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말자! 시니어 67화]

전국적으로 무더위와 함께 꿉꿉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장마의 이른 종료와 한반도 열돔 현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폭염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도 늘어나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여름 전력수요 상한 전망은 94.4기가와트(GW)로 예상된다. 이는 111년 만의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했던 2018년 여름의 92.5GW를 상회하는 수치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은 상쾌한 기분을 되찾고 온열질환 및 탈수 증세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냉방기기들과 너무 친해지다 보면 냉방병으로 인해 탈이 나기도 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신체 항상성 및 체온조절 기능이 약해지는 만큼 시니어들은 냉방병에 취약하므로 더욱 주의를 요한다.
보통 냉방병이라고 하면 감기와 비슷한 질환을 떠올리기 쉬우나 냉방병 증상은 두통, 발열, 피로감, 건조한 피부, 복통, 소화불량 등 매우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만약 최근 건강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났다면 냉방기기에 너무 노출돼 있지는 않았는지 그간 생활 패턴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냉방병의 본질은 과도한 냉기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실내·외 온도 차이가 섭씨 5도 이상일 경우 걸리기 쉽다. 이때부터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발생해 체온유지 및 호르몬 분비가 잘 조절되지 않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냉방병 증상은 실내·외 온도 차를 줄이는 방법만으로도 수일 내에 완화된다. 평소 에어컨 온도가 너무 낮게 설정된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최소 2시간마다 5분 이상 환기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장소 방문이나 대중교통 이용과 같이 온도 조절이 힘든 상황이라면 긴 옷을 휴대해 체온 손실을 막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여름철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우리 몸이 필요 이상의 냉기를 받아들이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날것이나 차가운 음식의 섭취는 되도록 피하고 삼계탕, 추어탕 등 성질이 따뜻한 이른바 보양 음식들로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도움된다. 신체 내부의 열기를 땀으로 배출해 체온을 유지하는 선조들의 ‘이열치열’ 건강법이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이유다.
이외에 냉방병으로 인한 두통이나 소화불량이 심할 때는 팔꿈치 부근 오목하게 들어가는 부위에 있는 '곡지혈'을 지압하면 소화기능 전반을 좋게 하고 경맥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 효과가 있다. 엄지와 검지 사이에 있는 ‘합곡혈’을 같이 눌러주면 더욱 효과가 좋다.
여름은 더위와 높은 습도로 인해 각종 건강문제가 생기기 쉽다. 한방에서 여름은 '내실을 기하는 시기'다. 더위를 피하려다 냉기에 노출돼 잔병치레하지 않도록 올해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