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 가면 복잡하고 오래 기다려야 하며, '나'를 중심으로 치료를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싼 진료비 때문에 실망만 하고 돌아가는 환자들도 많다. 응급실을 잘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집 주변 응급실을 알아둬라
응급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집 근처 응급실이 있는 병원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강형구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딱히 아는 병원이 없어서 '빅5' 병원에 가는 경우가 많다"며 "생명이 위중한 병이거나 심하게 다치지 않는 이상 대기 시간이 긴 빅5 병원에는 안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집 주변 병원의 응급실에서 빨리 처치를 받아 증상 악화를 막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 교수는 설명했다.
가까운 응급실은 '응급의료정보제공' 앱(App)이나 응급의료포털 사이트(www.e-gen.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119에 전화하면 응급실 대기 환자 현황도 확인할 수 있다.
◇심근경색·뇌졸중 의심되면 큰 병원으로
심근경색·뇌경색·위장관 출혈 등 중증질환이 의심되거나,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응급 수술이 필요하면 처음부터 대형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무조건 가까운 병원에 갔다가 다시 큰 병원으로 간다면 골든타임(치료를 꼭 해야 하는 시간)을 놓쳐 생존 확률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다리라고 하면 심각하지 않은 것
병의원에서 일반 진료를 보면 먼저 온 사람이 먼저 치료를 받는 '선착순'이 적용되지만, 응급실은 그렇지 않다. 환자가 오면 각 병원 별로 마련된 환자 중증도 분류 기준에 따라 중(重)한 환자와 경(輕)한 환자를 나누고, 중한 환자부터 치료를 한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곽영호 교수는 "응급실에 온 환자는 모두 마음이 다급하더라도 의료진의 중증도 판정에 따라 진료의 우선 순위가 정해진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며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중증도가 낮다는 것이므로 오히려 좋은 소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응급실 의료진을 믿어라
환자나 보호자가 응급실에 올 때는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라 의료진에게 공격적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료진의 진단과 처치를 믿어야 치료 결과가 더 좋다.
또한 응급 환자를 제일 처음 마주하는 사람은 응급의학과 전공의 혹은 전문의인데, 일부 환자들은 해당 질환의 진료과 의사를 보기를 원한다. 강형구 교수는 "턱에 1~2㎝가 찢어져 응급실에 온 경우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충분히 꿰맬 수 있지만, 환자나 보호자가 성형외과 전공의의 수술을 원해 수 시간을 기다리거나 그냥 가는 경우도 있다"며 "치료가 늦어질수록 환자가 더 힘들어 하고 치료 결과가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