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은 '기다림의 병'… 보습만 꾸준히 해도 낫는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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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02.24 05:00

    [H story] 아토피의 모든 것
    보습, 피부 장벽 강하게 해 진드기 등 악화 요인 피해야
    계란·우유 같은 원인은 드물어… 식품 알레르기, 성인 0.8% 불과

    중학교 2학년인 김모 군은 어릴 때부터 아토피 피부염이 심해서 유명하다는 병원과 한의원을 여러 곳 다녀봤지만 차도가 없었다. 스테로이드제를 과량 사용하는 바람에 피부가 얇아져 혈관이 비치는 부작용이 생겼고, 이로 인해 약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 병원 치료는 받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인터넷 카페에서 '사해에서 3개월 치료해서 아토피 피부염을 완치했다'는 체험기를 보고 학업을 그만두고 요르단에 있는 사해로 떠났다. 6개월간 사해에 몸을 담그는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한국에 돌아왔고, 한 대학병원에서 광선치료를 받았다. 한 달 정도 지나자 증상이 나아졌고 재발 방지를 위해 꾸준히 치료를 받고 있다.

    김군처럼 심한 아토피 피부염 때문에 학업까지 그만두고 경제적·정신적 피해를 받는 사람들이 적지 많다. 환경 오염, 주거환경 변화 등으로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점점 늘면서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상당하다. 지난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논문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1년 자료를 활용해 우리나라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직접·간접 치료비용을 조사한 결과, 총 비용은 93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 국내 총생산(GDP)의 0.01%에 달하는 큰 금액이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를 위해서는 집먼지 진드기 등 악화요인을 피하고, 보습제를 바르는 등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아토피 피부염이 의심되면 정확한 진단을 꼭 받아야 한다. 사진은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 물질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피부 알러젠 단자 검사를 받는 모습.
    아토피 피부염 치료를 위해서는 집먼지 진드기 등 악화요인을 피하고, 보습제를 바르는 등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아토피 피부염이 의심되면 정확한 진단을 꼭 받아야 한다. 사진은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 물질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피부 알러젠 단자 검사를 받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병원 치료 뿐만 아니라 아토피 피부염에 특효라고 선전하는 건강 식품과 비누·화장품 등에 쓰는 돈도 많다. 2012년 성신여대 간호대학 김동희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평균 연령 5.49세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 1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년 간 병원 치료를 위해 지불한 비용은 59만6000원인데 반해 건강식품·아로마 등 대체보완요법에 1년간 지불한 비용은 74만1000원이었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노영석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은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병인데, 잘 낫지 않는다고 조급하게 생각하고 병원 치료를 포기하거나 헛된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토피 피부염의 주요 치료제인 스테로이드제에 대한 불신도 치료 방해 요인"이라고 말했다.

    치료의 '기본'인 보습과 악화요인 회피 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 것도 문제다. 아토피 피부염은 감기처럼 일회성으로 아프고 낫는 병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관리·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하루 3회 이상 보습제를 바르는 것과 집먼지 진드기·스트레스 등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면밀히 살피고 이를 피하는 것이 치료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에서 발간한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가장 앞 부분에 보습법과 악화요인 회피법에 대한 내용이 언급돼 있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서성준 교수(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회장)는 "피부 장벽이 약화돼 건조증이 심한 아토피 피부염에 보습은 기본"이라며 "아토피 피부염이 좋아져도 언제든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악화요인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증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는 보습을 잘하고 악화 인자만 피해도 크게 좋아진다.

    또한 많은 환자들이 '계란 등 단백질 식품 끊으면 좋아진다' '시골 가면 좋아진다' 등 특정 사례에 현혹되는 경우가 많은데, 바람직하지 않다. 노영석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은 나이가 들면서 70~80%가 좋아지는데, 좋아질 때가 돼서 좋아진 것을 비법이 있어 좋아진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은 식품과 큰 관련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식품을 가려먹어야 한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박천욱 교수는 "내 환자 중에 유제품, 고기, 생선을 먹으면 아토피 피부염이 심해진다는 말을 믿고 3년간 이런 식품을 끊다가 영양 불균형으로 생리 불순까지 온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박천욱 교수가 성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 126명을 대상으로 식품알레르기 검사를 한 결과, 1명에게만 알레르기가 있었다. 유소아 환자 95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44.2%가 자신이 식품 알레르기가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8.3%만 알레르기가 있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의 정공법은 병이 의심되면 아토피 피부염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를 받고, 평생 병을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보습과 악화요인 회피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가려워서 밤잠을 설치는 등 증상이 심하면 병원에서 약물 치료를 받는다.

    ☞아토피 피부염

    면역계 이상으로 피부 장벽 기능이 떨어져 가려움증·피부 건조가 나타나고 피부 결이 두꺼워지는 질환. 전 인구의 10~ 20%가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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