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 빠르면 내년 임상시험

황반변성은 주로 노화 때문에 생긴다. 노화가 주요 원인인 황반변성을 '건성 황반변성'이라 하는데, 황반 주변에 노폐물이 쌓여서 문제가 된다. 처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병이 진행될수록 시야 중심부가 흐려지는 게 특징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 부위가 점차 크고 어두워져 앞을 보는 게 힘들어진다. 이들 10명 중 1명은 '습성 황반변성'으로 발전한다.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에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기는 게 문제로, 병의 진행 속도가 빨라 시력이 급격히, 영구적으로 떨어진다. 아직까지는 습성 황반변성 치료법만 나와 있다. 이마저도 완치 목적이 아니고, 눈 안에 신생혈관이 생기지 않게 하는 약물을 넣어 병이 더 진행되지 않도록 막는 수준이다.
그런데 최근, 건성 황반변성 단계일 때 줄기세포를 이용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이동률·정영기 교수와 미국 하버드대 이장 교수팀이 건성 황반변성 환자의 피부 세포를 난자와 융합해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를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라 하는데, 피부 세포에서 빼낸 핵을 난자에 넣는 방식으로 만든 배아줄기세포(어떤 조직으로든 자라날 수 있는 세포)다. 이번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성공률(7.1%)은 지난해 성공률(2.6%)을 크게 웃돈다. 난자의 상태에 상관없이 줄기세포를 복제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차병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이용해 건성 황반변성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시험을 허가해 달라고 신청해놓은 상태다. 임상 연구는 이르면 내년 시작된다. 분당차병원 안과 송원경 교수는 "환자 자신의 체세포를 복제해 만든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하면 면역거부반응 없이 손상된 황반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줄기세포로 황반변성을 치료하는 연구가 그동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바이러스를 이용해 만든 줄기세포)를 이용해 황반변성 치료 임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돼 연구가 중단됐다. 차병원도 이번 연구와는 별개로 차바이오텍·오카타테라퓨틱스사(미국)와 함께 '배아(胚芽)줄기세포 유래 망막치료제'를 이용해 건성 황반변성을 치료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약은 면역억제제를 함께 써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정영기 교수는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안전하고 치료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망막의 중심부에 있는 황반이 손상(점선 안)돼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건성 황반변성과 습성 황반변성으로 나뉘며, 건성 황반변성이 80~9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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