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는 박스뉴반스, 성인은 캡백시브로"… 한국MSD, 맞춤형 폐렴구균 백신 계획 발표

입력 2025.04.01 19:04

한국MSD 박스뉴반스 출시 1주년 미디어 세미나

"MSD는 다양한 임상시험 데이터를 봤을 때 소아·성인별로 맞춤형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믿음하에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남성이 말을 하는 모습
한국MSD 백신사업부 조재용 전무/사진=한국MSD 제공
한국MSD 백신사업부 조재용 전무는 1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박스뉴반스 출시 1주년 미디어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재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 시장에서는 최근 허가된 화이자의 20가 백신 '프리베나20'가 소아 NIP(국가필수예방접종) 도입이 논의되고 있어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다만, 한국MSD는 이와 상관없이 소아와 성인별로 맞춤형 백신 전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MSD는 소아 NIP(국가필수예방접종)에 도입된 15가 백신 '박스뉴반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21가 백신 '캡백시브'의 연내 허가도 앞두고 있다. 특히 캡백시브는 성인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혈청형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허가 후 노인의 접종률을 높일 방안도 본격적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캡백시브로, 성인 맞춤형 전략 추진
한국MSD는 향후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서 맞춤형 백신 전략을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박스뉴반스는 소아를 대상으로, 21가 백신 '캡백시브'는 성인을 대상으로 접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화이자가 20가 백신 '프리베나20'에 대해 프리베나13과 마찬가지로 소아 대상으로 NIP 적용을 추진 중인 것과는 상반되는 행보다.

조재용 전무는 캡백시브를 ‘성인에게 초점을 맞춰 개발한 백신’이라고 설명했다. 캡백시브는 프리베나20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혈청형 8가지(15A, 15C, 16F, 23A, 23B, 24F, 31, 35B)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 혈청형들은 주로 65세 이상 성인 폐렴구균 질환 감염자의 30% 이상에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조 전무는 "캡백시브는 20가 백신의 혈청에 하나를 추가한 게 아니라, 성인에게서 빈번하게 발견됐으나 기존 백신이 커버하지 못했던 다른 혈청형들을 새롭게 포함한 백신"이라며 "이론적으로 볼 때 소아에게는 소아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혈청형을 포함한 백신으로, 성인에게는 성인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혈청형을 포함한 백신으로 각각 대응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초고령화 사회 진입… 노인 NIP 확대 고려해야"
이날 간담회에서는 고령자 NIP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한국 사회는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음에도, 백신 NIP에서 고령자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은 조부모가 부모 대신 손주를 돌보는 사례가 많아, 소아를 통한 폐렴구균 전파도 가능해 백신 접종을 통한 면역 확보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고령자가 무료로 접종할 수 있는 폐렴구균 백신은 기존의 다당접합백신뿐이며, 프리베나·박스뉴반스 등을 접종받기 위해서는 비용을 본인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

조 전무는 "노인들의 백신 선택의 폭을 넓힐 방안이 조만간 논의돼야 한다"며 "향후 캡백시브의 허가·출시 이후 노인의 NIP 확대를 비롯한 방안을 고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MSD "한국인 소아 임상 데이터 확보 주효"
한국MSD는 박스뉴반스가 국내 허가와 거의 동시에 NIP 도입이 결정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박스뉴반스는 2023년 10월 31일 국내 허가를 획득한 이후 같은 해 12월 소아를 대상으로 NIP 도입이 결정됐다. 회사는 이를 가능케 했던 요인으로 ▲한국인 소아 대상 임상시험 데이터 확보 ▲기존 13가 백신과의 교차 접종 데이터 확보 ▲기존 백신의 면역원성·안전성 유지 ▲혈청형 3·22F·33F에 대한 높은 면역원성 등을 꼽았다. 특히 폐렴구균 백신은 국가별로 유행하는 혈청형이 다르고, 인종에 따라 면역 반응·안전성이 서로 다를 수 있어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 소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실제 접종 효과를 평가하고 국내 예방접종 정책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된다. 조재용 전무는 "코로나19로 어려웠던 시기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소아 대상 임상 시험에서 목표했던 바를 증명했다"며 "다른 백신으로 접종을 시작했을 때 박스뉴반스로 교차 접종할 수 있는 데이터도 NIP에 빨리 등재되는 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안경을 쓴 여성이 말을 하는 모습
양산부산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수은 교수/사진=한국MSD 제공
◇박스뉴반스, 20가 교차 접종은 불가능하지만… 의료진 "현재가 중요"
이날 가장 많은 관심사를 불러 모은 내용 중 하나는 박스뉴반스와 화이자의 20가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20'간 교차 접종 여부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박스뉴반스는 프리베나20과는 교차 접종할 수 없다. 관련 임상시험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보호자들이 프리베나20과의 교차 접종을 계획하고 박스뉴반스 대신 프리베나13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보호자들의 백신 선택은 프리베나20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날 연사로 참석한 양산부산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수은 교수는 "현재의 생존이 가장 중요하지, 미래 백신의 상황까지 고려해서 대비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확한 미래에 대해 알 수 없기 때문에, 의료진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에 대한 정보를 보호자들에게 정확하게 제공하고 백신에 대한 장단점·기대 효과 등을 꼼꼼하게 설명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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