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눈앞에 빛이 번쩍… 失明질환 신호일 수도

입력 2015.03.11 05:30

[메디컬 포커스] 섬광증

황덕진 한길안과병원 망막센터 진료과장
황덕진 한길안과병원 망막센터 진료과장
눈이 침침하고 한쪽 눈이 잘 안 보인다며 진료실을 찾은 50대 여성 환자가 있었다. 환자는 6개월 전쯤 밤에 자려고 불을 끄고 누웠는데 번개가 치는 것처럼 눈앞에 빛이 번쩍거리는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했다. 처음 겪은 일이라 당황했지만 번쩍거림이 금세 멈췄고, 그 후에도 두 번 정도 반복되긴 했지만 별 탈이 없는 것 같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다 최근 들어 눈 앞에 커다란 커튼이 흔들리는 것처럼 시야가 가려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정밀 검사를 해 보니 망막박리(안구 벽에 붙어 있어야 할 망막이 떨어져 나온 것)가 꽤 진행된 상태였다. 떨어진 망막을 붙이는 수술을 했지만 병원을 찾은 시기가 너무 늦어 시력을 완전히 회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 환자가 겪었던 '눈앞에 빛이 번쩍거리는 증상'은 섬광증(閃光症)이다. 형광등이 갑자기 켜지거나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듯한 섬광이 보인다. 섬광증은 지속되는 경우가 별로 없이 단발적으로 생기기 때문에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실명을 유발하는 망막박리의 증상일 수 있다.

망막박리는 원래 망막과 단단히 붙어있던 유리체(눈 안쪽의 빈 공간을 채우고 있는 투명한 조직)의 뒤쪽 부분이 노화·염증·눈 외상·고도근시 등으로 인해 망막에서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떨어진 망막을 방치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빨리 수술을 해야 하는 안과 응급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년 망막박리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5만9800여 명으로, 해마다 1000여 명씩 늘고 있다. 그러나 망막박리의 증상인 섬광증은 잠깐 나타났다가 없어지는 경우가 많고, 섬광증을 겪더라도 시력이 대부분 보존돼 있어서 환자가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방치하다가 너무 늦게 병원을 찾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일단 섬광증이 한 번이라도 나타났다면 빨리 안과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망막이 박리된 채로 시간이 경과할 경우 영구적인 시세포 손상이 야기되어 수술을 하더라도 시력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망막박리는 발병 후 적어도 일주일 이내에는 수술을 해야 치료 결과가 좋다. 망막박리는 일반 의원급에서도 충분히 진단할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할 경우에는 큰 병원을 찾아야 한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