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양'만 따졌는데, '질'은 문제 없을까? LDL·HDL 콜레스테롤, 눈으로 살펴보니…

입력 2021.12.06 09:19

기자 체험_ 대구 레이델연구원

수치는 LDL '경계', HDL은 '정상'
20만배 현미경으로 확인, 크기는 '합격점'
산화·당화된 입자 섞여… 개선 여지 있어
레이델연구원, 韓 혈액 나이 기준 정립 중

콜레스테롤 등 혈중 지질 상태를 살피기 위해 채혈하는 모습. /대구=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혈액 내 필요 이상으로 많으면 혈관에 쌓이는 'LDL 콜레스테롤', 혈액에 남아도는 LDL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돌려보내거나 몸밖으로 배출하는 'HDL 콜레스테롤'. 혈액 속 대표 지질인 LDL 콜레스테롤과 HDL 콜레스테롤은 지난 60년간 '양'만 따졌다. LDL 콜레스테롤은 130㎎/㎗ 미만일 때 '정상', HDL 콜레스테롤은 50㎎/㎗ 이상일 때 '정상'으로 본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의 '질'을 따지지는 않았다. 같은 양의 콜레스테롤이라도 콜레스테롤이 산화(酸化) 혹은 당화(糖化)가 되면 혈관에 더 잘 쌓이거나 제 기능을 못한다.

연구 목적이긴 하지만, 콜레스테롤의 질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있는 레이델연구원이다. 혈중 지질 전문가인 영남대 생명공학과 교수 출신의 조경현 원장이 이끄는 연구원이다. 연구원에서는 앞으로 3년간 20~69세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 HDL·LDL 기능과 품질을 살피고, 혈압과 악력의 상관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기자가 연구 대상자로 참여해 HDL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의 질을 살펴봤다.

기자는 LDL 콜레스테롤이 133.5㎎/㎗로 측정돼 정상 범위(130㎎/㎗ 미만) 보다 높았고, 40세 여자 평균 수치(105㎎/㎗) 보다도 높아 '경계'로 판정됐다. HDL 콜레스테롤은 61.1㎎/㎗로 40세 여자 평균 수치(65㎎/㎗)보다 낮아 좋지 않았지만, 정상(50㎎/㎗ 이상) 범위에 속했다.

LDL은 입자의 모양이 전반적으로 크고 선명하지만, 입자가 작은 LDL 모습도 혼재돼 있다. HDL 평균 크기는 정상 범위에 있지만, 젊은 나이를 고려했을 때 더 커야 한다. /레이델연구원 제공
콜레스테롤을 싸고 있는 지단백 LDL·HDL은 입자 크기가 크고 모양이 선명하고 매끄러운 것이 좋다. 또 산화·당화가 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살피기 위해 20만배로 확대가 가능한 전자 현미경을 이용, 지단백인 LDL·HDL의 입자 크기와 모양을 살폈다. 기자의 경우 LDL은 입자의 모양이 선명하고, 직경이 24.4±3.7㎚로 '합격점'을 받았지만, 산화가 많이 된 나쁜 LDL도 혼재했다. 산화된 LDL은 입자 크기가 작고 모양이 불분명하다. 산화된 LDL은 동맥경화를 촉진한다.

HDL 크기는 평균 직경 14.8±2.7㎚로 측정돼 합격점을 받았지만, 크고 작은 HDL이 섞여 있어 나이에 비해서는 개선 여지가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HDL은 항감염·항염증 기능을 한다. 이 기능을 얼마나 잘하는지 살피려면 항산화 효소인 'PON (paraoxonase) 활성'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기자는 HDL PON 활성이 높게 나타났다. 또 당화는 탄수화물이 지단백에 달라붙는 현상으로, LDL을 끈적끈적하게 만들어 혈관벽에 잘 달라붙게 만들고 혈관 내막을 훼손시킨다. 기자는 LDL에서 당화 산물이 검출됐다. 당화 산물을 증가시키는 주범은 탄수화물 중에서도 과당과 액상과당(탄산음료·빵 등)이다. 매일 복용 중인 혈압약·고지혈증약의 영향일 수도 있다.

레이델연구원 조경현 원장은 "국내 처음으로 한국인 대상 HDL·LDL 기능과 품질 관련 코호트 연구를 시작했다"며 "3년간의 결과를 빅데이터로 만들어 한국인 혈액 나이의 기준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HDL의 질은 혈압과 전신 근육 상태를 대변하는 악력과도 관련 있어서 이를 추가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L은 운동량과 운동 강도에 영향을 받는데, HDL 품질 분석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을 적절한 강도로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 원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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