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비염 환자가 늘고 있다. 비염은 추운 겨울이나 봄·가을 환절기에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름 비염 환자가 봄·가을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이 최근 3년 간(2010~2012년) 6만 6188명을 대상으로 계절별 환자 분포를 분석한 결과, 여름철(6~8월) 비염 환자가 전체의 21.4%로 나타났다. 겨울(12~2월) 30%, 가을(9~11월) 25.4%, 봄(3~5월) 23.2%와 비슷한 수치였다. 7년 전인 2006년 이 병원의 계절별 환자(총 2만 2327명) 분포인 ▷겨울(31%) ▷가을(27%) ▷봄(28%) ▷여름(14%)과 비교했을 때 여름철 비염 발생 비율이 7% 이상 높아졌다.
제습기의 과다한 사용 등으로 여름철 비염 환자가 늘고 있다. 비염 예방을 위해선 적정 습도와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질환센터 이용배 원장은 "여름철 제습기 사용이 늘면서 코 건강에 적합한 습도(40~60%)를 유지하지 못하고, 야외 캠핑 등 체온을 감소시키는 환경에 자주 노출돼 여름철 비염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 여름철에는 비염 중에서도 혈관운동성 비염(온도·습도의 급격한 변화, 술·스트레스 성 비염)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비염은 비후성 비염(콧 속 점막 비대로 생김)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알레르기성 비염(꽃가루 등 알레르기 물질이 원인)이 약 35%, 혈관운동성 비염이 약 15%인데, 여름철엔 알레르기성 비염(15%)보다 혈관운동성 비염(35%)이 더 많은 것이다.
여름철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 온도 26~28도, 습도 40~60%를 유지해야 한다. 코는 온도 변화에 민감하므로 에어컨·선풍기 바람이 차갑다고 느끼면 에어컨·선풍기를 끄거나 얇은 겉옷을 입는 것이 좋다. 2~3시간 마다 환기를 시키는 것도 필수다. 증상이 심하면 병원에서 국소 스테로이드제제나 코에 뿌리는 항콜린제 등을 처방받아 사용한다. 이용배 원장은 "약에 따라 일주일 이상 사용하면 오히려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약물성 비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의사 처방을 받아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