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 장애, 남성이 여성의 4배” 유전적 단서 찾았다

입력 2024.10.31 20:00
장난감 차 가지고 노는 남아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남성이 여성보다 유병률이 4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별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국내 연구팀이 찾아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폐 유전자의 성별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국내 연구팀이 찾아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적 상호 작용과 의사소통 결여, 반복 행동 등 증상을 보이는 뇌 발달 장애다. 남성이 여성보다 유병률이 4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다.

고려대 안준용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유희정 교수·기초과학연구원 김은준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장·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도나 월링 교수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이 보유한 한국 자폐인 가족 673가구(2255명) 코호트의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40여 개의 여성 특이적인 자폐 유전자와 403개의 남성 특이적인 자폐 유전자를 규명했다. 이는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최대 규모 연구다.

연구 결과, 여성 자폐 유전자는 주로 유전자 발현 조절의 핵심 요소인 염색질(DNA와 히스톤 단백질로 구성된 복합체)과 히스톤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 유전자는 신경세포 간 소통을 주관하는 시냅스(신경세포 간 연접 부위)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자폐의 주요 유전적 원인인 신규 변이(부모 세대에는 없으나 생식세포에서 발생해 자녀에게 전달되는 희귀한 변이)와 양적 유전점수(수천 개의 유전적 변이가 특정 질환으로 발현될 확률을 계산한 점수)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남을 확인했다.

여성 자폐인이 오히려 남성 자폐인보다 신규 단백질 절단 변이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모와 형제자매 등 자폐인 가족의 유전적 조성을 조사한 결과, 자폐인의 가족 구성원 중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양적 유전 점수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여성 자폐인의 인지 능력이 더 높고 자폐 중증도도 낮았다.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자폐의 유전적 요소에 대한 유전적 민감도가 더 낮음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 저자인 안준용 교수는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인 성차 의학의 기틀을 마련한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자폐와 같은 신경 발달장애의 정밀 진단을 위해서는 성별과 임상적 특징을 모두 고려한 포괄적인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게놈 메디신(Genome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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