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난청 명의’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비인후과 이종대 교수
30초만 가만히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매우 다양한 곳에서, 서로 다른 소리가, 동시에 들릴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소리가 뚝 끊긴다면? 마치 세상과 단절된 기분일 것이다. 청각은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능과 밀접하게 연결된 감각이다. 그런데 이런 청력을 잃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에 의하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5.6%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난청 환자는 무려 54만 2000명이었다. 다행히 조기에 원인 질환을 발견하기만 해도 만족할 만큼 치료가 가능하다. 그 방법을 순천향대학 부속 부천병원 이비인후과 이종대 교수에게 물어봤다.
난청은 말 그대로 잘 안 들리는 경우를 말한다. 정도에 따라 조그마한 소리를 못 듣는 경도 난청, 중간 크기 소리를 못 듣는 중등도 난청, 큰 소리도 잘 안 들리는 고도 난청, 아예 들리지 않는 심도 난청이라고 한다. 소리가 들려도,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다면 이 또한 난청이다. 난청은 원인에 따라 크게 전음성 난청, 감각신경성 난청 두 가지로 나뉜다. 전음성 난청은 소리가 외부에서 달팽이관까지 전달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을 때 생기는 난청이다. 소리는 귓바퀴부터 외이도를 통해서 고막, 이소골을 지나 달팽이관으로 전달된다. 감감 신경성 난청은 달팽이관부터 대뇌에 이르기까지 경로에 문제가 있을 때 생기는 난청이다. 달팽이관으로 들어온 소리 신호는 청신경을 통해 뇌 피질로 전달돼 인식된다.

-소리를 잘 못 듣는 난청과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난청 사이에는 무슨 차이가 있는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것은 말 그대로 소리 인식이 안 되는 것이다. 감각 신경성 난청일 때 그런 경우가 많다.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소리가 왜곡되기 때문이다.
-난청을 유발하는 원인 질환으로는 어떤 게 있는가?
소리 전달이 안 돼 생기는 전음성 난청은 외이도염, 중이염 등 달팽이관 바깥쪽에 귀에 염증이 생겨 발병한다. 귀지가 외이도를 꽉 막아 생기기도 한다. 감각신경성 난청은 제일 흔한 원인이 노화다. 소음, 외상, 약물에 의해서 발병하기도 한다. 약물 같은 경우, 결핵약의 일부 약물이나 항암제 등이 귀에 독성을 일으켜 신경에 손상을 입히기도 한다.
-어느 난청이 더 흔하게 발병하는가?
과거에는 전음성 난청이 더 많았다. 그러나 항생제가 발달하면서 지금은 소음 환경이나 노화로 인한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가 늘고 있다. 연령별로도 다르다. 중이염이 잘 생기는 소아에게는 전음성 난청이 잘 생기고, 노인에게는 감각신경성 난청이 잘 생긴다.

-최근 난청 환자 늘고 있는 이유는?
소음 환경 때문이다. 과거에는 공장 지대 등 특정 지역에서만 소음을 조심하면 됐는데, 지금은 개인 음향기기를 사용해 모든 곳이 소음을 주의해야 하는 장소가 됐다. 일례로 지하철이 있다. 지하철의 기본 소음이 70~80dB 정도인데, 이곳에서 개인 음향기기 소리를 들으려면 100dB 가까이 소리 크기를 키워야 한다. 실제로 소음으로 인한 난청이 발생하는 빈도가 잦아지면서, 개인 음향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청소년 난청 환자 수가 늘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노화성 난청 환자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소리 전달이 덜 돼 난청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었다. 실제로 마스크를 쓰면 소리의 10% 정도가 덜 전달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소음이 난청을 일으키는 기전은?
모든 소음이 난청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80~90dB 이상 큰 소음에 노출되면, 큰 소리가 달팽이관 속 유모세포에 손상을 입힌다. 소음이 제일 먼저 안 들리게 하는 주파수는 4kHz다. 그쪽 주파수를 처리하는 세포부터 망가지기 시작해, 소음에 계속 노출되면 주변 주파수를 처리하는 다른 세포까지 손상을 입게 된다.
-소음성 난청은 생활습관을 바꾸면 병이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가?
그렇다. 노화성 난청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진행되지만, 소음성 난청은 소음에 노출되는 환경만 바꿔도 더 진행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소음성 난청 예방이 중요한 것이다. 한번 나빠진 청력은 되돌아가지 않는다.

-귀에 가장 좋은 데시벨은?
소음성 난청 얘기를 하면 일부는 어떤 소리라도 많이 들으면 안 좋냐고 묻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신경을 적당량 자극하면 청력에 좋다. 귀가 듣기 편한 데시벨은 50~60dB 정도다.
-난청 별로 잘 안 들리는 주파수가 따로 있는가?
소음성 난청은 고주파 중에서도 4kHz가 먼저 안 들리게 된다. 따라서 청력 검사로 소음성 난청인지 바로 알 수 있다. 노인성 난청은 고주파부터 잘 안 들리다가 진행되면 저음도 안 들리게 된다. 고주파를 처리하는 세포가 고막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고주파에서 먼저 난청 징후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하는 난청 증상은?
▲주변 사람들한테 되묻는 경우가 많거나 ▲TV 등을 볼 때 주변 사람들이 볼륨 크기가 크다고 지적하거나 ▲큰 소리로 얘기해야 대화가 되거나 ▲소리는 들리지만 무슨 말인지 정확히 알아듣지 못할 때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난청을 의심하기 어려운 젊은 층 환자는 이명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귀에서 삐 소리가 자주 들린다면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조기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이명으로 불편한 것은 물론, 사람들과 대화가 힘들어 얘기를 안 하게 되면서 사회적 고립, 우울증 등이 오게 된다. 최근 연구 결과로는 인지 장애, 치매 발병 위험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조기에 보청기를 적극적으로 착용한 사람은 착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낮았다는 외국 연구 결과도 있다. 인지 장애와 치매가 발병하게 되는 이유는 우울감이 미치는 영향에, 청각 피질이 있는 측두엽에 언어 자극이 가지 않으면서 뇌가 퇴화하게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족스러운 청각 재활도 어려워진다. 조기에 보청기를 끼면 잘 들렸을 질환도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보청기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진단 방법은?
먼저 귀속을 확인해 전음성 귀지, 외이도염, 중이염 등으로 발병한 전음성 난청이 아닌지 진찰한다. 이후 순음 청력검사와 어음 청력검사 등 정확한 청력검사로 난청의 원인과 심한 정도를 파악한다. 순음 청력검사는 ‘뚜’하는 음을 들을 수 있는지 확인해 어느 주파수대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고, 어음 청력검사는 음절, 낱말을 따라 읽도록 해 소리를 정확하게 들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난청 치료법과 효과는?
전음성 난청은 충분히 수술이나 시술로 치료가 된다. 중이염은 초기라면 항생제 치료만으로 난청이 개선된다. 치료가 안 되면 수술을 하게 된다. 고막에 천공이 있으면 고막 재생 수술, 소리 전달에 문제가 있으면 이소골을 교정하는 수술을 한다.
감각신경성 난청이라면 제일 먼저 보청기를 사용하게 된다. 보청기로 충분한 재활이 안 되면 인공 와우라는 수술을 시행한다. 인공 와우는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꾸는 외부 장치와 달팽이관에 전극으로 직접 소리 자극을 전달하는 내부 장치로 구성된다. 두 장치는 자석으로 연결된다. 인공 와우 수술을 받으면 보청기로 재활이 되지 않는 고도나 심도 난청도 대부분 교정이 가능하다.
-최근 발전하고 있는 치료법은?
보청기, 인공와우기 모두 매년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 점점 작아지고 사용하기 편해지고 있다. 중이 임플란트, 골도 보청기 등 이식하는 보청기 기술도 발전하고 있는데, 보험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보청기로 재활이 안 됐을 때 다른 선택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약물전달시스템이라고 해서 유전자 치료 기술과 나노 기술을 이용해 직접 달팽이관에 치료 약물을 넣는 새로운 난청 치료 방법도 개발되고 있다.

-특히 난청 증상을 유심히 살펴야 하는 고위험군이 있다면?
가족 중 난청 환자가 있는 경우다. 난청은 가족력이 있기 때문이다. 유전성 난청을 검사하는 기술도 발달했기 때문에, 가족 중 난청이 있다면 유전성 난청 검사를 해보고 정기적으로 난청 검사도 하는 것이 좋다. 소음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도 고위험군이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
-난청 예방법은?
제일 중요한 것은 큰 소음에 노출되는 환경을 피하는 것이다. 개인 음향기기 사용도 조절해야 한다. 사용 시간은 가급적 1시간 이내로 줄이고, 음량도 60% 이내로 줄여야 한다. 직업적인 이유로 1시간 이상 개인 음향기기를 사용해야 한다면, 50분 사용하고 10분은 쉬어야 한다. 흡연과도 연관이 있어서 금연해야 한다.
-지압으로 청력 감소 증상 완화, 난청 예방 등을 할 수 있다던데... 의학적으로 가능한가?
의학적으로 설명이 안 된다. 아직은 근거가 없다. 달팽이관으로 가는 혈류는 뇌에서 간다. 게다가 매우 얇다. 외부에서 지압한다고 해서 혈액순환을 돕는 등의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난청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에게 마지막 한 마디?
안 들려도 알아듣는 척하는 사람이 많다. 안 들리는 것을 창피해하기 때문이다. 이러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오히려 치료가 어려워진다. 기술이 발달해 조기에 원인 질환을 발견하면 충분히 만족할 만큼 치료가 가능하다.
보청기도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안경처럼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미용상의 면이 많이 발전했다. 귀 뒤에 살짝 걸어 끼우는 이어폰처럼 생긴 것도 있고, 아예 외부에서 안 보이는 보청기도 있다.
주변에 난청 환자가 있다면 계속 다가가 말을 걸어야 한다. 소리로 귀와 청신경을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고, 계속 소통하면 우울증 등 정신 건강과 관련된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대 교수는..
무엇보다 환자들의 입장에서 귀가 안 들리는 상황을 이해하고 진찰하는 교수다. 실제로 환자들 사이에서 친절하다고 명성이 자자하다. 순천향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하버드대학병원 이비인후과에서 연수를 마친 후 현재 순천향대학 부천병원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다.
현재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사회공헌이사, 대한이과학회 기획이사, 대한평형의학회 총무이사, 대한두개저학회 회칙이사, 대한안면신경학회 총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평형의학회와 대한두개저학회에서 우수논문상과 우수연제상을 수상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