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건강한 10대’… 코로나 백신 맞아야 할까?

입력 2021.09.27 17:21

당뇨·비만 땐 접종 ‘이득’… 소아·청소년 일반 적용엔 전문가들도 이견​

청소년 접종
소아·청소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10월 18일 시작되지만, 건강한 소아·청소년​의 접종 편익성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백신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2~17세 소아·청소년 약 277만 명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이 발표됐다.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에 감염되어도 중증으로 진행되거나 사망하는 비율이 낮고, 드물게 중증 감염과 다기관염증증후군 등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다. 10대 소아·청소년에게 코로나19 백신이 과연 도움될지 살펴보자.

◇10월 18일부터 화이자 백신으로 3주 간격 접종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은 27일 '코로나19 예방접종 4분기 시행계획'을 통해 지난 1월 접종계획 수립 당시 접종대상에서 제외됐던 소아·청소년, 임신부에 대한 접종과, 고위험군부터 추가접종을 시행하는 접종계획을 공개했다. 추진단은 기본적으로 소아·청소년에게 코로나19 백신 자율 접종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단, 소아·청소년이라도 기저질환자(고위험군)에게는 적극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명시한 소아·청소년 코로나19 고위험군은 당뇨나 비만을 포함한 내분비계 질환, 심혈관 질환, 만성신장질환, 만성호흡기질환, 신경계 질환, 면역저하가 있는 소아·청소년이다.

소아·청소년의 접종시기는 인플루엔자 접종 시기와 중간·기말고사 등 학사일정을 고려해 연령별로 사전예약과 접종을 시행한다. 16~17세(2004~2005년생)는 10월 5일부터 10월 29일까지 사전예약을 하고, 10월 18일부터 11월 13일까지 접종하며, 12~15세(2006~2009년생)는 예약 및 접종 일정이 각각 2주 뒤에 시작된다. 백신종류는 현재 소아·청소년(12~17세)에 허가된 화이자 백신이며, 접종간격은 3주로, 본인 또는 대리예약을 통해 개별적으로 사전 예약 후 보호자(법정대리인) 동의를 기반으로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받을 수 있다.

◇고위험군은 도움되지만… 건강한 청소년 백신 효과는 의문
이날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공개한 올 9월 25일까지 보고된 국내외 데이터를 보면, 소아·청소년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게 더 이득이다. 국내 16~18세(고3 대상 접종) 접종결과에서 백신의 코로나19 감염예방 효과는 95.8%, 중증사망 예방 효과는 100%로 분석됐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건강상태에 따른 손익의 차이가 있다. 소아·청소년이라도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접종 이득이 훨씬 크지만, 기저질환이 없는 일반 소아·청소년은 접종 이득이 크지 않다. 실제 일반 소아청소년에 속하는 고등학교 3학년 생 15명은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받았다. 9월 12일 기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86만 명의 고3 학생 중, 총 15건의 심근염과 심낭염이 발생했다. 사례 중 5건은 외래치료로 회복되었고, 10명은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는 정부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최은화 위원장(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교수)은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 소아·청소년인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진행 그리고 사망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백신으로 얻을 수 있는 소아·청소년 자신에게 얻어지는 개인적인 이득이 높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다수의 소아·청소년은 대부분은, 코로나에 감염되더라도 무증상이거나 경증 감염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이득의 크기가 그렇게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은화 위원장은 "그러나 미국에서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은 소아·청소년 약 1000만 명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접종 후 발생한) 심근염, 심낭염 대부분 적절한 치료로 호전된 바 있어 소아·청소년도 위험보다는 이득이 더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까지 백신 맞을 이유 없다
정부의 발표에도 소아·청소년 접종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굳이 소아·청소년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 대상자에 소아·청소년을 포함하는 행위를 어른들을 위한 희생 강요라고 비판하는 의견까지 나왔다.

대한백신학회 마상혁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소아청소년 감염자가 매우 적고, 감염자 중에서도 중증 심근염이나 다기관염증증후군이 발생하거나 사망한 사례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희생시킬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마상혁 부회장은 "백신 접종률 향상에도 일일 확진자 수가 3000명을 넘어가는 것을 이미 확인한 상황에서 접종 후 이득이 크지 않은 소아청소년을 접종 대상자로 포함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약물안전센터 강동윤 교수는 소아·청소년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제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기저질환이 있는 소아·청소년에게만 접종을 권고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강동윤 교수는 "50세 이하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감염 확산을 막겠다는 의도가 큰데, 아이들이 매일 학교에 가지 않아 집단생활로 인한 감염 확산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소아·청소년에게 코로나 백신 접종을 강제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아이들의 코로나19 감염이 위험한 이유는 감염으로 인한 사망 등의 위험이 아니라 전파가 활발하게 이뤄지기 때문인데, 거리 두기를 통해 통제되고 있으니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을 통한 임상적 이득은 낮다"고 설명했다.

단, 소아·청소년이라도 당뇨나 비만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이라면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동윤 교수는 "소아·청소년이라도 기저질환이 있어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감염 후 발생할 수 있는 사망, 합병증 등의 위험을 고려할 때 접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부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어떤 결정이든 존중"
전문가들의 의견도 일치되지 않아 학부모와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정부는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은 자율이며, 어떤 결정이든 존중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기저질환이 있는 소아·청소년은 감염 시 중증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예방접종을 적극적으로 받아주시기 바라고, 건강한 소아·청소년도 감염과 중증, 합병증 예방과 함께 보다 안전한 일상생활을 위해서 접종을 받아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면서도, 백신 접종이 강제되지 않게 노력해달라고 전했다. 정은경 청장은 "학생들과 학교에서 접종 여부에 따른 차별이나 강요가 없도록 학부모님들, 학생들, 학교에서도 잘 지도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최은화 위원장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여러 번의 논의를 거쳐서 소아 ·청소년 예방접종 권고를 마련하게 됐지만, 접종대상자인 소아 ·청소년과 학부모, 보호자는 상당히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일 거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와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백신접종 권고는 강제가 아니며, 신념에 따라 접종에 대한 결정을 하게 될 텐데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 결정은 존중되어야 하고, 결정에 따른 낙인이나 차별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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