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시간에 사원식당을 둘러보면 대부분 식사시간이 길어봤자 15분을 넘기지 않는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렇게 밥을 빨리 먹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건강에 안 좋다.
실제로 최근 분당서울대병원이 직장인 1289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72%가 “15분 내에 식사를 끝냈다”고 말했다. 5~10분 만에 식사를 끝낸다는 사람도 22%나 됐다. 문제는 이들 중 46%가 속쓰림을, 20%가 목에서 신물이 올라오는 느낌을 받는 등 역류성식도염 증상이 있었다는 것.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30분 먹을 것을 15분 만에 먹으면 시간을 무척 저축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빨리 먹으면 빨리 간다(죽음). 밥을 빨리 먹으면 역류성식도염에서 비만까지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밥을 빨리 먹었을 때 생기는 문제는 이미 과학적으로 잘 증명돼 있다. 첫째, 밥을 빨리 먹으면 헐떡거리면서 먹게 돼 음식을 먹을 때 공기까지 함께 삼키게 된다. 이렇게 되면 ‘헛배’가 불러 소화가 잘 안 되는 공기연하증이 생길 수 있다. 둘째, 밥을 빨리 먹으면 음식물이 침에 잘 섞이지 못해 위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렇게 되면 소화장애가 생기고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기 쉬워진다.
셋째, 비만이 되기 쉽다. 뇌는 음식을 먹기 시작한 후 포만감을 느끼는 데 적어도 20~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이 시간 전에 식사를 마치면 뇌에서는 배가 찼다는 것을 느끼지 못해 천천히 먹을 때보다 훨씬 많이 먹게 된다.
따라서 음식을 먹을 때에는 적어도 20분 이상 먹고 한번에 30회 이상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 그래도 식사속도가 늦춰지지 않는다면 의도적으로 입안에 있는 음식을 완전히 삼킨 다음 음식을 집거나 식사 시간에 잠깐 먹는 것을 멈추고 잠시 그냥 앉아 있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