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명 걸린 '살모넬라' 식중독… 원인 식품은 'OO'

입력 2021.08.09 17:28

식약처, 살모넬라 식중독 70%가 계란 때문

김밥
김밥은 여러 재료를 한 도마 위에서 손질, 조리하는 경우가 많아 교차오염 가능성이 크다.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경기도 분당의 김밥집, 부산의 밀면집 등에서 집단 식중독이 잇따라 발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경기 성남 김밥집 두 곳에서 발생한 식중독 환자는 약 270명, 부산 연제구 밀면집에서 발생한 환자는 약 450명에 이른다. 식약처는 이들의 식중독 원인을 '살모넬라균'으로 꼽았다. 살모넬라균은 주로 가금류 등 동물의 장내에 서식한다. 조사에 따르면 살모넬라균이 사람에게 전파되는 가장 결정적인 매개 식품은 '계란'이므로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김밥·밀면 속 '계란'이 원인… 날계란도 아닌데, 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분당 김밥집 두 곳에서 김밥을 먹은 후 식중독 증상을 보여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한 환자 5명의 배설물을 채취해 검사했다. 그 결과, 환자 1명에게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으며 나머지 4명은 살모넬라균 감염 흔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성남시가 김밥집 두 곳을 조사한 결과, 두 지점이 같은 업체로부터 공급받은 식재료는 계란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밀면집의 밀면에 들어간 계란 고명에서도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식약처 식중독예방과 김성일 과장은 "김밥집과 밀면집의 식중독 원인이 계란에서 비롯된 것으로 짐작되지만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에 공급된 계란의 품질에 문제가 있었는지, 조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정지원 교수는 "계란이 유통되는 과정에서 상온에 장기간 보관되어 있으면 살모넬라균이 증식할 수 있다"며 "계란을 조리할 때 충분히 고온에서 익히지 않았을 경우에도 살모넬라균이 남아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살모넬라 식중독 환자 5596명 중, 67%(2744명)가 계란으로 인해 식중독에 걸렸다. 주로 김밥처럼 계란 고명이 포함된 복합조리 식품이 문제가 됐다.

살모넬라균은 고온에 충분히 가열하면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밥에 들어가는 계란 고명은 익힌 계란임에도 살모넬라균이 남아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식약처는 '교차오염'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성일 과장은 "오염된 식재료를 만진 후 세정제로 손을 씻지 않고 다른 식재료나 조리도구를 만져 '교차오염'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식재료를 완전히 가열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특히 김밥은 여러 재료를 한 도마 위에서 손질, 조리하는 경우가 많아 교차오염 가능성이 크다.

◇계란 만진 후에는 손·도마·조리기구 바로 씻어야
식중독이 두려워 계란 섭취를 피할 수도 없는 노릇. 외식할 때 살모넬라균 감염을 예방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계란은 냄새나 맛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렵다. 김성일 과장은 "맨눈으로 관찰하거나 맛을 보더라도 살모넬라균 오염 여부를 판별할 수 없으므로 위생관리로 식중독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중독이 발생한 분당의 김밥집 중 한 곳은 개업 3개월 만에 위생 불량 민원이 제기된 곳이기도 하다. 정지원 교수는 "살모넬라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위생 관리가 검증된 곳에서 식사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집에서 계란을 조리할 때도 위생 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 정지원 교수는 "계란 요리를 할 때는 내부온도가 7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다른 음식을 조리할 때도 62도 이상에서 30분 이상 가열해야 살모넬라균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계란을 덜 익혀 먹어야 한다면, 저온 살균된 계란을 사용한다. 정지원 교수는 "계란 자체는 익히면 감염을 피할 수 있지만, 조리 과정에서 다른 식품에 옮겨질 수 있다"며 "계란이나 닭 등을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과 도마, 조리기구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계란을 먹은 후 참기 어려운 설사 증상이 나타나거나, 고열이 동반된다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설사 증상에 무턱대고 지사제(설사약)를 먹으면 식중독균이 배출되지 않아 오히려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정지원 교수는 "건강한 성인이 식중독에 걸리면 자연적으로 나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고령자나 면역저하자의 경우 항생제를 투약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길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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