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은 주요 질환에 대한 최신 정보를 담아 뉴스레터를 만들고 있습니다. ‘아미랑’은 ‘밀당365’(혈당·당뇨)에 이은 두 번째 레터로, 암 이야기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기대수명(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7.9%입니다. 한 해 동안 8만 명이 넘는 사람이 암으로 사망합니다(2020년 기준). 누구든 암에 걸릴 수 있지만, 누구나 암을 극복하진 못합니다.
암과 동행하는 시대, 암은 무조건 불행일까요? 암에 걸리는 순간, 희망과 행복을 포기해야 할까요? 떨치든 또 떨치지 못하든 암의 강박에서 벗어날 순 없을까요? 헬스조선은 암과 동행하는 법에 대해, 암과 이별하는 법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아미랑’은 그 결과물입니다.
매주 화·목요일 뉴스레터를 발행합니다. 목요일엔 당분간 이병욱 박사의 편지를 연재 형식으로 띄웁니다. ‘암 보완통합의학’의 대가로 인정받는 분입니다. 이 박사는 “암에 걸렸을 때 마음가짐과 행동에 따라 예후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합니다. 암 전문가의 간곡한 사연을 눈여겨 보아주십시오. 매주 화요일엔 암 관련 국내외 최신 연구를 정리해드립니다.
암은 어쩌면 불안하고 조급한 시대의 한 징후일지 모르겠습니다. 꼭 암 환자가 아니더라도, ‘아미랑’이 전하는 이야기를 통해 건강한 삶을 회복하셨으면 합니다. 암, 이제 두려워 마십시오.

암환자는 암 자체도 잘 치료해야 하지만 심리적인 문제도 세심히 관리해야 합니다. 암환자의 우울증과 자살률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혼자 끙끙 앓지 마세요. 전문적인 도움, 받을 수 있습니다.
오늘의 암 레터 두 줄 요약
1. 암환자의 우울증 위험과 자살률, 심각한 수준입니다.
2. 주저 말고 주치의에게 말하세요!
암환자의 ‘디스트레스’, 심각한 수준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대와 독일 레겐스부르크대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각각 발표됐습니다. 영국 연구팀은 1998~2020년 26종의 암 진단을 받은 총 46만 명의 건강 기록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암 진단 후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이 5%, 불안장애를 진단 받은 사람이 5%로 조사됐습니다. 암 환자의 4분의 1은 약물 남용 장애를 겪고 있어 정신적 문제가 가중됐습니다. 독일 연구팀은 전 세계 2200만 명의 암 환자를 분석했습니다. 암 환자의 자살 위험이 일반인보다 85% 높았습니다. 특히 췌장암처럼 예후가 좋지 않은 암을 앓고 있으면 그 가능성은 더 커졌습니다.
암 환자는 우울해지기 쉽습니다. 암 자체에 대한 두려움, 일상이 바뀌는 데에서 오는 낯섦, 항암·방사선 치료의 여러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우울을 유발합니다. 미국국립종합암네트워크는 암 환자가 겪는 모든 정신적인 고통을 ‘디스트레스(distress)’라고 명명했습니다. 암 환자의 35~44%가 디스트레스를 겪는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들은 우울, 불안, 불면 등을 호소하는데요. 증상이 심하면 전문적인 약물·심리치료가 반드시 수반돼야 합니다.
정신 건강 약해지면 암 치료에 악영향
대부분의 질병이 그렇듯 암도 마음이 편안해야 치료가 잘 됩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자연살해세포(NK세포)의 기능이 떨어진다”며 “그러면 암 재발·전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습니다. 석정호 교수에 따르면, 암 환자가 암 진단 초기에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면 통증을 덜 느끼고 생존율이 올라가는 등 예후가 좋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정신건강을 잘 관리한 말기 암환자가 증상이 호전돼 수명이 길어진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태석 교수(한국정신종양학회장)는 “암에 걸리면 대체적으로 감성적으로 변하는데, 이때 심리적인 케어를 잘 받지 못하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의료비용도 증가한다”고 말했습니다.
암환자 ‘심리 문제’ 다루는 학문도 생겨
암환자의 심리적인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정신종양학’이라는 학문 분야가 새로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 초반에 처음 생겼고, 우리나라는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2014년에 학회가 설립됐습니다. 암의 경과에 따른 심리·사회적 돌봄을 제공하는 의학 분야입니다. 암 치료가 중심이되, 환자의 정신건강 측면까지 함께 돌봐야 한다는 개념에서 비롯됐습니다. 대형병원에서 ‘암 스트레스 클리닉’ ‘삶의 질 향상 클리닉’ 등의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김태석 교수는 “심리적인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암 주치의에게 주저 말고 말하라”며 “그러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연계해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심하지 않더라도 ▲두려움 ▲불면 ▲우울함 ▲과도한 슬픔 ▲좌절감 같은 심리 문제를 겪고 있다면 꼭 주치의에게 알리고 도움을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