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백신이 피임 중인 여성의 생리 주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백신이 여성의 생리 주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명확한 연관을 찾기 어려웠으나, 피임하는 여성의 경우 백신을 맞은 후 생리 주기와 양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영국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 연구팀은 코로나19 백신과 생리불순 사이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29~39세 여성 1273명의 생리 주기를 분석했다. 134명이 피임 중이었다. 피임 유형으로는 경구 피임약 복용, 임플란트, 패치, 질 링 등이 포함됐다. 참가자 중 61%가 화이자 백신을 맞았고, 27%는 아스트라제네카, 10%는 모더나를 맞았다.
연구팀이 실험참가자의 생리 주기를 분석한 결과, 피임을 하고 있는 여성은 하지 않는 여성에 비해 생리 기간과 양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더 컸다. 피임 중인 여성의 42%가 생리량이 더 많아졌다고 답했고, 19%가 생리량이 줄었다고 했다. 생리 기간도 양보다 차이가 크진 않았지만, 더 늘거나 줄어드는 등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자궁내막증,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을 앓고 있는 여성도 백신을 맞은 후 생리 주기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60명이 자궁내막증, 약 87명이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였는데, 자궁내막증 환자는 생리가 빨라졌고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는 생리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막 조직이 난소에서 자라는 질환이며,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배란이 잘 안 되고, 남성 호르몬이 과다하게 나오는 내분비 질환이다.
이 연구를 주도한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생식면역학과 빅토리아 말레(Victoria Male) 교수는 "피임 중인 여성이 생리 불순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왔지만, 명확한 생리학적 이유를 제시하는 것을 어려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피임을 하면 일반적으로 생리가 매우 규칙적이기 때문에 더 확실하게 생리 불순을 보고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백신으로 인한 생리불순이 임신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 교수는 "생리 불순이 단기적인 영향인 것으로 보이고, 임신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연구 중에도 36명이 임신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