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5% '원인 모르는 소화불량증'

입력 2007.09.04 16:39   수정 2007.09.05 09:34

더부룩하거나 체한 것처럼 증상은 천차만별…뚜렷한 원인 못 찾는 의사도 답답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준성 교수는 얼마 전 진료했던 독특한 30대 여성 환자를 잊을 수 없다. 이 환자는 다짜고짜“위를 잘라달라”고 하소연 했다. 오랫동안 극심한 소화불량에 시달려오며 수많은 병원을 전전하던 터였다.

병원에서 권하는 약에 식사요법까지 다 해봤지만, 속이 더부룩한 증상은 낫기는커녕 더 심해진다고 했다. 스트레스를 받아 최근에는 식사도 제대로 못해 체중이 40㎏대까지 떨어졌다. 이 교수는“국내서 소화불량증으로 위를 잘라낸 경우는 없다”고 환자를 설득하며 치료를 권했으나 다시 병원을 찾지 않았다고 한다.

각 병원 소화기내과에는 이런 환자들이 적지 않다. 외국에서도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는 ‘의료 쇼핑족’의 대표가 소화불량증 환자다. 본인은 괴로워 죽을 지경인데, 의사는 딱 부러지는 원인을 찾지 못해 양쪽 다 갑갑하긴 마찬가지다.

전체 인구 중에서 소화불량증을 가진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강남성모병원 최명규 교수 등 연구팀이 강원 지역 주민 420명을 조사한 결과 소화불량증이 있는 사람은 15.5%(남성 15%, 여성 16%)였다. 제산제나 위산 분비 억제제를 복용하는 사람을 포함하면 소화불량증 유병률은 25%로 추정됐다. 4명 중 1명꼴이다.

대한소화관운동학회가 전국 10개 병원을 대상으로 소화가 잘 안 되는 환자 3038명을 조사했더니 내시경 검사 등에서 정상이거나 만성위염 정도만 있는 사람이 72%였다. 그 외 ▲소화성 궤양 14.6% ▲역류성 식도염 2.6% ▲위암 1.4% 순이었다.

위암보다 더 복잡한 소화불량증

소화불량증의 증상은 천차만별이다. ‘더부룩하다, 얹힌 것 같다, 체했다, 울렁울렁하다, 우리하다(사투리), 부글부글 끓는다….’ 의사들은 환자 말을 이해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말한다.

소화불량증은 영어로 ‘dyspepsia’다. ‘dys’는 ‘좋지 않다’, ‘pepsia’는 ‘소화’라는 뜻. ‘소화가 잘 안 된다’는 의미다. 의학적으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라고 한다. ‘기능성’이란 단어가 붙은 용어는 “원인을 잘 모른다”는 뜻도 있다.

소화불량증의 정의는 ‘로마기준Ⅲ’에 따르면 ‘식후 불편한 고통 증후군’을 가리키며, 주요 증상은 상복부 쓰림, 포만감, 팽만감, 조기 만복감 등이다.

운동·감각기능 이상이 소화불량증 원인

소화불량증 원인을 밝히는 이론 중에서 최근 주목 받는 것이 ‘운동과 감각기능 이상’이다. 첫째, 약 40%의 환자는 위의 운동 기능 약화와 관련돼 있다. 이는 위의 배출기능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섭취한 음식의 50%가 2시간 안에 위를 지나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환자는 음식물의 배출능력이 떨어져 그 이상 위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운동 기능이 약하면 ‘음식물이 위에 걸려 있고, 막힌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환자의 증상과 실제 위의 음식 배출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체해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먹은 게 내려가지 않고 덩어리가 생겨 딱 걸려 있는 것 같다”고 하지만, 내시경 검사 등을 해보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둘째는 위의 감각 기능이 너무 예민해서 생긴다. 의학용어로는 ‘내장 과감각(過感覺)’이라고 하는데, 전체 소화불량증 환자의 약 40%를 차지한다. 위의 감각기능은 위 속에 풍선을 넣어 바람을 부풀리면서 검사한다. 정상인들은 웬만큼 커져야 느끼는데, 예민한 사람은 약간만 부풀려도 이를 감지한다. 이런 사람은 식사를 조금만 해도 “배가 터질 것 같다”고 한다. 그밖에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감염, 스트레스, 음식 특히 지방질 섭취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소화불량증은 후진국성 질환?

현대의학에서 소화의 문제는 크게 ▲위식도역류 ▲기능성소화불량 ▲과민성 장증후군 ▲변비 등이다. 선진국에서는 과민성장증후군과 변비 등이 가장 대표적인 소화기 질환이다. 반면 후진국은 소화불량증 비중이 더 크다. 인종간에 특별한 차이가 없다면 생활습관이나 문화적인 이유, 또는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풍렬 교수는“과거 보릿고개 시절 보잘것없는 음식을 배가 터지도록 먹은 탓에 위가 늘어나 위 무력증이 생긴 적이 있었지만 지금의 소화불량증은 이와는 다르다”며“너무 짧고 불규칙한 식사시간과 과음·과식 등이 한국인 소화불량증에 영향을 주는 만큼 이를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임형균 헬스조선 기자 hy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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