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멍은 단단한 물체에 부딪히거나 바닥에 넘어질 때 그 충격으로 인해 찢어진 모세혈관 밖으로 흘러나온 피가 뭉쳐서 생긴 것이다. 정식 의학용어로는 '자반'이라고 한다. 멍은 선홍색의 붉은 반점으로 시작해서 파란색·보라색으로 변한다. 5~10일 정도가 지나면 갈색을 띠고, 옅은 노란색이 되면서 천천히 사라진다.
◇피부 얇은 여성·나이 든 사람에게 잘 생겨
멍은 얇은 피부에 잘 생긴다. 보통 남성보다 피부가 얇은 여성에게서 더 잘 생기고, 같은 이유로 몸의 다른 부위보다 눈 주위에 더 쉽게 생긴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혈관 벽도 약해져서 작은 자극에도 멍이 생기기 쉽다. 아토피 피부염 등을 치료하기 위해 고농도 스테로이드 연고를 많이 바른 사람 또한 혈관 주변 조직이 손상돼 피부가 약해서 멍이 쉽게 든다. 혈소판(PLT) 수치가 낮은 사람도 멍이 잘 든다. 주로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혈소판은 부착·응집 과정을 통해 일차적으로 지혈 기능을 담당한다. 정상적인 성인의 혈소판은 혈액 1mm 속에 30~50만 개다. 혈소판 수치가 이보다 낮으면 작은 상처에도 출혈이 심하고 멍이 금방 생긴다.
◇멍든 부위 찜질은 '냉찜질-달걀 마사지-온찜질' 순서로
멍이 든 부위에 달걀을 굴리면 멍을 빨리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달걀의 성분 때문이 아니라, 달걀의 둥근 형태가 응고된 피를 잘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달걀이 아닌 다른 타원형의 물건도 멍든 부위에 일정한 압력을 가해서 혈액순환을 돕는다. 다만, 마사지는 멍이 생기고 하루 정도 지난 후에 해야 한다. 멍은 혈관이 파괴돼 생기는데, 멍이 들자마자 마사지하면 오히려 찢어진 혈관을 자극해 손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멍이 든 당일에는 얼음찜질해 멍든 부위 주변 혈관을 수축하는 게 좋다. 모세혈관으로부터 피가 빠져나오는 것을 막고, 다른 곳으로 멍이 퍼지지 않게 할 수 있다. 반대로 온찜질은 혈액순환을 촉진하므로 멍이 생기고 2~3일이 지나 붉은 기운이 사라졌을 때 해야 한다. 비타민C·비타민K가 풍부한 과일과 녹황색 채소를 많이 먹는 것도 멍을 빨리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2주 이상 지속되면 피부과 치료 효과적, 통증 심하면 골절 의심해야
대부분 멍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진다. 2주 이상 오래 간다면 피부과에서 LED나 IPL(광선조사기)을 쪼아 치료할 수도 있다. 피부과 치료는 얼굴과 같이 옷으로 가릴 수 없어 미관상 신경 쓰이는 곳에 멍이 든 경우에도 한다. 그런데, 멍인 줄 알았던 자국이 점점 커지거나 너무 오래 남아있으면 모세혈관이 아닌 다른 피하 조직까지 손상돼 출혈이 생겼을 수 있다. 출혈이 심하면 혈관 밖으로 나온 피가 몸 안에 갇혀서 응고되는 혈괴가 생길 위험이 크다. 혈괴가 심하면 혈액을 뽑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한편, 멍과 함께 통증이 심하거나, 멍을 누르지 않아도 다친 부위가 계속 아파 움직이기 어렵다면 골절이 의심된다. 특히 손목과 같이 비교적 작은 부위가 다치면 단순 멍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엑스레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