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에서 ‘한방 침 치료’ 권장하는데, 효과 있는 것 맞나요? [멍멍냥냥]

[헬스조선·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기획_멍냥주치의]

침 치료 받는 동물
침 치료를 비롯한 수의 한방 치료는 양방 치료만큼 효과가 즉각적이진 않을 수 있으나 꾸준히 시행하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1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시시콜콜한 의문이 많이 생기지만, 조언을 구할 곳은 마땅치 않습니다. 반려동물 질환에서 반려생활 노하우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한 번쯤 궁금했던 것들. 헬스조선이 1200만 반려인을 대신해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에게 직접 물어보는 ‘멍냥주치의’ 코너를 매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반려인 궁금증]“​​반려동물 한방 침 치료, 정말 효과 있나요?” ​
11살 말티즈의 보호자께서, 최근 반려견이 디스크 질환을 진단받았다며 문의 주셨습니다. 심장 질환을 관리하는 중이라 당장은 수술이 어려워 보존적 치료를 시도하는 중이시라는데요. 동물병원에서 한방 침 치료를 몇 번 받아봤는데 차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동물 질환에 적용한 한방 침 치료는 어느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인천점 문종선 원장이 자세히 알려 드립니다.

[멍냥주치의 답변]“​양방처럼 효과 즉각적이진 않으나 ‘맞춤형 치료’ 꾸준히 하면 점차 개선됩니다”
수의한방의학은 인의(人醫)의 한의학 이론을 수의학에 접목한 학문입니다. 사람과 동물은 음양오행 그리고 한방생리학 측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아 생각보다 많은 동물 질환에 수의한방의학 치료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침으로 신체의 혈자리를 자극하면 통증·염증 개선과 면역 체계 조절 등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같은 질환도 환자 체질에 따라 다른 혈자리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합니다.

한방 침 치료 관련 보호자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비과학적인 치료가 아니냐는 질문과 효과가 크게 없다는 후기인데요. 한방(동양의학)이 비과학적이라는 것은 양방(서양의학)의 시선에서만 바라봤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방에서의 장기의 구분은 양방처럼 실체화돼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양방에서의 신장은 간 아래 좌우 양쪽에 존재하는 콩처럼 생긴 장기겠지만, 한방에서는 수분을 흡수하고 위쪽으로 그것을 끌어올리는 시스템 자체를 신장이라고 일컫습니다. 따라서 한 시스템 내에서 음·양 또는 기·혈의 균형이 무너져 문제가 생기면 시스템 내의 다른 부분에서도 연관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서로 관련 없는 부분처럼 보여도 한 맥락 안에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한방의 장점입니다.

효과가 없다는 후기가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양방 치료는 수술을 통한 개선이나 약물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편입니다. 이에 비하면 한방 치료는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편이고, 당장은 개선 정도가 크지 않게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약이나 보조제를 주기적으로 복약하는 것처럼 침 치료도 주기적인 반복이 필요합니다. 한방 침 치료는 무수한 혈자리 중 지금 가장 필요하거나 효과적일 수 있는 자리를 선택해 자극합니다. 환자 몸 상태가 시시각각 변하므로 시침하는 자리는 계속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서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시행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양방과 한방은 접근법이 조금 다릅니다.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보다 낫다고 할 수 없습니다. 각각을 잘 활용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면 됩니다. 양방의 치료는 질병의 원인 제거와 교정에 적극 개입합니다. 한방은 음양오행에 입각한 환자의 개별적인 특성을 파악한 다음, 고유의 생리적인 기능 회복을 돕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수술과 같이 마취를 동반한 침습적인 양방 치료가 어려운 환자는 한방 치료를 통한 보존적 치료를 시도해봐야 합니다. 반대로 골절 환자는 침만 놓으면서 뼈가 붙기를 기다릴 게 아니라 양방을 통한 즉각적 처치에 들어가야 합니다.

양방과 한방이 병용되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디스크 질환입니다. 디스크 돌출 또는 파열로 파행을 겪고 있는 환자는 보통 수술로 원인을 교정해야 합니다. 수술을 받고 재활 단계로 넘어온 환자는 신경 조직 재상을 돕고 기의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전침(전기 침)과 뜸을 이용한 한방 재활 치료를 병행합니다. 노령성 질환으로 환자 몸이 약해 수술받기 어려운 상태라면, 통증을 줄이고 운동 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한방 치료만이라도 단독 시행해야 합니다.

한방 치료는 부작용이 없어 안전합니다. 환자 고유의 치유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보니, 양방보다는 개선 속도가 더딜 수 있습니다. 즉각적 반응이 보이지 않는다고 관두지 말고 장기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충분히 좋은 대안적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프로필사진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인천점 문종선 원장/사진=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제공
경력사항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인천점 대표원장
한국동물병원협회 이사
前)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서울 신사점 진료과장
前)스카이동물의료센터 인천점 부원장
前)스카이동물의료센터 계양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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