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졸고 밤엔 쌩쌩… 습관 아닌 病일 수도

입력 2013.02.13 08:51

지연성 수면위상증후군

김모(17·서울 노원구)군은 지난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잠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아침마다 잠에서 깨어나기가 힘들어 자주 지각을 했고, 오전 수업 시간에는 졸음을 참지 못해 책상 위에 엎드려 잘 때도 많았다. 그런데 막상 밤에 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정신이 맑아져 새벽 4시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

2~5시간 늦게 잠드는 병

김군의 올빼미 생활은 습관이 아니라 '지연성 수면위상증후군'이라는 이름의 질병 때문이었다. 보통 사람보다 2~5시간 늦게 잠들고,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는 시각도 그만큼 늦어져 주간 졸림증을 겪는다. 흔히 밤에 늦게 자서 생긴 습관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자기 의지대로 수면 시간을 앞당기지 못하면 이 질병일 가능성이 있다. 의료계는 수면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생체시계를 뒤로 밀어 놓고, 의지대로 조정할 수 없게 만든 탓에 이 병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 질병을 앓고 있으면 자신의 힘으로 수면 시간을 바꾸기 힘들다.

지연성 수면위상증후군이 있으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광치료를 받아야 한다. 밝은 빛이 멜라토닌의 분비를 줄여 잠에서 잘 깨도록 도와준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승철 교수에 따르면, 지연성 수면위상증후군 환자가 잠을 잘 때 분비되는 호르몬을 측정해보면 수면의 질에는 이상이 없다. 단지 수면 시간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지연성 수면위상증후군은 전 세계 인구(약 70억)의 약 6%가 앓고 있다. 청소년기에 이 병이 생기는 확률은 10~12%로 전체 평균의 2배 가까이 된다.

2주간 광(光)치료 받고 약 먹어야

학교 공부 등 일상생활을 제대로 못하게 되자 김군은 2주간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30분씩 빛을 쬐는 치료를 받았다. 김군이 받은 광치료는 파란 파장의 빛을 모아놓은 램프를 20~30분 정도 쬐는 것이다. 잠이 오게 만드는 멜라토닌 분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 교수는 "평소보다 늦게 잠들더라도 일어나는 시각은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며 "이런 날에는 광치료와 함께 바깥에서 햇빛을 10~15분 쬐면 잠에서 빨리 깨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군은 자기 전에 멜라토닌 제제도 복용했는데, 광치료를 받는 기간 동안 이 제제를 먹으면 수면 시간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된다.

치료 후 김군은 수면 시간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지각도 거의 안하고 오전 수업에도 집중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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