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는 40~60%, 실내외 온도차는 5도 아래로

몸과 마음이 축 처지는 장마철을 선호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특히 호흡기 질환 환자에겐 더욱더 달갑지 않은 기간이다. 습도가 높으면 알레르기성 천식과 비염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독 장마철에 심해지는 알레르기 질환을 '장마 알레르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장마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호흡기가 너무 습하거나 건조해지지 않도록 적정 습도를 유지할 것을 권한다.
환절기가 아닌, 장마철에 호흡기 질환이 심해진다면 알레르기성 질환인 경우다. 습도가 높으면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 등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항원인 '집먼지진드기'와 '곰팡이'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온도가 25도 이상으로 높고, 습도가 65%가 넘는 장마철은 이들 유발 인자들이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최적기다. 특히 곰팡이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곰팡이의 '포자'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데, 장마로 인해 환기를 제대로 못 하면 증상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과도한 에어컨 사용도 원인이 된다. 환기되지 않는 곳에서 장시간 에어컨을 사용하면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도 실내가 건조해진다. 습도가 너무 낮아도 코는 섬모 운동 등 제 기능을 원활히 하지 못한다. 실내 냉방으로 인해 실내·외의 온도 차이가 높은 것도 악화요인이다. 하나이비인후과 동헌종 원장은 "실내·외 온도 차이가 너무 크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균형이 깨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혈관운동성(과민성) 비염이 심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마철에 유독 심해지는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가능하면 제습기를 사용해 40~60%의 습도를 유지한다. 온도는 에어컨을 틀 때는 바깥 온도와 5도 이상 차이 나지 않도록 조절한다. 동헌종 원장은 "직접 온도를 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잠깐씩이라도 짬을 내 햇볕을 쬐거나, 실내에서라도 가볍게 운동해 열을 올려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가 있다면 침구류 관리가 중요하다. 침구는 주 1회 온수로 세탁하고, 가능한 한 자주 햇볕에 말린 후 세게 털어 분비물을 제거해야 한다. 집에 곰팡이가 생겼다면 전용 제거제를 이용해 제거하고, 드라이어나 선풍기로 말려준다. 공기 중의 곰팡이 포자를 흡입했을 때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므로 환기에 신경 써야 한다. 환경을 개선해도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느낀다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