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릴 확률 20% 줄였다는 ‘백신’의 정체… “노인 꼭 맞아야”

입력 2025.04.04 05:30
백신 맞는 사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대체로 수십 년 동안 신경 세포 안에 잠복하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는 노년기에 활성화되면서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인 세 명 중 한 명은 평생 한 번 이상 대상포진을 겪는다. 최근 수년간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한 성인은 전체의 3분의 1 정도다.

미국 스탠퍼드대의대 파스칼 겔드세처 교수팀은 영국 웨일스 지역에서 2013년 시행된 대상포진 백신 프로그램에 참여한 노인을 대상으로 대상포진 백신과 치매 발병 연관성을 알아봤다. 2013년 9월 1일 시작된 대상포진 백신 프로그램은 당시 79세인 사람은 누구나 1년간 백신을 접종할 수 있었다. 78세는 다음 해부터 1년간 접종 자격이 주어졌지만 80세가 된 사람은 접종 대상이 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다른 요인들은 모두 같으면서 태어난 시기만 몇 주 다른 28만2541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치매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관찰했다. 백신 접종에는 바이러스 독성을 약화한 약독화 생백신이 사용됐다.

연구 결과, 대상포진 백신 접종 그룹은 비접종 그룹보다 대상포진 발생률이 37% 감소했다. 2020년까지 86세와 87세 노인 8명 중 1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고,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자들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2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예방 효과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컸다. 이는 면역 반응의 성별 차이 또는 치매 발병 방식 때문일 수 있다고 겔드세처 교수는 말했다. 여성은 평균적으로 백신에 대한 항체 반응이 더 강하고 대상포진도 여성에서 더 흔하다.

연구팀은 “백신의 면역 체계 활성화 효과인지 아니면 바이러스 재활성화 억제 덕분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정확한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 무작위 임상시험 형태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세계 3대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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