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 머리카락보다 앞 머리카락 얇으면 '탈모' 의심하세요"

입력 2018.08.13 15:32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탈모 치료 명의'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

‘탈모 1000만 시대’ 국내 탈모 환자는 천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대한모발학회) 국민의 20%가 탈모로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 탈모 샴푸 등 헤어 제품, 의약품, 가발 등 탈모 관리 시장은 4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탈모는 당장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위중한 병은 아니지만, 과거와 달리 탈모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이 많다. 탈모 치료의 명의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를 만나 탈모의 원인, 진단,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중앙대병원 제공

Q. 탈모는 왜 생기나
전체 탈모의70~80%는 유전적 소인 때문에 생긴 ‘남성형 탈모’이다. 남성형 탈모는 이마부터 M자 형태로 머리가 빠지다가 정수리까지 점점 탈모가 확대되는 것이 특징이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대사를 통해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라는 남성호르몬으로 변하면서 생긴다. DHT는 모낭에 침범해 모낭을 위축시킨다. 그러면 모낭에서 나오는 머리카락은 점점 가늘어지고 결국에는 머리카락이 나지 않는다. 유전적으로 DHT에 민감한 사람에게 남성형 탈모가 생기는데,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그밖에 면역체계의 이상, 영양 결핍, 특정약물 사용, 출산·발열·수술, 스트레스 등도 원인이다. 빈혈이나 갑상선기능이상과 같은 질환이 있어도 탈모가 될 수 있다.

Q. 탈모는 유전성이 강한가
남성형 탈모는 의학계에서 남성호르몬을 의미하는 ‘안드로겐성 탈모’라고 불렀다. 최근에는 남성형 탈모의 정식 명칭을 ‘안드로제네틱 탈모’라고 이름을 바꿨다. 유전을 뜻하는 ‘제네틱(genetic)’이라는 단어가 질병 명에 붙은 것이다. 그만큼 탈모는 유전성이 강한 질환이다. 흔히 대머리는 대(代)를 걸러 나타난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가족, 형제 중에 ‘화끈하게’ 머리가 빠진 사람이 있는지 확인을 해봐라. 탈모는 우성 유전에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집안에 대머리가 있으면 자신도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행히 서양에는 중증 탈모가 많지만 동양에는 중증 탈모가 적다.

Q.탈모를 의심해야 할 때는
모발은 20대 중후반에 가장 풍성하다. 그러다 나이가 들수록 머리카락이 얇아지고 개수가 줄어든다. 뒷부분의 머리카락은 일반적으로 굵은데, 뒷 머리카락을 만지다가 앞머리를 만졌을 때 굵기의 차이가 손으로 느껴질 정도라면 탈모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남성형 탈모는 M자 형태인데, 이마에 빠진 부분이 엄지손가락 한마디 이상이 들어가면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

Q. 탈모에 환경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치나
그렇다. 술, 담배, 비만, 스트레스 등은 탈모를 유발한다. 특히 굶어서 살 빼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 탈모가 생긴다. 머리카락이 나는 데에는 까만콩, 대두 같은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이 좋다. 맥주 효모 성분도 발모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정받아 일반의약품으로 출시돼 있다. 효모가 발모에 도움이 되는 미네랄의 흡수를 용이하게 한다. 현재 발모 효과를 인정받은 건강기능식품은 없다. 탈모 치료제를 만드는 데 전 세계적으로 수십 조가 쓰이고 있지만 효과가 뚜렷한 약제는 몇 개가 없는 상황이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중앙대병원 제공

Q. 어떤 치료제가 효과가 있나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 성분)’는 20년 이상 된 약이다. 임상 경험과 연구데이터가 많다. 바르는 약으로는 미녹시딜이 있다. 미국FDA에서는 프로페시아와 미녹시딜을 탈모 치료제로 인정을 했다.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 성분)’는 원래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이지만 발모 효과도 있어 탈모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성분은 테스토스테론이 모낭을 위축시키는 DHT로 바뀌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이 약들은 기형아 출산 등의 위험이 있어 가임기 여성은 사용하지 않는다. 여성은 미녹시딜 성분이나 알파트라디올 성분의 바르는 약을 쓴다. 먹는 약으로 탈모 개선 효과를 보려면 최소 6개월이 걸린다. 처음에는 머리카락 개수가 늘고 그 다음에는 머리카락이 굵어진다. 탈모 환자의 70~80% 약으로 이러한 효과를 본다. 치료 시작 시기가 빠를수록 정상에 가까운 머리숱을 유지할 수 있다.

Q. 탈모 치료제는 성기능장애라는 부작용이 있는데…
성욕감퇴나 발기부전 같은 성기능장애는 2% 내외에서 나타난다. 연령에 따라 성기능장애를 느끼는 정도는 다른데, 중년에서는 이미 성기능 감소가 시작되기 때문에 탈모 치료제의 부작용을 더 크게 받아들인다. 약 부작용은 보통 복용 초창기에 많이 나타난다. 프로페시아는 계속 먹다보면 극복이 된다. 아보다트는 끊었다 먹어본다.

Q. 20~30% 환자는 약도 효과가 없는 것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
약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을 위해 여러 약제와 의료기기들이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이 한창이다. LED를 이용한 의료기기도 있는데, 바르는 약만큼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약 뿐만 아니라 탈모 샴푸 등 화장품 시장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화장품 회사에서 줄기세포 배양액을 이용한 샴푸를 개발하고 있고, 줄기세포 배양액을 이용한 주사제도 개발 중이다. 이들 제품은 모발 성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구가 고령화 되고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탈모 관련 시장은 더 커질 것이다. 일본만 해도 우리보다 탈모 시장이 10배나 크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중앙대병원 제공

Q.모발이식은 언제 해야 하나?
먹는 약이나 바르는 약이 효과가 없을 때 모발이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사람의 두피에는 평균 10만개의 모낭이 있는데 이중 뒷머리와 옆머리에 분포한 2만5000개는 잘 빠지지 않는다. 모발이식 수술은 뒷머리나 옆머리에 있는 모낭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로 앞마와 정수리 부분에 이식을 많이 한다. 모발이식을 하면 탈모 치료제 안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탈모 치료제를 먹지 않으면 이식하지 않은 나머지 머리카락이 빠진다.

Q.모발이식 시 주의할 점은
젊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잘 심어야 한다. 너무 범위기 넒으면 다 심기가 어렵다. 그래서 머리가 너무 많이 빠지지 않은, 적절한 타이밍에 모발이식을 해야 한다. 이마 라인은 불규칙하게 심어야 자연스럽다. 머리를 너무 촘촘하게 심으면 모낭의 생착률이 떨어져 머리카락이 빠질 수 있다.

Q.탈모 샴푸 효과 있나
머리카락이 나거나 굵어지는 효과는 없다. 그래서 탈모 샴푸에는 머리털이 난다는 ‘발모’ 표현은 쓰지 못한다. 탈모 샴푸는 탈모 진행을 더디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 또한 머리카락에 볼륨감을 줘 머리가 많아 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다.

Q.탈모 치료, 꼭 해야 하나
선택의 문제이다. 탈모 치료제는 비싼 편이고 혈압약 먹듯 매일 먹어야 한다. 약을 끊으면 원래 탈모 패턴대로 머리카락이 빠진다. 모발이식은 수술 비용이 비싸다. 30~40대 젊은 나이에는 탈모에 대한 걱정이 크게 다가온다. 비슷한 연령대 사람이 머리가 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60~70대만 돼도 탈모 걱정이 크지 않다. 주변에 탈모인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탈모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하고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김범준 교수
중앙대 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중앙대병원 피부과 과장이다. 미국피부과학회지 편집위원, 대한피부과학회 교과서 편찬위원을 역임하고 있다. 남성형 탈모와 원형탈모 환자 이외에도 난치성 전두 탈모 환자들에게 복합적인 치료 방법을 시도, 치료율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모낭 조직분화를 촉진하는 제대혈 줄기세포 분비 단백질을 이용한 탈모 방지 및 발모용 의약품 개발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폴얀센의학상, 노바티스의학상, 대한피부과학회 학술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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