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물량이 오는 26일 국내에 첫 도착한다. 대한항공편을 통해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진 화이자 백신은 국내 도착 후 특수 컨테이너에 실려 접종 장소로 옮겨진다. 백신 접종 전까지 영하 75도 초저온 환경이 요구되는 만큼, 항공사와 운송·보관업체 또한 사전에 구축한 특수 설비를 통해 보관·수송에 나설 예정이다.
◇화이자 백신, 26일 오후 국내 첫 도착
보건당국에 따르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은 오는 26일 오후 12시 1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다. 이번에 도입되는 백신은 총 5만8500명분(11만7000회분)으로, 정부와 ‘코백스 퍼실리티’ 간 계약에 따라 공급받는 백신 1000만명분 중 일부 물량이다. 정부가 화이자와 계약한 백신 1300만명분과는 별개며, 화이자로부터 직접 구매한 백신은 식약처 허가를 거쳐 2분기 중 공급될 예정이다.
◇국제 수송 맡은 대한항공, 전담팀 꾸려 일찌감치 준비 착수
이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백신은 접종 장소로 곧장 운반된다. 지난해 독감 백신 상온 노출 사고 이후 백신 유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정부도 안전한 백신 수송을 위해 어느 때보다 만전을 기하는 분위기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mRNA백신 특성 상 변질을 막고 안전하게 유통하기 위해 영하 75도 초저온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때문에 ‘백신 수송 작전’에 참여하는 업체들 또한 초저온 백신 유통·보관에 대비해 일찌감치 특수 장비와 시스템을 구축했다. 네덜란드에서 국내로 화이자 백신 수송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부터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전용 시설 구축·점검 등 백신 수송을 준비해왔다. 컨테이너 업체와 계약을 통해 온도조절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를 확보했으며, 지난 3일 정부와 백신 도입 대비 모의훈련도 진행했다. 최근 코백스 코로나19 백신 전담 수송 항공사로 선정돼, 추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로 백신을 수송할 예정이다.
◇통합관제센터에서 국내 유통 상황 실시간 추적·관리
도착한 백신의 국내 유통은 ‘코로나19 백신 유통관리체계 구축·운영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된 SK바이오사이언스를 필두로 담당 업무 별 전문 협력 업체들이 수송, 보관을 맡는다. 엠투클라우드는 사전에 구축한 IoT 기반 통합관제센터를 통해 백신 위치와 온도를 실시간 추적·관리하며, 지트리비앤티와 동원아이팜이 백신 물류와 유통을 담당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들 업체와 함께 백신별 입·출고와 재고 관리, 지역·접종기관별 백신 공급 현황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질병관리청에서는 지자체가 화이자 백신을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할 수 있도록 냉동고 구매 비용을 지원한다.
◇준비 끝낸 한국초저온 “백신만 오면 된다”
화이자 백신 보관을 맡은 한국초저온도 모든 준비를 마쳤다. 동원아이팜과 창고 사용 계약을 체결한 한국초저온은 정부가 화이자로부터 구매한 1300만명분의 백신 보관을 담당한다. 다만 26일 도착하는 백신은 비교적 물량이 적어, 평택 한국초저온 물류센터를 거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 한국초저온 관계자는 “백신 보관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며 “보유하고 있는 창고 3곳 중 121㎡, 679㎡ 크기의 창고 2곳을 백신 보관 창고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창고들은 그동안 냉동 참치와 의약품 창고로 각각 활용돼왔으나, 현재는 백신 보관을 위해 공간을 모두 비웠다. 창고 온도 역시 화이자 백신 보관이 가능한 영하 70도 이하로 맞춰진 상태다.
한편, 화이자 백신은 오는 26일 도착 후 27일부터 의료진 5만4910명을 대상으로 1차 접종될 예정이다. 아직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지만, 의약품 특례수입을 승인받으면서 접종이 가능해졌다. 의약품 특례수입은 공중보건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을 해외에서 들여올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백스로부터 백신을 공급받기 위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특례수입을 승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