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그냥 마셔도 될까? '진실과 오해'

입력 2010.03.22 17:10   수정 2010.03.30 11:24

당신은 어떤 물을 마시고 있나요?
- 국민 1.4%의 선택, 수돗물

우리나라의 수돗물 음용률은 1.4%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는 1991년 대구 페놀사건이 계기가 되어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탓이다. 먹는샘물과 정수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동안 상수도사업본부에서는 실추된 수돗물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했다. 실제로 수돗물의 수질은 점차 개선되어 오늘날 서울의 수돗물‘아리수’의 경우, 세계보건기구 권장 수준인 145개 항목을 검사하고 있다.

오늘날 수돗물의 위치

상수도사업본부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돗물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은 쉽게 가시지 않는 듯하다. 환경부조사에 의하면 단지 1.4%만이 수돗물을 그냥 마시고 있고, 대부분 수도세 외에 부가적인 노력과 비용을 들여 대안을 찾는다. 환경부가 2008년 10월 발표한‘환경보전에 관한 국민의식조사’에 의하면 수돗물을 음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막연히 불안해서’라는 답변이 40%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냄새가 나서 19.5%’, 3위는‘녹물이 나서 11.7%’ 순이다.

실제로 수돗물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먹는 물의 종류에 따른 수질 기준 항목을 살펴보면 수돗물이 57개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먹는 해양심층수 53개, 먹는샘물 51개, 먹는물공동시설 48개 순이다. 기본이 되는 기준 항목 및 감시 항목 외에 수도사업자별 자체 검사항목을 정해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그 합계가 한국수자원공사는 250개, 부산은 164개, 서울·대전·울산은 145개에 이른다.

수질은 해결되었다. 그런데도 녹물이?

수돗물 수질관리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정수장에서만 깨끗한 물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노후된 상수관으로 인해 수돗물을 실제 사용하는 가정에서는 다시 더럽혀진 물을 마시게 된다. 환경부는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송배수관 4만2000km를 교체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송배수관은 대부분 교체, 정비되었다. 단, 건물 안쪽의 노후 배관이 수질 저하의 원인이 되어 급수관 교체를 위한 개량공사비를 지원하고 있다. 건물에 물탱크가 있는 경우, 건물주는 6개월마다 1회 이상 청소를 직접 하거나 청소용역을 주어야 한다.

또다시 터진 오염사건, 그리고 물 부족

낙동강 지역은 고질적인 식수 불안에 시달리는 곳이다. 1991년 페놀사건에 이어 발암물질 벤젠·퍼클로레이트 등의 유입, 그리고 2009년 초 1,4-다이옥산까지 이 지역 주민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식수와의 전쟁을 벌인다.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시행했던 태백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국에서 식수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메마름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수질 개선, 이미지상승도 좋지만 지역적인수자원 불균형을바로잡기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물 부족지역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물 아껴 쓰기' 캠페인 등에 참여해 보자.

수돗물, 그냥 마시기에는 맛이 없다?

수돗물을 기피하는 사람 중에는 소독용으로 사용되는 염소의 냄새와 맛에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은“수돗물을 식수로 이용하려면 처음 3분 동안 받은 물은 설거지나 세탁용으로 쓰고, 그 이후에 나오는 물은 마시는 데 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물을 미리 받아 20~30분간 그대로 두면 염소 등 휘발성 물질은 대부분 제거된다. 이때 공기와의 접촉면을 크게 하기 위해 표면적이 큰 용기를 사용한다. 냄새가 없어진 물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8~14℃ 정도에서 꺼내 마시면, 물의 용존 산소량이 증가하고 청량감도 있어 좀더 맛있는 물을 마실 수 있다.

도움말 박샛별(아주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송미연(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안윤옥(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참고서적 《물로 10년 더 건강하게 사는 법》(리스컴), 《물, 치료의핵심이다》(물병자리), 《첨단과학으로 밝히는 물의 신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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