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의대·의전원] [연세대] "인술(仁術)을 세계에 펼쳐라" 신입생 1년간 국제 기숙사 생활… 전과목 영어수업·글로벌 의사 양성

입력 2011.12.01 08:50

동양 최대규모 '임상실기교육센터' 최첨단 인체 마네킹으로 모의 수술
학생들에 年 4000만원 연구비 지원 4학년 되면 세계 기관 인턴십 기회 제공

연세대 의대 신입생들은 입학하자마자 전원이 1년간 인천 송도에 있는 국제캠퍼스에서 기숙사 생활을 한다. 국내 최초로 시도된 커리큘럼으로, 처음에는 학교 안팎에서 우려가 많았다. 유대현 학생부학장(성형외과 교수)은 “신입생 대부분은 이제 막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대학생활의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싶어하는데, 낯선 곳에서 단체생활을 하라고 하니 불만이 많았다”며 “그러나 학교는 커리큘럼의 실효성에 대한 확신이 있어 학생과 학부모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국제캠퍼스에서 상주하며 의대 신입생을 지도하고 있는 의학교육학과 부성희 박사는 “처음에는 학생들의 불만과 우려가 있었지만, 기숙사에서 생활한 지 1년이 다 돼가는 지금은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일부 학생은 1년 더 지내고 싶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기숙형 대학 도입해 국제적 감각 익혀

'기숙형 대학(레지던셜 칼리지)'을 도입한 이유는 글로벌 감각을 익힌 의사를 키우기 위해서다. 부성희 박사는 "이곳에 입학한 신입생들은 영어와 독서 습관 두 가지는 꼭 얻어간다"고 말했다. 전 과목을 영어로 강의하고, 방과 후 남는 시간 동안 영어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공부하고 있다. 또 4박 5일간 중국 베이징 등 해외에 가서 각국의 의학교육, 의료제도, 문화 체험 등을 할 수 있고, 해외 의료선교 활동 등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의학 지식만 배우는 것이 아닌 '인술(仁術)'을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독서도 장려하고 있다. 도서관 내에 의예과 학생 전용 코너를 마련해 의대생들이 읽으면 좋은 책을 구비했고, 독서 인증제도를 시행해 의대생들이 꼭 읽어야 할 책 리스트를 나눠주고 30권을 읽으면 포상을 한다. 방과 후에 미술사 특강, 음악회·스포츠·뮤지컬 관람 등의 기회를 정기적으로 갖으며 문화적 감성도 키우고 있다. 권성준 학생과장은 "무엇보다 공동체 생활을 통해 동기 간의 우애를 쌓고, 협동심을 배우며, 평생의 동료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는 기숙형 대학, 오후 자율학습 체제 등을 최초로 도입하면서 한국의 의학 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사진은 동양 최대 규모의 임상실기교육센터에서 1억 원짜리 의학 실습용 마네킹으로 심장제세동기 사용 실습을 하고 있는 모습./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수업은 오전만, 오후는 창의적 자율학습

본과에 올라가면 오전 수업만 한다. 오후에는 오전에 배운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자율학습을 한다. 유대현 부학장은 "과거에는 1교시에서 8교시까지 쉬지 않고 수업을 받아 '암기하는 기계'와 같은 공부를 했다"며 "그러나 이런 교육법은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방해해 강의시간을 확 줄이고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늘렸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는 팀별로 수업을 받고 과제를 해결하며 성적을 받는 '팀바탕학습(TBL)' 체제로 전환한다. 부성희 박사는 "이 프로그램은 최근 학문 트렌드인 의학과 공학, 의학과 체육학, 의학과 식품영양학 간의 '융합 학문'을 실행할 수 있는 준비 과정"이라고 말했다.

또 담임반 제도가 있어 한 명의 교수가 10명 이내의 학생을 맡아 6년 간 학업, 생활, 진로 등에 대해 지도한다. 담임 교수는 학생 개개인의 재능, 특기, 관심사를 파악해 임상의사뿐 아니라 의과학자, 의료정책가, 국제 보건기구 전문가 등 다양한 방면으로 학생을 키우고 있다. 이런 교육의 일환으로 국내 최초로 '특성화 선택과정'을 만들어 본과 4학년 때 8주간 전 세계 어느 기관이든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인턴십 등 새로운 경험을 하는 기회를 준다.

2009년에는 동양 최대규모의 '임상실기교육센터'를 만들었다. 의대 공부를 마치고 임상 현장에 나가 환자를 잘 치료할 수 있도록 인체와 최대한 비슷한 첨단 마네킹을 가지고 수술장 등에서 시뮬레이션 실습을 한다.

학생 때부터 연구에 전폭적인 지원

연세대 의대 부속 세브란스병원은 최첨단 의료장비 도입, 신치료기술 개발 등에 가장 앞장서는 의료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바탕에는 의대 시절부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연구'를 독려하는 분위기가 깔렸다.

먼저 매년 '연구축제'를 열어 교수가 자신이 연구하는 주제를 홍보하고 학생들이 본인의 관심사에 따라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연구에 참여한 학생은 포스터 발표 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또 학생들한테 매년 4000여 만원의 연구비도 지원한다. 유대현 부학장은 "학생 때부터 연구 과제 설정, 연구 진행, 연구비 운영 등 자기 스스로 실질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 연세대 의대는 2010년 전국 의대 중에서 총 외부연구비와 교원 1인당 외부연구비 수혜실적에서 모두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2013년에는 900여억 원을 들여 2300평 규모의 대규모 핵심 연구 시설을 갖춘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를 완공한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