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좋은데 나갈까? 가을 아웃도어 2. 평지걷기 vs 트레킹

가을은 사계절 중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뜨겁던 햇볕은 따뜻해지고, 살랑이는 바람에 하늘은 청명하고, 공기는 쾌적하다. 형형색색 변화를 시작하는 풍경만을 즐기기에도 좋다. 올가을엔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자연을 즐기며 운동하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운동효과만큼은 다른 어떤 운동보다 확실한 아웃도어 스포츠를 소개한다.

#1 평지걷기
미국 심장병학회는 미국인의 최대 사망원인인 심장질환을 막기 위해 ‘스타트! 워킹’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하루 30분 이상 빠른 속도로 걸으면 운동 시작 20분 후부터 지방이 연소돼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고, 심혈관질환에 걸릴 확률도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무릎에 충격이 갈까 봐 운동을 피하는 관절염 환자에게도 걷기는 좋은 운동이다. 단, 관절염 환자는 뒤로 걸어 무릎에 전해지는 충격을 줄이는 등 맞춤운동을 한다.

관절염뿐 아니라 다리근육이 굳어서 많이 걷기 힘든 고령자나 무릎수술 환자, 인대에 부상이 있는 사람도 뒤로 걷기가 좋다. 뒤로 걸으면 발의 앞쪽이 먼저 땅에 닿은 뒤 발바닥 바깥쪽을 거친 뒤 뒤꿈치까지 구르듯이 지면과 닿기 때문에 무릎에 전해지는 충격이 줄어든다. 또 평소에는 잘 쓰지 않던 근육과 인대가 발달해 무릎관절을 더 튼튼하게 지지해 주어 관절염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 걷기는 골다공증, 우울증,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

걷기운동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무조건 걷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심장질환자는 혈관의 70%가 좁아진 후에야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50~60대 이상이라면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심장 기능이 원활한지 검사를 받는다.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는 운동 전 5~10분간 반드시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운동을 마친 후에는 5~10분간 마무리운동을 한다. 걷다가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느끼면 중단하고, 노인 환자는 추운 날에 걷지 않는다.

평지걷기, 어디가 좋을까? by 사단법인 한국체육진흥회(한국걷기연맹)
1 서울 월드컵경기장-하늘공원-노을공원 북한산, 남산, 한강 등이 내려다보이는 하늘공원은 넓은 억새밭이 가을 운동의 운치를 더한다. 노을공원은 넓은 잔디밭에 고라니, 삵, 너구리 등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 전망이 좋고 아스팔트길이 잘 닦여 있어 오래 걸어도 쉽게 피로해지지 않는다.
2 서울 강동그린웨이 2009년 3월 국제시민스포츠연맹(IVV)으로부터 ‘아름답고 걷기 좋은 길’ 국제인증을 받은 곳. 발이 편안한 흙길인데다 숲이 울창해 산림욕까지 즐길 수 있다. 가을엔 단풍이 장관이다.
3 전남 순천 남도삼백리길 제주의 올레길과 같이 순천시에서 대대적으로 조성한 걷기탐방로로 11개 코스다. 코스에 따라 성격이 다른데 단순히 걷는 길이 아니라 순천의 문화와 역사를 느낄 수 있어 가족단위로 걸어도 좋다.
4 경북 문경새재길 잘 닦인 흙길과 완만한 코스로 이루어져 있어 걷기 좋다. 병풍을 두른 듯 길 주변을 산이 둘러싸고 있어 가을이면 일부러 단풍구경하러 떠나볼 만한 곳이다.

#2 트래킹 & 등산 3
등산과 트래킹은 산을 오르내리면서 여러 근육을 사용하는 전신운동이다. 또한 도시에서 벗어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심폐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어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 등산과 트래킹의 경계가 모호한 듯하지만 분명 다른 스포츠다. 정상에 도전하는 등산과 달리 트래킹은 경사가 심하지 않은 경로를 여유롭게 걸으며 자연을 즐긴다. 그러나 등산과 트래킹 모두 야외에서 즐기는 운동이므로, 안전사고에 대비해 주의사항을 잘 숙지해야 한다.

9월은 날이 선선하고 산이 아름답게 물들어 등산이나 트래킹을 즐기기 좋은 시기인 반면,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 초가을까지 기승을 부리는 태풍이나 소나기에 대비해 방수·방풍 의류와 체온유지를 위한 보온 의류를 여분으로 챙긴다. 추분 이후에는 낮의 길이가 급격히 짧아지므로 되도록 이른 시간에 출발해 어둡기 전에 돌아오는 것이 좋다. 가을에는 낙엽이 쌓여 길을 잃기 쉬우므로 항상 지도를 지참하고, 해가 점점 짧아지니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소형 랜턴을 준비한다.

가까운 뒷산을 오르더라도 배낭은 꼭 메는 것이 좋다. 이는 필요한 것을 챙겨 가는 용도 외에 넘어졌을 때 충격을 완화해 주고, 허리를 받쳐 주어 뇌진탕과 같은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등산과 트래킹이 아무리 몸에 좋아도 당뇨병이나 심장병이 있는 사람은 미리 의사의 지시에 따라 운동 강도와 시간을 정한다. 오르막길에서는 보폭을 평지보다 좁게, 내리막길에서는 뒤꿈치를 들고 부드럽게 지면을 디뎌야 무릎에 부담이 덜하다.

등산, 어디가 좋을까? by 동호회 '산사모' 회원 석은미 씨
1 경기도 가평 유명산(난이도 下) 유명산 자연휴양림 입구 주차장-용소-마당소-아우라지 삼거리-정상 코스. 코스 자체는 긴 편이지만 능선이 완만해 힘들지 않다. 정상에 서면 시야가 탁 트여 전망이 좋다. 선선한 가을에는 하얗게 흔들리는 억새밭이 장관이다.
2 인천 강화도 고려산(난이도 中) 고천리마을회관-솔밭 등산로-고인돌군 안내판 삼거리-진달래 능선-두 번째 고인돌군-낙조봉-적석사 코스. 강화8경인 낙조봉의 일몰 정경과 억새밭, 진달래 능선으로 유명한 산이다. 산 중간중간에 있는 백련사, 청련사, 적석사의 그윽한 풍경도 놓치지 말자.
3 전남 담양 추월산(난이도 中) 추월산 주차장-제2 코스-보리암 정상-추월산 정상 코스. 등산로를 따라 송림, 참나무, 단풍나무가 터널처럼 우거져 있다. 정상에 서면 내려다보이는 주암호, 단풍, 절벽 등의 풍경이 으뜸이다. 초급자·중급자·전문가 코스로 구분되어 자신에게 맞는 산행을 즐길 수 있다.
4 서울 인왕산(난이도 下) 사직공원-북악스카이웨이-인왕산 약수-해골바위-정상 코스. 정상에서 청와대와 경복궁 등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바위산이지만 오르기 어렵지 않으며,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아 편리하게 갈 수 있다. 인근 청와대 보안상 정해진 길에서 이탈하면 안 된다.

트래킹, 어디가 좋을까? by 한국트래킹스쿨 학교장 윤치술
1 충남 아산 설광봉도 둘레길(난이도 中) 산 중턱을 따라 만들어진 길을 걷는 코스로 간혹 오르막과 내리막 길이 있어 숨이 가빠질 때도 있지만 비교적 편안하게 트레킹할 수 있다. 신라시대의 고찰 봉곡사 주변으로 펼쳐진 700m 소나무 숲길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2 경북 상주 나각산 숨소리길(난이도 上) 나각산 ‘숨소리길’은 상주에서 지정한 트래킹 코스 MRF(Mountain·River·Field) 중 제11 코스다. 금빛 모래밭이 펼쳐진 낙동강과 가장 아름다운 비경으로 꼽히는 자천대, 경천대를 둘러볼 수 있다.
3 경북 영주 죽령옛길(난이도 下) 소백산 자락의 옛길로 풍경이 아름답고 수많은 문화재와 유적지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다.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뜸했기에 숲 보존이 잘 되어 있어 다양한 수목과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다. 모두 9개 구간으로 된 소백산 자락길 중 죽령옛길은 제7구간이다.
4 강원도 양구 두타연(난이도 下) 민통선 지역인 강원도 양구군 두타연은 아름다운 경관으로 이름난 곳이다. 50년간 출입이 제한되다 5년 전부터 일반시민에게 개방되었다. 양구에서 시작해 내금강 장안사까지 이어진 52㎞의 생태탐방 트래킹 코스로 운이 좋으면 산양, 노루, 고라니, 삵 등 멸종위기의 야생동물까지 직접 볼 수 있다. 단, 3일 전 양구군에 미리 신청해야 한다.
5 전남 순천 조계산 굴목이재(난이도 上) 굴목이재는 선암사와 송광사를 잇는 8.7km의 산길이다. 울창하게 드리운 활엽나무 숲부터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는 편백나무 숲이 장관이다. 굴목이재 중간에 있는 보리밥집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