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 찢어지고 딱지… "찬바람 불면 '탈락성 입술염' 조심하세요"

입력 2010.01.05 22:25   수정 2010.01.05 22:25

1개월 넘기면 치료 어려워
살아있는 입술의 각질을 일부러 뜯는 습관도 없애야

겨울철 찬바람이 불면서 입술 가운데가 찢어지고 딱지가 앉는 탈락성 입술염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탈락성 입술염을 방치하거나,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의한 헤르페스 입술염이라고 착각해 항바이러스제 등으로 잘못 치료하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탈락성 입술염은 입술 각질세포를 뜯는 등의 외상(外傷)이 있는 상태에서 침 속 세균, 칸디다 곰팡이균에 의한 2차 감염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반복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은 "원래 아토피성 피부염·지루성 피부염·건선 등의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에 탈락성 입술염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 외 비타민B군 결핍, 자외선 등도 원인으로 꼽는다. 젊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수년간 지속되면서 따갑고 화끈거리는 통증에 시달린다.

권정승 연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입술 염증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1개월 이상 만성화되면 치료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탈락성 입술염이 생기면 병원을 방문해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술의 각질세포를 뜯은 후 침을 자주 발라 생긴 탈락성 입술염./고대안산병원 제공

탈락성 입술염이 있으면 우선 살아있는 입술의 각질세포를 일부러 뜯어내는 습관 등을 교정해야 한다. 김일환 고대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많은 사람이 자신이 그런 습관을 갖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손이 아니더라도 치아로 입술의 각질을 뜯거나 두 입술을 맞부딪친 채 입 안으로 빨아들이는 행동도 입술염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탈락성 입술염이 있으면 이런 습관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아토피성 피부염 등 원래 피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알레르기 반응으로 탈락성 피부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국소 스테로이드제나 국소 면역제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세균·곰팡이에 의한 염증을 동반하고 있으면 항생제 치료를 한다. 침은 구강 내에서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구강 외에서는 침 속의 세균과 곰팡이가 피부를 공격할 수 있다. 특히 각질을 뜯어 입술에 상처가 생긴 곳에 침이 닿으면 2차적으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이 외에도 자외선 차단제, 비타민E 성분이 함유된 입술 보호제, 바셀린을 바르면 좋아지기도 한다.

간혹 비타민A로 만들어진 여드름 치료제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탈락성 입술염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김일환 교수는 "비타민A 성분의 치료제는 피지선을 위축시켜 여드름을 치료하는데 입술의 지질막에도 영향을 미친다. 입술 피부의 장벽을 구성하는 지질이 감소하면 탈락성 입술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사용 전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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