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내 곁에' & 루게릭병, 사회의 공감과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화 '내 사랑 내 곁에'

‘내 사랑 내 곁에’는 개봉한 지 9년이 지난 영화지만, 이 영화 속 명장면은 아직도 영화계에서 회자되곤 한다. 주인공 종우가 병에 걸려 의료진의 도움을 받으며 체중계에 눕혀지는 장면이다. 이 모습을 찍기 위해 배우 김명민은 체중을 20kg이나 감량했다고 한다. 대체 무슨 병이기에 이렇게까지 표현하는 걸까. 종우가 걸린 병은 루게릭병이다. 최근 SNS상에서 이슈가 됐던 ‘마네킹 챌린지’, ‘아이스버킷 챌린지’ 등이 바로 이 루게릭병에 걸린 환자의 고통을 공감하고 관심과 기부를 독려하기 위해 시행한 캠페인이다.

루게릭병이란?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이 정식 병명인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 뇌간, 척수에 존재하는 운동신경원이 퇴행하면서 나타난다. 뇌의 신경이 파괴되는 것이다. 전신에 분포한 수의근(의식적으로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는 근육)을 담당하는 신경세포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운동신경의 자극을 받지 못한 근육들이 쇠약해지고 자발적인 움직임을 조절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호흡근이 마비돼 호흡부전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감각신경, 자율신경 등은 침범되지 않아서 감각이상이나 자율신경장애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1930년 미국의 유명한 야구 선수인 루게릭(Lou Gehrig)이 이 질환을 앓으면서 루게릭병이라고 불리게 됐다.

영화 '내 사랑 내 곁에'

우리 몸의 모든 자발적 움직임은 상위운동 신경세포와 하위운동 신경세포의 협력에 의해 이뤄진다. 주먹을 쥐는 것에 예를 들면, 먼저 뇌에서 상부운동 신경원을 통해 손 근육을 통제하는 부위의 척수로 ‘주먹을 쥐라’는 명령을 전달한다. 그다음 척수에서 해당 근육으로 신호를 보내 우리는 주먹을 쥘 수 있게 된다. 상부운동 신경원이 망가지면, 척수로 명령을 전달하지 못하게 된다. 뇌의 통제에서 벗어난 척수는 자기 마음대로 근육에 명령을 보내고, 근육은 긴장이 지나쳐서 경직 상태에 이른다. 하부운동 신경이 망가지면 척수는 근육에 전혀 명령을 보내지 않고, 근육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결국 근육이 쇠약해지고, 위축돼서 양이 줄어든다. 루게릭병은 상부와 하부의 운동 신경원이 모두 손상돼, 이 두 가지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루게릭병은 매년 10만 명당 1명꼴로 발병한다. 루게릭병을 앓는 환자는 전체 인구 중 10만 명당 4~8명꼴이며, 평균 발병 연령은 50대이지만 30대에도 발병할 수 있다. 루게릭병은 발병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래서 더 무서운 병이기도 하다.

영화 '내 사랑 내 곁에'

예후는 어떨까?

루게릭병은 근육의 위축 및 마비, 경직이 기본 증상이다. 환자마다 증상의 주된 부위나 정도가 다르다. 초기 증상이 시작되는 부위에 따라 다리 힘이 빠져 보행이 어려워지거나, 팔이나 손의 힘이 빠지거나,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음식물을 삼키기가 어려워지는 식으로 나타난다.

루게릭병은 발병 후 3~4년이 지나면 호흡기에 의존하는 상태가 되거나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일부 환자는 10년 이상 살기도 하는데, 그중 한 명이 바로 세계적인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다.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 박승일 전 코치는 2002년 루게릭병을 진단받고 루게릭병과 싸우고 있다.

루게릭병 치료에 쓰는 여러 가지 약물을 개발 중이긴 하지만, 아직 확실하게 효과가 입증된 건 없다. 다만, 루게릭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약제가 있다.

‘살아있는 지옥’ 되지 않으려면…

루게릭병이 희귀난치병 중 하나이긴 하지만,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하고 기대여명을 늘리기 위한 의료계 등 사회 전반의 노력이 활발하다. 하지만 루게릭병 환자들은 자신의 육체 안에 갇힌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삶을 ‘살아있는 지옥’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정신은 살아있는데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게 그만큼 고통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가족의 심리적 지지와 공감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가족의 이해가 뒷받침돼야 환자가 의지를 갖고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다.

영화 '내 사랑 내 곁에'

영화 ‘내 사랑 내 곁에’ 줄거리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종우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장례식장에서 장례지도사인 지수(하지원)를 만난다. 둘은 사랑에 빠지고, 1년 뒤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식장은 바로 병원이다. 종우가 앓고 있는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가 사멸하는 질환으로, 먹고 말하는 등 모든 움직임이 서서히 어려워지는 병이다. 이런 병을 앓고 있지만 종우는 지수가 늘 곁을 지켜준다는 행복감 때문에 강한 의지를 갖고 치료를 받는다.
6인 병실에는 전신마비거나 식물인간 상태인 환자들이 입원해 있다. 회복세를 보이는 환자들을 보며 종우와 지수도 희망을 갖지만, 종우의 병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얼굴에 앉은 모기를 쫓는 것조차 못 하는 지경에 이른다. 자신을 돌보며 더 힘들어질 지수를 위해 지수를 내치려는 종우와, 종우 곁을 끝까지 지키려는 지수의 사랑을 영화는 가슴 아프게 그려냈다. 결국 종우는 세상을 떠난다. 종우의 마지막 가는 길엔 지수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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