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삼진제약이 항암제 ‘입랜스’의 주성분인 팔보시클립의 단점을 개선한 조성물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제제 개발을 진행해 권리화 작업에 나선 상태로, 향후 제품 개발을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17일 특허청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용해도 및 안정성이 개선된 팔보시클립을 포함하는 약학 조성물’ 발명에 대한 특허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발명은 용해도와 안전성을 높인 팔보시클립 제제에 관한 것이다.

팔보시클립은 호르몬 수용체(HR)-양성 및 사람 상피 세포 성장 인자 수용체2(HER2)-음성인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의 일차 내분비 요법으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 또는 내분비 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여성에서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으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팔보시클립의 유리 염기의 용해도는 미국식품의약국(FDA) NDA 212436에 기술된 바와 같이 pH에 매우 의존적이어서 pH 4.5 이상의 환경에서 용해도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양상을 나타낸다. 이 때문에 위장의 pH가 통상의 범위보다 높거나,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와 같이 위산 분비를 저해해 위장의 pH를 상승시키는 약물에 대한 병용 투여가 이루어지는 환자군에서 불량한 흡수, 감소한 생체이용률이 관찰될 수 있다.

팔보시클립을 포함하는 최초의 고형 제제인 화이자(Pfizer)의 ‘입랜스캡슐(IBRANCE capsule)’은 낮은 pH 환경을 제공하는 위장에서 제제가 오래 머물며 팔보시클립의 충분한 용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음식물과 함께 복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삼진제약은 높은 pH 환경에서도 주성분인 팔보시클립의 용해가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팔보시클립과 아민기가 적어도 하나 이상인 아미노산을 포함하는 조성물(이하 신규 팔보시클립 조성물)을 개발해 특허등록 절차에 나섰다.

회사 측이 대한민국약전 용출시험 2법에 따라 비-싱크(non-sink) 조건인 pH 6.8 매질(KP)에서 용출시험을 실시한 결과, 신규 팔보시클립 조성물의 용해도는 30% 이상으로 확인됐다. 아미노산을 포함하지 않은 기존 팔보시클립 제제의 용해도가 15%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용해도가 두 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신규 팔보시클립 조성물은 보관 중 안전성도 뛰어났다. 아민기를 포함하는 팔보시클립 조성물은 8주 뒤에도 유연물질 발생량이 거의 늘어나지 않았으며, ICH 가이드라인의 기준에도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광동, 제네릭 허가 획득

2027년 3월 이후 출시 전망

‘입랜스’는 아직 특허장벽이 남아있어 후발 제품이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물질특허를 제외한 나머지 특허들은 국내 제약사들에 공략돼 ‘입랜스’의 물질특허가 끝나는 오는 2027년 3월 이후에는 제네릭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입랜스’ 특허공략에 성공한 제약사는 대웅제약과 광동제약 등 2곳이다. 이들 제약사는 특허도전에 성공한 뒤 이미 ‘입랜스’ 제네릭 허가도 획득한 상태다. 다만 광동제약은 캡슐형 제제로, 대웅제약은 정제형 제제로 각각 제네릭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입랜스’는 국내에서 지난 2016년 최초 캡슐제로 출시됐으며, 정제는 2022년 이후 등장했다. ‘입랜스’ 정제는 2023년 보험급여를 획득하며 판매가 본격화했는데, 수입액은 지난해 기준 1615만 달러로, 캡슐제 1730만 달러에 이미 근접한 상태다.

특히 화이자 측이 기존 캡슐제에서 정제로 스위칭 작업을 진행하면서 ‘입랜스’ 캡슐제의 수입액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입랜스’ 정제형 제네릭을 허가받은 대웅제약이 캡슐제 제네릭을 허가받은 광동제약보다 더 유리한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