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안녕하세요'에서는 모든 음식을 1분 만에 해치우는 ‘1분 식사남’이 등장했다. 그는 콜라 8초, 자장밥 17초, 라면 한 그릇 30초만에 먹는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스튜디오에서 1분 안에 메밀국수 29그릇을 먹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더 신기한 점은, 그가 여태까지 소화불량에 시달린 적이 없다는 점이다.
흔히 음식은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어야 한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1분 식사남은 중학교 때부터 빨리 먹는 식습관을 길들였다고 한다. 그의 위는 정말 안녕한 것일까.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이광재 교수는 “보통 의사들이 음식을 꼭꼭 씹어 천천히 먹으라고 말하는 대상은 ‘일반인’이며 1분 식사남은 예외인 경우다”며 “음식은 일반적으로 잘게 부수고 침을 골고루 묻혀야 소화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1분 식사남이 음식을 빨리 먹는데도 소화불량에 시달리지 않는 이유를 3가지로 요약했다. 첫 번째는,선천적으로 위 적응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사람의 위는 모두 똑같이 생겼다. 그러나 그 기능이 다를 뿐이다”며 “위는 공복 시에 작아지며 음식 생각만 해도 늘어난다. 위 적응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한 마디로 ‘위가 잘 늘어나는 사람’이다. 그래서 많은 음식물을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감각 신경이 둔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감각 신경이 예민한 사람은 둔한 사람보다 같은 양을 먹어도 금방 위가 불편해진다. 그러나 감각이 둔한 사람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어떠한 ‘불편함’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1분 식사남이 음식 빨리 먹는 식습관을 오랫동안 ‘적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분 식사남은 중학교 때 이러한 식습관을 처음 길들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위의 적응 능력과 감각 신경이 둔한 것만으로는 이유가 부족하다. 분명히 1분 식사남은 오랫동안 이 식습관을 유지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1분 식사남은 마른체격이다. 빨리 먹으면 살이 잘 찌지 않을까?
일단 1분 식사남은 음식을 빨리 먹을 뿐 많이 먹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비만의 주요 원인은 음식의 양이지 속도가 아니다”며, “오히려 비만인 사람은 위 운동능력이 떨어져 있다. 마른 체격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위 적응 능력이 좋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1분 식사남의 위는 정말 건강한 것일까? 이 교수는 “지금은 젊기 때문에 이러한 식습관에도 괜찮을 수 있다”며 “하지만 나중에 노화에 따라 소화능력도 반드시 퇴화한다. 특히 뜨거운 음식을 빨리 넘길 때, 식도 점막에 손상이 생긴다. 점막손상은 사람들이 못 느끼는 증상으로, 수차례 반복되면 식도암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