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병인 줄 알았는데 '레지오넬라증'?… "폐렴까지 이어져"

입력 2020.07.22 10:08

기침하는 여성
두통, 기침 등 여름 감기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레지오넬라증일 수 있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옛말은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다. 여름에도 '빵빵한' 에어컨으로 인해 여름 감기, 즉 냉방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냉방병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레지오넬라균 감염에 의한 호흡기질환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두통, 콧물 생기면 냉방병 의심… 여성 더 취약
우리 몸은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온도 조절 중추로 체온을 유지하고 조절한다. 온도 조절 중추는 신체 곳곳의 온도 정보를 신경을 통해 전달받고 설정 온도와 비교해 편차가 있을 때 조정하는 통합적인 역할을 한다. 온도 조절 중추가 온도 변화를 감지하고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 정도는 5도 내외다. 따라서 바깥 기온과 실내온도 차이가 크면 체온 조절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몸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신경계 교란은 스트레스에 대응하고 신체기능을 유지하는 몸의 기본 대사시스템을 비활성화시켜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냉방병도 이와 관련 있다. 냉방병은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 공간에서 냉방이 지속될 때 걸린다. 뜨거운 외부 온도와 달리 차갑고 건조한 실내 공기 탓에 호흡기 점막과 기관지가 마르면서 면역 저항력이 떨어지면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한병덕 교수는 "냉방병에 걸리면 일반 감기와 마찬가지로 두통, 콧물, 재채기, 코막힘 증상이 나타난다"며 "소화불량, 하복부 불쾌감, 설사 등 위장장애까지 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더불어 "여성은 남성보다 냉방병에 취약해 생리가 불규칙해지거나 생리통이 심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상 오래 지속되면 '레지오넬라증' 검사 필요
냉방병으로 의심되는 호흡기증상, 위장장애 등의 정도가 심하거나 오래 낫지 않으면 레지오넬라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레지오넬라증을 유발하는 레지오넬라균은 에어컨의 냉각수, 공기 중에 있던 레지오넬라균이 사람에게 흡입되면서 감염을 일으킨다. 레지오넬라증은 크게 폐렴형과 폰티악열(독감형)으로 나뉜다. 폐렴형은 만성폐질환자나 흡연자 또는 면역저하환자에서 주로 발생하고 발열이나 오한, 마른기침, 가래, 근육통, 의식장애 등을 유발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폐농양, 농흉(흉막강에 고름이 고인 것), 호흡부전, 횡문근 융해증, 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폰티악열은 폐렴형보다는 비교적 가벼운 임상양상을 보인다. 보통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에게서 잘 발생하고 피로, 권태감, 근육통 등의 증상이 시작된 후 발열, 오한, 기침, 설사,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특별한 치료 없이도 증상 발현 2~5일 후 자연스럽게 완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충분한 휴식이 최선의 치료법
냉방병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실내 냉방을 할 때 실외와의 온도 차이를 5도 내로 유지시키는 것이다. 냉방이 가동되는 곳에 오래 머물러야 한다면 에어컨의 찬바람을 직접 피부에 닿지 않게 하고, 긴 겉옷을 준비해 추울 때 체온을 조절한다. 또한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찬 음료를 먹기보다 따뜻한 음료를 마셔 몸을 따뜻하게 데우는 것이 좋다. 한병덕 교수는 “차갑고 건조한 실내 환경을 개선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냉방병 증상은 대부분 좋아진다"며 "그러나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이 불편한 경우에는 내과 또는 가정의학과 진료 후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지나친 냉방상태에 오래 방치돼 증상이 심해지면 폐렴 등의 합병증까지 생길 수 있어 반드시 주의하라"고 말했다.

<냉방병 예방 수칙>
1. 지나친 냉방을 피하고 실내 온도를 22~26도로 설정한다.
2. 2-4시간마다 5분 이상 창문을 열어 환기시킨다.
3. 에어컨은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며, 필터는 2주에 한 번씩 청소한다.
4. 찬물이나 찬 음식을 너무 많이, 자주 마시지 않는다.
5.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으로 면역력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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