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잘 안난다? 다 치매 아냐...우울증 의심도

입력 2020.03.15 08:30
노인 우울증 검사 표
답변에 해당되는 숫자를 모두 더해, 10점 이상이면 노인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조선일보DB

'혹시 내가 치매는 아닐까' 생각하며 불안해 하는 노인이 많다. 자꾸만 뭔가를 까먹고, 단기 기억력이 떨어진다면 치매 외에 의심해야 할 게 있다. 바로 노인 우울증이다. 노인 우울증은 치매와 증상이나 발병 나이대가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다.

◇노인 우울증 환자, 치매로 착각 많아

2019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 중 60대 이상이 40.4%로 10~20대(17.9%)보다 훨씬 많다. 나이가 들 수록 우울증 환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만 보면 60대 2223명, 70대 3606명, 80대 3837명에 육박한다.

그러나 많은 노인 우울증 환자가 자신이 우울증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치매와 우울증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두 질환이 같이 있는 사람도 많지만, 단기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무기력하다면 무작정 치매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우울증도 의심해봐야 한다. 두 질환의 증상이 비슷해서다. 우울증이 있으면 뇌 전두엽 기능 저하가 나타나면서 단기 기억력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어제 봤던 TV드라마 주인공 이름을 까먹거나, 물건을 찾으러 이동했다가 '왜 왔지'하며 잊어버리는 식이다. 이런 사람은 MRI 검사를 해도 치매와 달리 뇌 위축이 관찰되지 않는다.

◇검사로 바로 확인 가능, 큰 스트레스 받았어도 우울증 가능성 커

정신건강의학과나 신경과 등을 찾으면 혈액검사, 신경인지기능검사, 우울검사, 뇌 MRI·MRA 검사를 통해 우울증인지 치매인지 알 수 있다.

병원을 찾기 전, 가벼운 건망증이 있는 상태에서 우울증인지 치매인지 구별하고 싶다면 주변 환경이나 증상을 잘 관찰해보자. 먼저 최근에 받은 큰 스트레스가 있다면 우울증일 가능성이 크다. 배우자나 지인의 죽음 같은 사건을 겪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식욕 부진 ▲무기력함 ▲불안 ▲초조 ▲불면 증상이 동반돼도 우울증 가능성이 크다. 특히 노인 우울증 환자가 곧잘 보이는 증상이 식욕부진과 무기력함인데, 6개월에 3~4㎏씩 빠지면서 집 밖에 나가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고 누워 지낸다. 잠을 자도 자주 깨거나 꿈을 많이 꾸고, 스스로 치매가 아닐까 걱정도 한다.

건망증이나 기억력 문제가 기분에 따라 호전·악화를 반복하거나, 자신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고 타인에게 이야기하며 도움을 받으려고 할 때도 우울증일 가능성이 크다. 치매라면 증상 호전·악화가 반복되지 않고, 타인에게 자신의 기억력 문제를 숨기려 하는 편이다. 스스로 노인 우울증인지 알 수 있는 검사문항〈표〉도 있다.

심한 우울증은 방치하기보다,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상담이나 약물치료를 해야 호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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