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뜨거! 혀데어서 마를 모타게써"… 입안 화상 낫는 법

입력 2020.12.10 17:21
혀에 물집이 잡혀있다
겨울철 뜨거운 음식을 먹다 혀를 데였을 땐 민간요법보단 부드러운 음식을 먹고 양치를 잘하는 게 도움이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겨울이면 뜨거운 음식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혀를 비롯해 입안을 데는 일이 잦다. 우리 피부는 70도에 1초만 접촉해도 영구적인 상처를 입을 정도로 약하다. 뜨거운 커피의 표면 온도만 해도 70도이니 겨울에 혀를 안 데는 게 더 힘들 정도다. 일상생활 중 데인 혀는 보통 1~2도의 화상을 입은 것이다. 입안의 피부조직이 손상됐기 때문에 잘못 관리하면 세균이 침투해 회복 속도가 더뎌지거나 구내염과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작아도 성가신 상처다보니 빨리 낫는 법을 찾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민간요법도 가지각색이다. 민간요법의 진실과 입안 화상을 잘 관리하는 방법을 확인해본다.

◇민간요법, 의학적 근거 없어

데인 혀를 빨리 낫게 해준다는 민간요법은 다양하다. 감자나 요거트를 바르라거나, 우유를 마시라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꿀을 바르라거나 차가운 물을 머금고 있으라는 의견도 있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조용석 교수는 “민간요법 모두 상처 치료를 도와준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며 “해당 물질을 입안에 계속 머금고 있는 게 가능한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물질은 회복 속도를 높이진 못한다. 다만, 쿨링 효과로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는 있다. 우유와 요거트가 쿨링 효과를 주는 대표적 예다. 감자는 아트로핀(Atropine)이라는 신경 차단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통증을 완화해준다. 예외적으로 꿀은 실제 화상 치료에 사용된다. 조용석 교수는 “꿀의 점성이 균들이 못 자라게 해 화상 부위의 2차 감염을 막는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앤드류 줄 박사팀은 2008년 상처 부위에 꿀을 발랐을 때 4일 정도 회복이 앞당긴다고 임상시험 자료를 분석해 입증하기도 했다. 이 외 된장 등을 바르는 것은 오히려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얼음물처럼 아주 차가운 물을 지속해서 물고 있으면 오히려 상처가 심해질 수 있다. 차가운 물은 혈관을 수축해, 화상 부위 근처 혈관들에 혈액이 잘 공급되지 못하게 한다. 산소와 영양소 공급이 부족해지면 회복이 안 된다. 얼음은 더 치명적이다. 얼음을 혀에 대면 얼음과 혀 사이 침이 순간적으로 얼어붙는다. 혀에서 얼음을 떼어내기도 어렵고, 떼어낼 땐 상처 부위에 자극이 가해진다.

구강에 바르는 화상연고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계속해서 나오는 침이 연고를 식도로 내려보내기 때문이다. 맛도 없다.

◇회복 위해 균 수 줄이는 게 핵심

화상 회복 방법의 핵심은 화상 입은 부위의 균수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조용석 교수는 “상처 부위에 균이 단위면적당 10의 5제곱개 이상이면, 안쪽으로 감염이 진행된다”며 “소독과 깨끗한 수분 공급으로 균 개수를 줄여주면 몸이 자연스럽게 치유 단계로 돌입한다”고 말했다. 체내 피부 조직에는 자체적으로 죽은 조직을 제거하는 능력이 있다. 화상을 입으면 죽은 조직을 녹이고 주변 혈관들을 재건하면서 상처를 줄여나간다. 입 안 화상도 마찬가지다.

◇부드러운 음식 먹고 양치 잘해야

혀 화상 회복을 위해선 구강 청결을 잘 유지하면서 부드러운 음식으로 수분과 영양을 보충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양치를 잘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치약 속 불소가 세균을 죽여 2차 감염을 막는다. 입안은 항상 습윤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다른 부위의 화상과 다르게 주기적으로 보습제를 바를 필요는 없다. 또 침에는 자체적으로 면역 성분이 있어 회복이 잘 되는 부위다. 다만, 맵고 짠 음식은 화상 부위를 자극해 좋지 않다.

심하게 화상을 입었을 때는 이차적 감염을 막기 위해 진통소염제를 먹는 게 도움이 된다. 조용석 교수는 “입안에 물집은 작으면 그냥 둬도 되지만 보통 점점 입안 가득 커진다”며 “물집이 커졌을 땐 터뜨리고 구강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집은 바늘을 소독해서 터뜨려야 이차 감염을 막을 수 있다. 물집 속 액체는 체액으로 구성된 것이기 때문에 먹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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