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성 위염 10% 위암 진행… 담배 끊고 술 자제해야 ⑤

입력 2008.01.08 13:34   수정 2008.01.09 09:30

위암, 이것이 궁금하다

위암 수술을 받으려면 서울의 큰 병원으로 가야 할까? 위암으로 위를 절제하면 음식은 소화를 시킬 수 있나? 부모나 형제 중에 위암 환자가 있으면 나도 위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일까? 위암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전국 20개 병원 위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 제공

Q1 서울의 큰 병원이 좋을까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와 그 가족은 어떤 병원에서 수술 등 치료를 받아야 할 지가 최대 고민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굳이 서울의 큰 병원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전문가의 85%(17명)는 '요즘 웬만한 대학병원(종합병원)은 일정 수준 이상이므로 굳이 서울 큰 병원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가능하면 수술 건수가 많은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경기에 있는 대학병원 전문가 10명 중 8명이 '서울 큰 병원을 고집할 필요 없다'고 응답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2006년 위암 수술 많이 한 병원 20곳' 중에서도 서울·경기가 10곳, 지방이 10곳으로 반반씩을 차지했다.

위암 수술에 앞서 다른 의사에게 '2차 소견(seco nd opinion)'을 들을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듣는 것이 좋다(50%)'는 의견과 '들을 필요가 없다(40%)'는 의견이 팽팽했다. 지방의 위암 전문가 10명 중 6명이 '가능하면 듣는 것이 좋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에 대해 '환자들이 확진 후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가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Q2 위염 놔두면 위암 되나

위염에는 '미란성 위염'과 '표재성(表在性) 위염' '위축성(萎縮性) 위염' 등이 있다. '미란' 이란 말은 '썩거나 헐어서 문드러짐'이란 뜻이다. 미란성 위염은 출혈과 염증을 동반한 위염으로 위 점막이 약간 붓기도 한다. 표재성 위염은 위 점막 표면에 생긴 비교적 가벼운 염증이지만, 심하면 위 점막 일부가 훼손되기도 한다. 미란성이나 표재성 위염은 위암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점막이 위축돼 얇아지고 혈관이 투명하게 보이는 위축성 위염은 그러나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위축성 위염에 '장상피화생'이 나타나면 위암이 잘 생긴다. 장상피화생이란 위 점막의 위액 분비샘이 없어지고, 위 점막에 작은 돌기가 생기며, 붉은 점막이 회백색으로 바뀌는 증상이다.

위축성 위염의 증상은 윗배 불쾌감, 트림, 복통 등이어서 증상만으로 병을 진단하기는 어렵고, 위 내시경을 해야 한다. 위축성 위염이 있다고 당장 특별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험 요인을 피하고, 제산제 등으로 증상을 없애는 치료를 하고,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외과 노성훈 교수는 "심한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의 10% 이상에서 암이 발생하며, 위암까지 진행되는 데는 16~24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위궤양도 일반적으로 위암으로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위에도 대장처럼 용종(茸腫·폴립)이 생길 수 있지만 크기는 몇 ㎜에서 1㎝ 정도로 크지 않다. 대부분의 위 용종은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으나, 선종성(腺腫性) 용종은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내시경으로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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