는 가능한 빨리 수술해야 한다. 3세 이하가 가장 좋고 적어도 5세 이내에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언어습득이 잘 되어 있고 말과 소리에 변별이 있는 성인의 경우, 듣지 못한 기간이 30~40년을 넘지 않는다면 인공와우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이비인후과 곽상현 교수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이비인후과 곽상현 교수/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인공와우 수술 후 재활이 중요하다?
인공와우 수술은 양쪽 동시에 한 경우 수술 시간이 2~3시간 소요된다.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은 후 4~6주가 지나면, 외부 소리를 인공와우에 전달하는 어음처리기(귀에 붙이거나 거는 외부 장치)를 처음으로 연결한다. 어음처리기를 착용하는 순간부터 각 개인에게 맞는 프로그램 내용을 만드는데 이를 맵(MAP)이라고 하며, 청신경 상태에 맞춰 소리에서 변환되는 전기량을 설정하는 작업을 매핑이라 한다. 환자 개개인 마다 청신경 상태와 필요한 전기량이 다르기 때문에 매핑이 정확히 되지 않으면 인공와우 이식 후에도 정상적으로 소리를 듣지 못할 수도 있다. 소리 강도나 음의 높낮이를 조절해 환자가 편안하게 들을 수 있도록 기기를 조율하는 매핑 작업은 성공적인 청력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술 후 언어 재활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 언어습득이 잘 되었고 말과 소리에 변별이 있는 경우에는 재활기간에 보통 6개월 정도가 걸리는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재활기간은 좀 더 짧아지거나 길어질 수 있다. 단, 소아 등 과거에 전혀 소리를 듣지 못했거나 언어 습득이 충분하지 않았던 경우에는 최소 3년 정도 매핑과 언어 재활치료 기간을 거치게 된다.

또한, 청력검사와 언어평가를 정기적으로 받아, 수술 후 소리와 말의 인지능력 향상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수술 후 청각 관리와 재활은 듣기 능력을 다양하게 개발해 인공와우 수술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다.

-난청을 예방하는 방법은?
과다한 소리 노출, 학업‧직장에 대한 스트레스 및 흡연, 음주, 과로 등이 난청의 위험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당연히 이를 줄이는 것에서부터 난청의 예방은 시작된다. 또한, 약물의 사용에 있어 장기간의 특정 주사용 항생제 사용이나, 경구피임약, 피린계 약물 등의 복용으로 인한 이명 및 청력 장애가 있을 시 즉시 청력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이어폰과 같은 음향기기 사용의 증가에 대해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서는 ‘청력보호를 위한 이어폰 사용 생활 수칙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폰은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사용을 하는 것이 더 좋고, 최대 볼륨의 60%이하의 소리 크기로 하루 60분 이내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30~40분 정도 음향기기 사용이 있다면, 10분은 휴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장시간 시끄러운 소음이 지속되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시끄러운 곳에서 이어폰 사용을 할 경우 음량을 더 키워 난청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어 지양하는 것이 좋다. 난청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충분히 청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만큼 청력에 이상이 생겼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진단받고 치료에 돌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한말씀
안경은 쓰면서 아직도 보청기나 인공와우에 대한 거부감은 큰 편이다. 귀가 나쁘면 보청기를 쓰는 것이 정상이다. 또 인공와우에 대한 두려움이나 경제적 부담 때문에 고도난청임에도 치료를 못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인공와우는 수십년된 검증받은 치료다. 두려움 없이 치료를 했으면 좋겠다. 현재 성인의 경우 한쪽만 인공와우 건강보험 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앞으로 정책적 지원이 확대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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