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올가을 최고치를 기록했다. 6일 저녁 기준 서울, 인천, 경기, 충남, 전북은 모두 오전에 이어 미세먼지 '나쁨'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에는 오후 2시 초미세먼지 주의보까지 발령됐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성된 미세먼지가 대기 정체로 머물러있는 데다 국외에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더해져 대기 중 먼지 농도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미세먼지는 인체에 다양한 악영향을 미친다. 숨을 들이쉴 때 미세먼지가 입과 코로 들어오는데, 크기가 작으면 코점막 등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폐 속 공기주머니)까지 침투한다. 그러면 폐포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교환될 때 미세먼지가 모세혈관을 통해 혈액에 섞여 들어가면서 온몸의 혈관으로 퍼진다.
그러면 폐 세포가 손상되고 돌연변이가 생기면서 폐암 위험이 커진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5ug/㎥ 높아질 때마다 폐암 위험이 18% 증가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10ug/㎥ 높아질 때마다 폐암 위험이 22% 높아진다는 덴마크 연구 결과가 있다. 국내 질병관리본부에서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수록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입원율과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기도와 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기도가 좁아지는 병이다.
미세먼지가 혈액 속으로 들어와 혈액이 끈적해지는 것도 문제다. 우리 몸이 백혈구 등의 면역 반응 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서 혈관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미세먼지가 뇌에 침투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뇌에는 유해물질을 걸러내는 'BBB'라는 장벽이 있다. 그런데 초미세먼지 같은 입자가 작은 물질은 이 장벽을 뚫고 뇌 안으로 침투한다. 그러면 뇌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 실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에 산 사람일수록 인지기능이 퇴화되는 속도가 빨랐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가 있다.
미세먼지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면 우선 호흡기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마스크 착용은 필수인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성능을 인정한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마스크에 'KF' 마크가 붙어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KF80은 평균 86.1%, KF94는 평균 95.7%, KF99는 평균 99.4%의 차단율을 기록한다. 인증된 마스크라도 잘못된 방법으로 착용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보통 고정심(클립)이 있는 부분을 위쪽으로 향하게 해 코와 입을 완전히 덮고, 고정심을 코에 밀착시켜야 한다. 최대한 틈이 없게 해야 미세먼지가 들어오지 않는다. 마스크는 대개 일회용이므로 최대 1~2일 이상 사용한 후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게 좋다.
하지만 마스크로 미세먼지를 100% 차단하기는 어렵다. 마스크 틈 사이로 미세먼지가 들어갈 수도 있고, 마스크를 통과하는 미세먼지가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기관지에 들어온 미세먼지가 폐포에 침투하기 전 한 번 더 걸러내기 위해 기관지와 기관지 섬모(纖毛)를 촉촉히 유지하는 게 좋다. 기관지 섬모는 외부로부터 흡입된 먼지나 이물질을 외부로 운반하고 기도 밖으로 배출시킨다. 이를 위해서 평소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도라지, 생강, 배 등을 즐겨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