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 '디지털 진단'과 처방

입력 2009.12.01 23:24   수정 2009.12.02 04:56

디지털 사진 찍어 '설태' 분석하는 한방의료기 나왔다
경희대 김진성·박경모 교수팀 개발

입 안의 설태(舌苔) 양을 측정해 구취의 원인과 상태를 진단하는 한방 의료기가 개발됐다. 설태는 입 안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 음식물 찌꺼기, 각종 세균이나 침의 끈적이는 성분이 뒤섞여 혀에 쌓이는 것으로 구취의 주요 원인이다.

김진성 경희대 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와 박경모 경희대 동서의용공학과 교수는 설태의 양을 측정하는 '디지털 설진(舌診)시스템'을 개발해 임상 진료에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혀의 디지털 사진을 찍은 뒤 영상 분석 시스템을 통해 정상 혓바닥의 분홍색과 설태 부분의 허옇거나(백태) 누리끼리한(황태) 색을 분리한다. 이후 색깔을 바탕으로 정상 부분과 설태 부분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백분율로 수치화한다. 설태 면적이 전체 혓바닥의 40% 미만이면 정상이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는 설태의 양을 육안으로 판단했지만 이 기기를 이용하면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설진시스템으로 설태의 양을 측정한 결과. 혀에 있는 설태〈왼쪽〉의 비율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정상 부분을 컴퓨터로 검게 변환했다<오른쪽>./경희대 한방병원 제공

설태의 양이 40% 이상이면 한방 성분으로 만든 가글, 혀 닦기 등의 처방을 한다. 김 교수는 "설태를 닦아도 없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설태가 두텁고 황색을 띠는 사람은 위의 기운(胃氣)이 비정상적이어서 쉽게 체하고(食積), 병적인 물질이 인체에 축적(痰飮)돼 있다고 본다. 설태가 제거되지 않는 사람은 대부분 이런 경우로, 한방내과 치료를 한다"고 말했다.

설태는 평소 양치질을 할 때 혓바닥을 가볍게만 닦아도 저절로 탈락해 없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설태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낀 사람은 대부분 노화·만성질환·약물 등의 이유로 타액의 분비량이 적어지고 끈적끈적해지면서 입 안의 자정작용이 떨어지고 세균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설태는 입 안의 세균과 반응해 가스 형태의 휘발성 황화합물을 만들어 역겨운 냄새를 발생시킨다. 김 교수는 "입 냄새의 85%는 구강 내에 원인이 있는데, 설태는 이 중 60% 정도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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