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지 파거나 코 세게 풀다가 귀에 '구멍'이… 청력 잃을 수도

코 푸는 사진
귀를 무리하게 파거나, 코를 세게 풀면 외상성고막천공이 생길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서양 속담에 '코끼리 다리보다 가는 것은 귀에 넣지 말라'는 말이 있다. 예로부터 귀지를 파내는 것이 좋지 않다고 전해진 것이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들도 귀지는 일부러 제거하지 않아도 저절로 밖으로 밀려 나오므로 일부러 귀지를 제거하지 말라고 권한다. 이를 무시하고 귀를 무리하게 파면 귀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코를 너무 세게 풀어도 마찬가지다. 귀에 구멍이 생기는 질병인 '외상성고막천공'에 대해 알아봤다.

◇귀 파거나, 손으로 맞거나, 코 세게 풀면 생길 수 있어

고막은 외이도의 가장 안쪽에 있는 직경 약 9mm, 두께 0.1mm의 얇은 타원형 막으로, 중이에 대한 방어벽이 되고 음파를 진동 시켜 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고막에 구멍이 생기면 통증, 출혈, 청력저하, 이명 그리고 어지럼을 일으킨다. 고막에 구멍이 생기는 외상성고막천공의 원인으로는 주로 머리핀이나 이쑤시개, 귀이개 등으로 귀를 파다가 실수로 고막에 직접 손상을 주는 경우가 많다. 손으로 맞거나 폭발 등 외이도에 갑작스러운 기압변화가 생겨 고막이 손상되는 경우도 있다. 코를 세게 푼 경우 이관을 통해 압력이 전달돼 고막에 손상을 주기도 한다. 측두골(옆머리뼈) 골절을 동반한 외상도 고막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난청, 이명 증상 나타나… 지속되면 청력 손실 올 수도

손상 직후에는 난청과 이명(귀 울림)이 나타나고, 손상된 고막에서 출혈이 생겨 외이도 밖으로 피가 흘러나올 수 있다. 심하면 통증이 동반된다. 이때 중이에 물이 들어가면 파열성 중이염이 발생해 귀에서 진물이나 피가 나올 수 있다. 외상에 의한 두개골 골절로 인해 고막이 손상된 경우, 외이도로 맑은 뇌척수액이나 혈액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이 경우 중이의 뼈가 파괴되거나 내이의 구조가 손상돼 어지러움이나 안면신경 마비 등이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천공(구멍)이 지속되면 추가적인 감염이 발생해 청력 소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다면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2개월 이상 지속되면 주변 조직으로 구멍 메워 수술

천공이 아주 작다면 자연적으로 막히도록 경과를 관찰한다. 외부를 통한 감염이 있거나 압력이 가해지면 치유를 방해하므로 귀에 물이 들어가거나 코를 세게 푸는 일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구멍이 자연적으로 막히기 어려운 정도라면 고막 위에 얇은 종이를 대는 '고막첩포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현미경을 통해 고막의 주변부에 화학물질을 발라 고막의 성장을 촉진한 후 첩포(얇은 종이)를 고막 위에 얹는다. 고막이 완전히 치유될 때까지 몇 번의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만약 2개월 이상 천공이 지속될 경우 귀 주변에서 지방, 근막이나 연골막 등을 조금 떼어내어 구멍을 메꾸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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