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객이 최근 5년간 2배가량 늘면서 해외 유입 감염병도 증가하고 있다. 여행을 가기 전 해당 지역의 유행 감염병이나 자신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 안전한 여행이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인천공항의료센터 신호철 원장(인하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5세 미만 소아, 70세 이상 고령자, 만성질환자, 임신부는 감염병은 물론, 구토·설사로 탈수가 돼도 치명적일 수 있다"며 "여행 지역에 어떤 질환이 유행인지 알고, 여행을 다녀온 뒤 이상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 빨리 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양인성
[유럽] 홍역 유행
프랑스·이탈리아·영국·그리스 등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현재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 홍역은 기침·재채기를 통해 쉽게 옮기 때문에 홍역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홍역 2회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에는 2회 접종(최소 4주 간격)을 해야 한다. 생후 6~11개월 영아는 1회 접종 후에 출국해야 한다. 과거 홍역을 앓았거나 만 51세 이상인 경우 홍역 항체가 있다고 판단하므로 접종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유럽 대부분 지역에는 물에 석회 물질이 많이 섞여 있다. 신호철 원장은 "위장이 예민한 사람은 석회가 포함된 물을 마시면 설사 등이 생길 수 있다"며 "생수를 사서 마시고, 양치를 할 때도 생수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유럽의 오래된 호텔이나 호스텔에는 고(古)가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고가구의 나무 틈새에는 빈대의 일종인 베드버그(bedbug)가 살 수 있다. 베드버그는 밤에 기어다니면서 피부를 여러군데 무는데, 두드러기처럼 붓고 심한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살충제를 뿌리거나 천연방충제인 유칼립투스오일이나 계피를 머리맡에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동남아시아] 모기 조심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12개국(인도네시아, 태국,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인도, 미얀마, 몰디브, 싱가포르)은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발생국가로 지정돼 있다. 지카바이러스는 모기를 통해 감염되며, 임신부가 감염되면 태아에게 소두증이나 신경학적 합병증이 발생한다. 그래서 임신부는 발생 국가 여행을 출산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신호철 원장은 "라오스·캄보디아에 있는 말라리아 모기는 치사율은 높으므로 이들 지역에 여행 계획이라면 말라리아 예방약을 미리 먹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모기는 뎅기열도 일으키는데, 태국 푸켓은 올해 약 2만명(1~6월)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다. 모기 물림을 예방하려면 방충망이나 모기장이 있는 숙소를 선택하고, 모기 기피제를 꼼꼼히 발라야 한다. 외출을 할 때는 밝은 색 긴팔 상의와 긴 바지를 입고 진한 향의 화장품이나 향수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특히 풀숲이나 물 웅덩이 주변은 모기가 많이 서식하므로 가지 않아야 한다.
동남아 유명 휴양지가 아닌, 외곽 지역은 상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물이 오염이 됐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장티푸스나 A형 간염, 식중독 위험이 존재한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물은 사먹고, 음식은 되도록 익혀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티푸스나 A형 간염은 백신이 있다.
[미국·남미] 볼거리·A형 간염 위험
미국은 주삿바늘을 사용하는 불법 약물 사용자가 많고 이로 인한 A형 간염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켄터키 주(州)에서는 2017년 8월부터 올해 6월 초까지 A형 간염 확진 환자가 832명 발생했고, 이중 6명이 사망했다. A형 간염을 예방하려면 여행 중에는 가급적 문신을 피하고, 불결한 다인실 숙소는 주의해야 한다. 손씻기 등 개인 위생도 중요하다. 살모넬라균 감염증(급성위장관염)도 최근 유행 중이다. 호스텔 등에서 아침으로 제공하는 우유·달걀 요리 등을 먹은 뒤 구토·설사가 나타난다면 살모넬라균 감염증일 수 있다. 덜 익힌 달걀이나 오래된 냄새가 나는 우유 섭취는 피해야 한다.
하와이 지역은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이 유행 중이다. 질병관리본부 검역지원과 박기준 과장은 "볼거리는 미리 백신을 맞는 게 낫다"며 "백신을 맞지 않은 소아나, 항체가 없는 성인은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고 손씻기를 잘 하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브라질 등 남미 지역은 모기 매개 감염병인 디프테리아와 황열을 주의해야 한다. 두 질환 모두 예방 백신을 맞으면 된다.
[중국] 조류 독감 주의
베이징시를 포함해 중국의 11개 성(省)과 시(市)(광둥성, 광시좡족자치구, 내몽골자치구, 랴오닝성, 베이징시, 신장위구르자치구, 안후이성, 윈난성, 장쑤성, 푸젠성, 후난성)는 질병관리본부가 조류독감 인체감염증 오염 지역으로 지정했다. 따라서 중국 여행 중에는 닭·오리 농장 방문은 피하고 가금류는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중국 하이난을 방문한다면 말라리아도 주의해야 한다. 말라리아는 예방약이 있으므로 출국 1~2주 전에 복용해야 한다. 중국도 올해 홍역 환자가 5181명이 발생, 현재 유행 중이므로 예방접종을 맞는 등 주의를 해야 한다.
[중동] 메르스 위험 여전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가 발생하는 지역이다. 낙타 접촉·낙타 우유 및 생고기 섭취·중동 의료기관 방문은 자제한다. 전염성이 높아, 발열·구토·설사 등의 증상이 있다면 입국 시 알려야 한다. 메르스는 손씻기로 예방이 가능하다. 손씻기가 어려운 환경이라면, 미리 작은 손 소독제를 준비해 들고 다녀야 한다.
[아프리카] 황열 예방접종을
남아공·나미비아·모리셔스 등 아프리카 지역으로 여행할 때는 황열 예방접종을 꼭 맞아야 한다. 이들 국가는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가 없으면 입국이나 출국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남아공 대부분은 말라리아 안전 지역이지만 '음푸말랑가'나 '크루거 국립공원' 등 야생동물보호구역을 방문한다면 말라리아 예방약을 먹는 것을 권장한다.
그 외에 마다가스카르 지역은 페스트, 말라위·잠비아·소말리아 지역은 콜레라, 케냐·소말리아는 폴리오 위험이 있다. 이러한 감염 질환을 예방하려면 불결한 환경을 피하고, 끓인 물이나 익힌 음식을 먹으며, 손을 자주 씻는 게(30초 이상, 비누 사용)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