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을 호소하는 주부가 늘고 있다. 온갖 집안일로 손목을 많이 쓰는 주부에게 흔히 발생하는 손목터널증후군에 관해 알아보자.
손 저리면 정확한 진단받아야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신경이 지나가는 신경을 압박해 손저림이나 손 감각 이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집안일을 많이 하는 주부나 컴퓨터 마우스를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 악기 연주자 등 손목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 자주 발생한다.
손저림증이 대표 증상이다. 엄지손가락부터 약손가락까지 손끝과 손바닥이 저리며, 일부 손가락의 감각이 둔해진다. 밤에 자다 깰 정도로 심하게 저리기도 한데, 손을 흔들거나 주무르면 나아진다.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인한 손저림증은 혈액순환 장애로 나타나는 손저림증과 차이가 있다. 김우경 교수는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생기는 손저림증은 엄지손가락부터 약지손가락 절반 부분까지 저린데, 특히 손바닥이 많이 저리다. 반면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손저림증은 다섯손가락 모두와 팔까지 저리며, 손끝부터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간혹 손이 저리면 '혈액순환이 잘 안 되나?' 하는 생각에 약국에서 혈액순환개선제를 구입해 복용하거나, 혈액순환에 도움된다고 알려진 건강식품을 섭취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혈액순환에 장애가 있으면 손이 저린 증상보다 찬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손저림증이 심하지 않은 손목터널증후군 초기 단계에는 더운 물에 20~30분 손목까지 담가 찜질하는 것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손목을 돌리거나 털기, 깍지 껴서 손을 앞으로 쭉 뻗는 등의 스트레칭은 일시적인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전문의들은 손저림증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정형외과를 찾아 정확히 진단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김우경 교수는 "목디스크나 당뇨병 합병증이 있어도 손저림증이 나타날 수 있으니, 손이 저리기 시작하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치하면 영구적 감각 이상 초래
손목터널증후군은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보존요법으로 좋아진다. 부목으로 손목을 1~2주일 고정해서 강제로 쓰지 못하게 하거나, 통증을 완화시키는 소염진통제 등 약물을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는다. 그러나 보존요법이 효과 없거나, 손가락이 마비되고 손 근육이 위축될 정도로 심한 경우, 증상이 10개월 이상 지속된 사람은 수술한다.
수술은 아주 가볍고 간단하다. 손목에서 정중신경(손바닥 감각이나 손목과 손의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을 압박하는 근육을 제거함으로써 저린 증상을 없앤다. 한쪽 손을 수술하는 데 5분 정도 걸리며, 손금을 따라 1~2cm 절개해 수술하므로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수술 후 손목에 받치는 부목은 1주일 정도면 충분하다.
간혹 손목터널증후군을 가볍게 여겨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는 사람이 있다. 이상윤 과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오래 방치하면 신경이 변성되어 영구적 감각 이상이 나타나거나, 손의 운동 이상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한다"고 말했다.

손목 무리해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최선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손목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평소 손목이 무리하지 않도록 신경 쓰자. 손목이 구부러진 상태로 오래 있지 말고, 집안일은 손목이 무리하지 않을 정도로 한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손목과 키보드 높이를 비슷하게 맞춰 손목에 각이 생기지 않게 한다. 손목과 손가락 움직이는 운동을 자주 하면 도움이 된다. 이상윤 과장은 "비만이나 당뇨병 등이 있으면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하는 빈도가 높으니, 이런 질환에 걸리지 않게 몸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