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는 아동만의 질환이 아니다. 성인에 이르러서야 증상이 발현한 것인지 이전 시기에 겪었던 증상의 잔재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ADHD 증상을 보이는 성인도 많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힌 성인 ADHD의 증상은 ▲반복되는 실수 ▲일을 끝내지 못하는 집중력 ▲잦은 싫증 ▲어려운 감정 조절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어떨까?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게 어렵다
ADHD 환자는 흔히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반만 맞은 사실이다. 게임 등의 취미에는 집중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ADHD 환자들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하는 까닭으로는 실행기능 부족이 꼽힌다. 실행기능은 목표를 정하고 행동을 계획한 뒤 수행하고 수정하는 능력이다. 사고와 행동의 의식적 조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뇌의 전두엽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실행기능이 부족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성인 ADHD 환자는 아동 ADHD 환자의 특징인 산만함 보다는 일을 시작하고 끝내지 못하거나, 자주 지각하고 시한을 넘기는 증상을 보인다.
◇뭔가에 쉽게 중독된다
성인 ADHD 환자는 어딘가에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 충동 조절이 어렵기도 하고 해야 할 일 못한 데서 나오는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특정 행위·물질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음주, 흡연, 약물 등 자극과 중독성이 강한 물질에 의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캐나다 토론토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ADHD 증상이 없는 성인은 약 23.6%만이 물질사용장애를 겪었던 반면, ADHD 환자는 물질사용장애 환자 비중이 절반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알코올 중독이 36%로 가장 많았고, 대마초 중독(23%)이 뒤를 이었다.
◇필요 없는 물건을 모은다
성인 ADHD를 겪는 사람은 필요 없는 물건을 모으기도 한다.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 대 연구팀이 평균 연령 30대의 ADHD 환자 88명을 분석한 결과 약 19%는 임상적으로 심각한 저장강박증을 앓고 있었다. 나머지 81%도 어느 정도 저장강박증 증세를 보였지만 삶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었다. 두 질환 관 상관관계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저장강박증 역시 뇌의 전두엽이 물건의 필요 여부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하면서 생기기 때문에 ADHD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성인 ADHD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ADHD 환자 수는 전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증가폭은 9세 이하와 10대 그룹에서 각각 24.3%p, 17.5%p로 낮았다. 반면, 20대 이상 그룹에서는 2배에서 5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낮은 치료율이다. 한국의 성인 ADHD 유병률은 1~5%까지 다양하게 보고된다. 약 40만 명에서 200만 명의 성인이 ADHD를 겪고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2017년 기준 실제 ADHD 진료를 받은 성인은 8214명에 불과했다.
ADHD는 성격이나 지능과는 연관이 없다. 추정 원인이 유전적 요인, 신경전달물질 체계의 이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전두엽의 기능 저하이기 때문이다. 예후도 좋아서 치료만 받는다면 오히려 장점으로 만들 수도 있다. ADHD 환자들은 대체로 창의적이거나 활동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약물 치료나 인지 치료로 집중력을 높이면 앞선 특징들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