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 진짜 신체 건강에 영향 미칠까?

입력 2021.10.07 23:00

층간 소음 갈등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간혹 살인 사건까지 이어지는 비극적인 소식이 들리기도 한다.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얼마나 크길래 이런 갈등을 불러오는 것일까?

소음은 스트레스를 넘어 신체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1년, 연구결과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소음과 심혈관질환 사이의 연관성이 있다는 결론을 냈다. 소음은 스트레스 유발 인자가 되고, 스트레스호르몬을 증가시키며 자율신경계인 교감신경을 항진시킨다. 교감신경의 항진이 지속되면 혈압과 혈당 증가, 혈중 지질 농도 증가, 심박출량에 악영향을 미쳐 동맥경화증·협심증·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소음은 또한 수면장애를 일으켜 신체 리듬을 깨뜨려 심장·혈관에 부담을 준다. 2015년 유럽환경청(EEA)은 소음 노출로 인한 심장 문제로 매년 최소 1만명이 조기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소음은 정신질환을 악화시키고, 정신질환의 잠정적인 원인이 된다. 2009년 대한스트레스학회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항공기 소음 노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692명과 대조 지역 거주민 259명을 대상으로 불면증·불안·우울 척도 등을 분석한 결과, 소음 노출 수준이 높은 지역의 거주민에게서 불안과 우울 관련 증상이 많이 나타났다.

그밖에 소음은 아이들의 인지 기능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네덜란드 국립환경보건연구원(RIVM) 등의 연구에 따르면 항공기 소음에 장시간 노출된 아이들은 독해 능력이 떨어지고 인지 기억 발달에 장애를 겪었다.

어느 정도 크기의 소음이어야 할까? 연구에 따르면 대략 50~60㏈ 사이의 소음에 노출되면 혈압 상승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윗층에서 아이들의 발걸음이나 뛸 때 나는 소리는 40㏈ 정도, 망치질이나 가구 끄는 소리는 59㏈ 정도다(한국환경공단). 그러나 개인에 따라 소음 민감도가 다른 점을 감안해야 한다.

소음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소음 민감도가 크다면 더욱 그렇다. 소음 민감도는 질병이 있거나, 깊은 수면을 잘 못 취하는 노인·수험생 등이 높다. 반면 마음을 편하게 먹거나 다른 일에 집중하면 민감도는 떨어진다.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소음이 심한 공간을 잠시나마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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