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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부담이 컸던 기존 편두통 예방 치료를 대체할 치료제가 많아지고 있다. 편두통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을 직접 차단하는 CGRP 억제제가 임상 현장에 도입되고, 새로운 약제의 추가 도입도 예상된다.◇신경전달물질 직접 차단해 편두통 예방과거에는 항우울제, 항뇌전증제, 혈압약(베타차단제) 등을 사용했다. 기존 치료제는 가격이 저렴해 오랫동안 쓰여 왔으나, 부작용이 심한 점이 문제가 됐다. 항우울제·항뇌전증제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이기 때문에 어지럼증·졸음을 견뎌야 하며, 혈압약은 교감신경 수용체에 작용하기 때문에 무기력감·의욕 저하 등을 경험할 수 있다.노원을지대병원 김병건 교수는 "기존 약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자 저용량으로 처방해 왔으나, 그럼에도 부작용이나 낮은 효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환자가 상당수 있었다"며 "1년 동안 계속 처방했을 때, 1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 약을 먹고 있는 환자가 약 20%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부작용을 개선하고, 치료 효과를 높이고자 최근에는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억제제'가 쓰이고 있다. CGRP는 혈관 확장, 통증 신호 전달, 염증 등에 관여해 편두통 악화를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로, CGRP와 수용체가 결합하지 못하도록 해 편두통 예방·치료 효과를 낸다.◇주사제, 독성 적어… 경구제, 두통 양상 따라 유연하게 사용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CGRP 계열 편두통약에는 주사제(항체)인 일라이 릴리·오가논의 '앰겔러티', 한독테바의 '아조비', 먹는 약인 애브비의 '아큅타'가 있다. 앰겔러티가 2019년 9월 세 약제 중 가장 먼저 국내 시장에 진입했고, 아큅타가 가장 최근인 2023년 11월에 허가된 후 쓰이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경구제가 먼저 등장하기도 했지만, 간 독성 문제가 발생하면서 2004년경 시장에서 철수했다.주사제는 약물이 면역 체계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간·신장 독성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약물의 분자가 커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하지 못하므로 중추신경계 부작용도 없다. 월 1회 투여하기 때문에, 주로 매일 약을 먹는 것에 불편을 느끼는 환자들이 선호한다. 앰겔러티와 아조비는 효능이 유사하나, 앰겔러티의 경우 처음 투여할 때 주사를 두 대 맞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최근에는 아조비로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가 더 많아졌다는 보고도 있다.다만, 약물이 체내에 남아 있는 기간이 길어 드물게 이상 반응을 경험하면 빠른 조치가 어려울 수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미지 교수는 "항체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이나 심뇌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신중하게 투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아큅타는 과거 경구제의 간 독성 문제를 없앤 2세대 약물이다. 주사제 대비 약효 지속 기간이 짧아 부작용 발생 시 빠른 대응이 가능하며, 환자의 생애주기나 두통 양상에 따라 예방 치료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데도 유리하다. 가임기 여성의 경우, 월경처럼 편두통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시기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아큅타를 복용해 편두통을 예방하기도 한다.단, 높은 비용을 환자가 모두 부담해야 하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비급여로 한 달 치를 사용할 경우 약 5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병건 교수는 "최근에 등장한 치료제들은 부작용이 좀 더 적고 효과는 더 뛰어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편이다"며 "워낙 대상자가 많아서 재정이 상당히 많이 필요하지만, 편두통의 유병률이 높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점을 인정해 영국·유럽연합·일본처럼 건강보험 급여로 인정해주는 사례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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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틴 치료에도 효과가 부족한 고지혈증 환자를 위한 먹는 신약이 해외에서 개발되고 있지만, 국내 도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러한 환자들이 현재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는 모두 주사제다. 'PCSK9 억제제'라는 주사제는 과연 어떻게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까?◇고위험군 치료 목표에 도움… '6%의 법칙' 있다고지혈증 환자의 첫 치료제로는 '리피토'와 같은 스타틴 계열 약물을 고강도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스타틴은 간에서 나쁜 콜레스테롤(LDL-C) 생성을 억제하는 1차 치료제다. 최근에는 처음부터 '로수젯'·'리바로젯'처럼 고강도의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라는 성분을 추가한 복합제를 쓰기도 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지난해 발표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이와 같은 약물을 사용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잘 조절된 환자의 비율은 87.4%다.그러나 나머지 13%가량의 '고위험군'은 스타틴만으로는 치료 효과가 부족하다. 이들은 스타틴의 용량을 늘린다고 해서 치료 효과가 눈에 띄게 떨어지지 않는다. 고위험군에는 심근경색·뇌졸중 등 병력이 있거나, 당뇨병이 동반됐거나,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심혈관질환의 발생·재발을 막기 위해 치료 목표가 'LDL 콜레스테롤 수치 55 미만'으로 다른 일반 환자 대비 기준이 높고, 스타틴 복용 시 간 수치 상승이나 근육통을 부작용으로 겪기도 한다.이러한 환자들에게는 스타틴 치료제나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보다 LDL 콜레스테롤 조절 효과가 더 큰 약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스타틴 치료제 '리피토'는 용량이 10·20·40·80mg 등 네 가지가 있으나, 용량을 두 배로 높인다고 해서 수치가 두 배만큼 떨어지지 않는다. 고위험군에서는 최고 용량의 스타틴 치료제만으로는 최신 치료 목표인 LDL 콜레스테롤 수치 55 미만을 달성하기에는 무리가 있다.이때 다음 치료 단계로 고려할 수 있는 약제가 바로 PCSK9 억제제다. PCSK9 억제제는 간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인 PCSK9를 차단해 나쁜 콜레스테롤(LDL-C)의 수치를 낮춘다. 대표적인 약제 중 하나인 '레파타' 관련 임상시험에서 약 48주간 치료를 지속한 결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50~60% 감소했다는 결과도 있다.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김원 교수는 "스타틴 제제는 용량을 두 배로 높였을 때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6%만 추가로 떨어지는 '6%의 법칙'이 있다"며 "PCSK9 억제제는 용법에 맞게 사용하면 수치가 50~60% 떨어진다"고 말했다.◇스타틴과 병용… 기전 달라 효과 극대화PCSK9는 우리 몸에서 나쁜 콜레스테롤을 없애는 역할을 하는 'LDL 콜레스테롤 수용체'에 결합해, 수용체가 나쁜 콜레스테롤을 제거한 뒤 재사용되는 것을 막는다. 이로 인해 수용체는 분해되고, 나쁜 콜레스테롤 제거 능력이 떨어지면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다. PCSK9 억제제는 이 단백질의 작용을 차단해 LDL 수용체가 여러 번 재활용될 수 있도록 돕는다.PCSK9 억제제는 단독으로 사용하기보다, 스타틴 또는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와 함께 사용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전기현 교수는 "스타틴은 공장에서 LDL 콜레스테롤의 생산을 막는 역할이라면, PCSK9 억제제는 버려지는 수용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약이다"며 "두 약이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같이 사용하면 효과가 더 좋아진다"고 말했다.◇알약은 시간 더 걸려… 비용·편의성 선호도에 맞춰 선택국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PCSK9 억제제의 공통점은 모두 '피하 주사제'라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 MSD가 먹는 약 '엔리시타이드'의 FDA 허가를 앞두고 있으나, 의료계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허가 후 건강보험 급여까지 적용받고 시장에 진입하려면 4~5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혜국 대우(제약사가 특정 국가에 책정하는 가장 저렴한 가격을 미국에도 똑같이 적용하는 조건)'를 강조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를 고려할 때, 약가를 비교적 낮게 책정하는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결국 국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약제는 크게 사노피의 '프랄런트'·'렉비오', 암젠의 '레파타' 등 세 가지다. 이 주사제들은 다시 두 종류로 나뉜다. 프랄런트와 레파타는 2주에 한 번 맞는 항체주사이며, 렉비오는 6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siRNA(짧은 간섭 RNA)' 제제다. 렉비오는 기전 상 간세포에서 PCSK9 mRNA(메신저 리보핵산)를 장기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초기 투여 이후 6개월 간격으로 투여할 수 있다.2주·6개월 제제의 LDL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는 50~60% 수준으로 비슷하다. 결국 약제 선택 기준은 투여 편의성과 비용으로 나뉜다. 환자가 2주에 한 번 주사를 맞는 것이 불편할 경우 렉비오를 선택할 수 있지만, 렉비오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6개월에 한 번 약 200만원 수준의 약제비를 환자가 직접 부담해야 한다.사실상 평생에 가까운 장기 치료가 필요한 질환 특성상 약제 선호도가 환자마다 크게 달라진다. 2주에 한 번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것에 불편을 느껴 증상이 없을 때 임의로 투약을 멈추거나 6개월 제제를 맞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높은 비용에 더 큰 부담을 느껴 2주 간격 약물을 더 선호하는 환자들도 있다. 전기현 교수는 "짧은 간섭 제제는 투여 간격이 길어 편의성이 높지만,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크다"며 "레파타와 프랄런트는 임상적인 차이가 크게 없어 우선 선택하는 약의 조건도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한편, 프랄런트와 레파타는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되지만, 의료계에서는 기준이 매우 까다로워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한 이력이 있어야 하거나, 치료 목표를 LDL 콜레스테롤 수치 55가 아닌 70으로 잡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김원 교수는 "현재 항체 주사제의 급여 기준은 유럽의 가이드라인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보험 재정을 생각하면 어려울 수 있지만, 가이드라인에 맞게 기준이 개선된다면 치료 성과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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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독감 H3N2의 새로운 하위 변이 'K'가 등장하면서, 올해 독감 환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4배 급증했다. 특히 7~18세 학령기 아동·청소년을 중심으로 독감이 퍼지는 가운데,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아이에게 처음부터 알약 대신 수액 주사를 맞혀야 하나'에 대한 고민도 나온다. 타미플루와 수액은 기전이 동일해 실제 치료 효과가 비슷하지만, 주사를 맞는다고 해서 독감이 더 빨리 낫는 것은 아니다.◇표준 권고 약제는 '타미플루'… 비용 가장 저렴독감 치료제의 처방 방식은 유동적이다. 여름처럼 독감이 잘 유행하지 않는 시기에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반드시 검사를 거쳐 확진된 환자에게만 처방하지만, 요즘처럼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건강보험 적용이 더 유연하기 때문에 확진 판정이 내려지지 않더라도 치료제 처방이 수월하다. 38.3℃ 이상이거나 39℃에 육박하는 고열에 근육통·기침이 심할 경우 독감 환자로 의심해 '타미플루'를 급여로 처방할 수 있으며, 필요시 PCR 검사보다는 정확성이 떨어지지만 결과가 빠르게 나오는 '신속항원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치료제는 증상 발현 후 48시간 이내에 투여를 시작했을 때 가장 효과가 좋다.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독감 치료제는 로슈의 먹는 약 '타미플루'와 '조플루자', 녹십자의 정맥주사(수액) '페라미플루' 등 세 가지다. 이 중 타미플루가 2008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허가됐으며, 2년 후 페라미플루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조플루자는 2019년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온 신약이다.타미플루는 5일간 하루에 한 알씩 2회, 총 10알을 복용해야 하며, 페라미플루는 한 번의 정맥주사(15분 이상)로 투여가 끝난다. 조플루자는 처방 이후 한 알을 복용하면 즉시 치료가 종료되며, 세 약제 중 유일하게 투여 시 바이러스가 2차 전파되는 것을 막아 '노출 후 예방요법'으로도 쓰인다. 임상에서는 사회 활동으로의 복귀가 특히 시급하거나, 가정 내 추가 감염을 억제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조플루자를 권장하기도 한다.그러나 의료계에서 우선 권고하는 약제는 타미플루다. ▲사용 역사가 길어 임상 근거가 가장 많은 점 ▲건강보험 급여로 사용 가능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점 ▲사용 편의성이 주사제 대비 높은 점 등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타미플루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1만원 이내로 사용할 수 있지만, 페라미플루와 조플루자는 비급여이기 때문에 약가가 각각 7만~15만원, 7만~8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이 외에도 일부 주사 공간이 부족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페라미플루를 투여하지 못하기도 한다.환자에게 선택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의료진에게 약의 효능과 가격 등을 고지받은 후, 환자가 직접 투여하고자 하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는 "특정 약제가 우월하다기보다는 표준성·근거·사용 편의성 때문에 1차 치료제로 타미플루를 사용하고 있다"며 "세 약제의 각각 장점과 비용을 설명하고, 환자가 고를 수 있게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페라미플루, 탈수 증세 심한 환자에게 사용… 즉시 완치는 어려워타미플루와 페라미플루는 모두 '뉴라미니다제'라는 효소를 억제하는 약이다. 뉴라미니다제는 독감 바이러스를 복제하는 데 필요한 효소다. 독감 바이러스는 몸에 침입한 후 세포 안에서 증식한 뒤, 밖으로 빠져나가 복제되면서 질병을 일으킨다. 뉴라미니다제는 이때 바이러스가 세포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가위'같은 역할을 하는 효소로, 두 약은 이 효소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음으로써 독감 치료 효과를 낸다. 두 약 모두 복용 후 하루~이틀 정도는 열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최근에는 타미플루보다는 수액을 한 번 맞는 것이 효과가 더 좋다고 생각해 더 비싼 비용을 내고 페라미플루를 선택하는 환자들도 있다. 그러나 사실 두 약은 기전이 완전히 동일한 약이다. 즉, 타미플루로 치료가 안 되는 독감은 페라미플루로도 치료되지 않는다.타미플루보다 페라미플루가 더 권장되는 경우는 탈수 증세로 인해 알약을 복용하면 심한 구역·구토를 겪을 우려가 있는 일부 고령자나 어린이에 한정된다. 유병욱 교수는 "수액을 맞아서 탈수 증상을 완화해 몸살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바이러스의 증식을 즉시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타미플루 복용 이후 조플루자 추가 복용 안 돼조플루자는 독감 바이러스 복제에 필수적인 효소인 '중합효소 산성 엔도뉴클레아제'를 억제하는 약이다. 독감 바이러스는 세포 안에서 자신을 복제하기 위해 'mRNA(메신저 리보핵산)'이라는 설계도가 필요하다. 이 mRNA의 생성을 돕는 효소가 엔도뉴클레아제로, 이를 억제하면 발병 초기부터 바이러스가 침투해도 복제가 이뤄지지 않아 증식을 차단할 수 있다. '바이러스 공장'의 가동을 초기부터 막아버린다는 뜻이다. 타미플루·페라미플루와 달리 1회 투여만으로 치료가 끝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다만, 조플루자 또한 타미플루의 치료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2차 치료제로 고려할 수 있는 약은 아니다. 기전은 다르지만, 임상적으로 시너지 또는 추가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처음 복용한 약으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약의 효과를 의심하기보다는 입원 이후 폐렴 합병증처럼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검사를 받는 것이 적절하다.한편, 일부 개원가에서는 더 빠른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페라미플루 수액과 비타민C 영양수액을 함께 처방하기도 하는데, 이는 의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이윤을 남기기 위한 목적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유병욱 교수는 "페라미플루에 비타민 수액을 혼합해 판매하는 것은 약물 농도의 안정성 때문에 의학적으로 권고하지 않는다"며 "비타민C가 감기를 일부 예방하거나 앓는 기간을 짧게 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독감은 감기하고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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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 사용되는 '콘서타'가 잇따라 품절 사태를 겪고 있다. 성인 ADHD 인식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공부 잘하는 약’이라는 오해가 맞물려 발생하는 약물 오남용 위험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주로 '메틸페니데이트' 계열 치료제 사용현재 국내 허가된 대표적인 ADHD 치료제에는 '메틸페니데이트' 계열 제제와 '아토목세틴' 계열 제제가 있다. 그러나 아토목세틴은 점유율이 꾸준히 낮았고, 지난 1월에는 일라이 릴리의 '스트라테라'가 국내 시장에서 공식 철수하면서 사실상 메틸페니데이트를 중심으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메틸페니데이트는 뇌의 집중에 필요한 전두엽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해 물질 농도를 높여준다. 카페인보다 훨씬 강력한 각성제로 작용하며, 주의력 결핍 환자의 집중력을 높이고 과잉 행동 관련 감정조절 부전을 개선해 충동성을 조절한다. 처방 역사가 길고 과거 다수 연구에서도 효과가 충분히 입증된 성분이다 보니, 초·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성인에서도 표준 치료제로 쓰인다. 대표적인 품목으로는 얀센 '콘서타', 환인제약 '페니드', 명인제약 '메디키넷' 등이 있다.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은 콘서타다. 콘서타의 지난해 국내 원외처방액은 약 270억원 규모로 전체 시장 규모의 과반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물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오래 지속되는 '서방형' 제제이기 때문에 더 주목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콘서타의 약효 지속 시간은 약 12시간이며, 메디키넷 대비 2시간가량 더 지속된다. 또한 콘서타는 알약인 반면, 메디키넷은 캡슐 제형이다. 알약을 잘 삼키지 못하는 환자에게는 캡슐을 풀어 가루 형태로 복용할 수 있도록 메디키넷을 처방하기도 한다.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우영 교수는 "처방 전 환자의 몸 상태, 나이,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며 "효능이 상대적으로 긴 약은 고등학생 이상 환자들이 주로 복용하며, 초등학생 환자들의 경우 좀 더 약효가 짧은 제형을 복용하는 편이다"고 말했다.◇성인 ADHD 환자 수요 증가… 공급 부족하기도콘서타는 최근 품절·공급 부족 문제에 자주 직면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고시에 따르면, 한국얀센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다섯 번 콘서타의 공급 부족을 고시했다. 공급 부족 기간에는 성분이 동일한 메디키넷을 대신 사용했기 때문에 처방에는 크게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약국 또한 콘서타 품절 사태를 체감하고 있다. 편한약국 엄준철 약사(성균관대 약학대학 겸임교수)는 "약물의 수요가 증가해 품절 사태가 벌어졌고, 일부 청소년 환자의 보호자들이 약국마다 돌아다니면서 약이 있냐고 문의하곤 했다"며 "수십 곳의 약국을 다 돌아다녀도 약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정확한 원인 한 가지를 특정하기는 어려우나,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성인에서의 처방량 증가가 꼽힌다. 기존에는 ADHD의 질환 인지도가 청소년을 중심으로 높은 추세였다면, 최근에는 성인 ADHD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처방을 받는 ADHD 환자가 많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성인 우울증 환자의 경우 인지 기능 저하가 증상으로 동반되는 경향이 있어 ADHD 치료제를 함께 복용해 증상을 가라앉히기도 한다.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인향 교수는 "최근 약물의 청소년 처방량도 늘었지만, 성인에서 ADHD 약물이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받은 이후로 성인에서의 콘서타 처방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공급 부족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학부모 사이에서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해제약사의 원료 수급 부족, 공급원 변화 문제와 함께,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콘서타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진 점 또한 공급 부족의 원인으로 꼽힌다.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진 점은 식약처도 경계하고 있는 사안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에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ADHD 치료제를 공부 잘하는 약으로 허위 광고해 판매한 불법 사례를 700건 이상 단속한 바 있다.콘서타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진 것은 약물이 집중력을 높이고 부작용으로 불면을 일으키는데, 이를 일부 학부모들이 각성을 시켜준다고 잘못 생각한 데 따른 결과다. 그러나 콘서타는 식욕·체중 감소, 수면장애, 불안, 신경과민 등 주요 부작용을 갖고 있어 일반인이 함부로 복용하면 효과 없이 부작용이나 의존성만 경험하기 쉽다. 특히 카페인보다 수면장애를 더 강력하게 일으키기 때문에 불면증 부작용이 매우 심하게 나타난다.ADHD 여부는 전문의가 임상적으로 DSM-5(정신장애의 진단·통계 편람 제5판)을 통해 판단하는데, 정말 치료가 필요한 청소년과 그렇지 않은 청소년을 구분하기 어렵지 않다. 김인향 교수는 "증상이 언제부터 있었고, 그 외 ADHD의 다른 여러 증상이 함께 있어야 진단을 내리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가라면 감별이 가능하다"며 "ADHD 진단이나 약의 효능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고치기 위한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콘서타 복용 시에는 반드시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처방 후 복약지도를 무시하고 더 큰 효과를 보고자 임의로 용량을 1~2알씩 늘려 복용하거나, 약을 쪼개 추가로 먹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임우영 교수는 "약의 용량을 임의로 늘려 복용하면 불안감이나 심장 두근거림이 생길 수 있다"며 "콘서타는 서방정이기 때문에 잘라 먹는 순간 충분한 약효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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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C형간염’ 검사가 56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국가 건강검진에 포함됐다. C형간염이 국가 건강검진 항목으로 도입된 것은 치료제의 효과가 완치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발전한 것과 관련 있다. 검사를 통해 진단만 하면 완치가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그 중심에는 범유전자형 치료제인 '엡클루사'와 '마비렛'이 있다.◇"범유전자형 치료제 높은 효과, 국가 건강검진 도입에 기여"C형간염 검사가 필수 항목으로 포함된 데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요인은 높은 치료 성과다. 치료제의 효과가 99%까지 증가하면서, 검사를 통해 진단만 받으면 완치도 가능하다는 점이 인정됐다. 의료계에서는 국민들이 건강검진을 연말까지 미루는 경향이 있어, 정확한 진단 성과의 변화는 12월에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현재 표준 C형간염 치료제는 ‘범유전자형’이다. 범유전자형 치료제는 1형부터 6형까지 크게 6가지의 유전자형을 모두 치료할 수 있는 C형간염 약제를 말한다. 범유전자형 치료제가 치료 표준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치료 성공률의 증가다. 기존 치료제의 치료 성공률도 90~95%로 높은 편이었으나, 범유전자형 치료제의 경우 99%의 치료 성공률을 내기 때문에 '약만 잘 먹으면 완치될 수 있다'는 개념이 성립하고 있다.편의성도 높아졌다. 과거 C형간염은 각각 유전자형에 따라 다른 약제가 사용됐으나, 범유전자형 치료제는 하나의 약제로 1~6형을 모두 치료할 수 있다. 가령 '하보니'처럼 범유전자형 치료제가 등장하기 직전까지 표준 치료였던 약제는 주로 1·4형에만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순천향대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는 "국내에서 기존 치료제들이 사라진 것은 현재 범유전자형 치료제가 모든 유전자형에 쓸 수 있고 효과도 강력하기 때문이다" 고 말했다.최근에는 진단 권고안도 변화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는 "범유전자형 치료제의 치료 성공률이 99~100%다 보니, 대부분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미 범유전자형 치료제를 표준으로 권고하고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진단 시 RNA 검사까지만 하고 유전자형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재발했을 때 유전자형이 다르면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되기 때문에 당분간 유전자형 검사가 그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단일제로 쓰면 효과 60~70%… 복합제로 개발 시 ‘99%’현재 C형간염 치료에 쓰이는 약제는 길리어드의 '엡클루사'와 애브비의 '마비렛' 등 두 가지다. 두 약 모두 두 개의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로, 치료 효과가 높거나 모든 유전자에 적용 가능하고 내성 위험이 적은 각각 성분의 장점을 결합했다. 각 약제를 단일요법으로 사용할 경우 치료 효과는 60~70%에 불과하지만, 이를 복합제로 결합할 경우 효능이 99%까지 높아진다.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은 2차 선택지로 '보세비'를 급여로 복용할 수 있다.엡클루사는 '소포스부비르'에 '벨파타스비르'를 결합한 약이다. 소포스부비르는 다양한 유전자형에 적용할 수 있으며 높은 치료 효능을 보이고, 벨파타스비르는 모든 유전자형에 쓸 수 있으며 내성 장벽이 높다. 비대상성 간경변이 있는 환자는 '리바비린'이라는 약제를 병용해 사용할 수 있다.마비렛은 글레카프레비르와 피브렌타스비르를 결합했다. 글레카프레비르는 광범위한 유전자형 억제 효과를 내고 내성 변이에 강하며, 피브렌타스비르는 항바이러스 효과가 크고 내성 장벽이 높다. 치료 기간이 8주로 엡클루사보다 짧은 점도 주요 특징이다.◇"환자 상 고려… 약가 영향 크지 않아"엡클루사와 마비렛 중 약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기준은 환자의 몸상태다. 특히 비대상성 간경변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마비렛을 투여하지 않는다. 마비렛의 성분 중 하나인 '글레카프레비르'가 간 독성이 높은 물질이기 때문이다.고령 환자가 많은 만큼, 다른 만성질환으로 인해 기존에 복용하고 있는 약물과의 상호작용도 고려 대상이다. '아미오다론'이라는 부정맥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을 경우 엡클루사를 사용할 수 없으며, 2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PPI(프로톤 펌프 저해제) 계열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은 엡클루사를 복용할 경우 약물의 흡수 저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은 마비렛과 함께 복용할 경우 근육병증의 위험이 올라간다.성필수 교수는 "아미오다론은 소포스부비르와 상호작용이 강해 사용하기 어렵고, 스타틴 계열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마비렛을 복용하기 어렵다"며 "치료 시작 전 환자들이 복용하고 있는 약을 확인한 후, 중단이 필요한 약물이 있으면 중단 후 치료를 시작한다"고 말했다.가격 차이는 실제 선택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엡클루사는 1일 1회 복용인 반면 마비렛은 1일 3회 복용 약제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마비렛의 치료 기간이 짧더라도 약가가 110만원가량 더 비싸다. 그럼에도 본인부담상한제를 활용하면 실제 본인부담금이 크게 줄고, 평생 먹어야 하는 약이 아니다 보니 환자들이 비용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아 치료 기간이 더 짧은 마비렛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본인부담상한제는 연간 약제 본인부담금 총액이 개인별 상한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 금액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해 국민에 돌려주는 제도다.장재영 교수는 "간 기능이 좋은 환자들은 치료 기간이 더 짧은 8주짜리 약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실제로는 환자마다 간 기능과 약물 상호작용 문제가 달라 몸 상태와 복용 중인 약물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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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는 독감·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에 가장 취약한 연령대다. 그중에서도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생후 아기 10명 중 9명이 겪을 만큼 흔하면서도, 때로는 입원 치료까지 이어지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항체주사 등 적극적인 예방 수단이 등장하며 보다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고위험군 ‘시나지스’, 건강한 아이 ‘베이포투스’ 사용RSV는 주로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유행하는 호흡기 바이러스로, 영아 하기도 감염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생후 2년 내 영아의 90%가 감염되며, 상당수는 경미한 감기 증상으로 지나가나 일부는 폐렴이나 모세기관지염으로 이어져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기존 RSV 예방주사는 고위험군(미숙아, 선천성 심장병 환자 등)을 대상으로만 허가됐다. 그러나 실제 RSV 감염으로 입원한 영아 중 대다수가 건강한 아이다보니, 의료계에서는 신규 옵션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현재는 고위험군에게 '시나지스(팔리비주맙)'를 건강보험 급여로 사용하며, 건강한 영아는 '베이포투스(니르세비맙)’를 비급여로 사용한다. 두 주사 모두 백신처럼 쓰지만, 이론상 백신은 아니다. 백신은 몸의 면역 체계에 의해서 면역을 획득하는 '능동면역'이다. 비활성화·약독화된 형태의 세균 또는 바이러스를 몸에 주입해, 몸의 면역 체계가 방어를 위한 항체를 생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달리 항체주사는 사람이나 동물에 의해 이미 만들어진 면역 물질을 투여하는 '수동면역'이다. 특정 바이러스에 대해 이미 만들어진 항체를 몸에 직접 투여해 추후 빠르고 직접적인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영아에게 RSV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것은 적절한 면역반응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과거 영아용 RSV 백신 개발 과정에서도 백신을 맞은 영아들의 증상이 훨씬 나빠지는 'ERD(백신 유발 강화 질환)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1966년 한 RSV 백신 임상시험에서 영아에게 백신을 접종한 결과, RSV에 감염됐을 때 백신을 맞은 아이들의 증상이 훨씬 나빠지고 사망 사례까지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영아용 백신 개발은 수십년간 중단됐고, 영아를 대상으로는 백신 대신 항체주사에 의존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이뤄졌다.부산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수한 교수는 "영아는 면역학적으로 미성숙하고, 태아 때 모체로부터 받은 항체로 인해 백신 형태로 투여할 경우 적절한 면역반응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며 "영아에게는 임신 중인 모체에게 RSV 백신을 접종해 생성된 항체가 태아에게 전달되게 하거나, 출생 후 영아에게 RSV에 대한 단클론항체를 접종하는 수동면역 방법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접종 횟수·대상 등 차이… 베이포투스, 올해 국내 도입시나지스와 베이포투스는 접종 횟수, 사용 대상 등이 다르다. 시나지스는 1996년~1998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승인받은 주사로, 건강한 영아는 투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효과 지속 기간은 약 4주로, 유행기인 10월~3월 사이에 총 5회 투여한다. 임상시험에서는 고위험군 영아의 RSV로 인한 입원율을 약 56%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베이포투스는 모든 영아가 투여 대상이며,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만큼 투여 횟수나 면역 효과 측면에서 좀 더 이점이 있다. 항체 구조를 개량해 반감기(약물이 몸에서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를 늘렸기 때문에 유행기 동안 1회 주사 시 최소 5개월간 효과가 지속된다. 2023~2024 절기에 미국에서 실제 사용한 결과, RSV 관련 입원율은 90% 감소했다. 베이포투스는 지난 2월 처음 국내 도입됐고, 오는 10월부터 예방에 더 본격적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영준 교수는 "늦은 도입으로 인해 일부 영아들이 초반에 보호를 받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다"면서도 "다만 니르세비맙은 1회만 접종하면 되므로, 2월에 접종을 시작해도 별도의 일정 조정 없이 한 번 주사로 남은 기간 보호할 수 있어 투여 일정상 큰 혼란은 없었다"고 말했다.◇"NIP 포함 시 혜택 有… 백신 코드 발급 필요"의료계에서는 베이포투스를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시키면 접종률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베이포투스는 병·의원에서 접종 가격이 60만원 수준에 달할 만큼 고가로 형성돼 있다.전산 관리 체계에 베이포투스를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방접종을 받으면 NIP가 아니더라도 질병관리청 예방접종 등록시스템에 기록돼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베이포투스는 백신처럼 사용됨에도 항체주사로 분류돼 백신 코드가 없으며, 이로 인해 전산 관리 체계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최수한 교수는 "이는 국내 접종력 관리 문제뿐만 아니라, 향후 항체의 효과 평가를 위한 국가 데이터 확보에도 제한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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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을 4기에 발견해 수술이 어렵더라도, 초기에 어떤 약을 함께 쓰느냐에 따라 생존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는 호르몬 치료에 '안드로겐 수용체 경로 억제제(ARPI)'를 병용하면 암의 진행을 늦추고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이 조합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호르몬 치료 단독에서 병용 치료로… 표준 치료 변화'호르몬 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이란 암이 다른 신체 기관으로 전이됐지만, 아직 호르몬 치료가 가능한 4기 암을 말한다. 노화로 인해 생기는 전립선비대증과 증상이 비슷해 조기 진단이 쉽지 않고, 국가 암 검진에 전립선암 관련 검사가 포함돼 있지 않아 4기에 진단받는 비율이 10~15%로 적지 않다. 4기 환자들은 수술을 받기 어려워 약물 치료를 진행한다. 전립선암 세포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을 성장 동력으로 삼기 때문에,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암세포의 성장을 막고자 체내 남성호르몬 수치를 거세 수준으로 낮추는 호르몬 치료를 받는다. 이를 '안드로겐 차단요법'이라고 한다.그러나 대다수는 단순 호르몬 치료만으로는 1~5년 이내에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으로 이어지며, 기대 여명은 약 3년이다. 이에 호르몬 치료가 듣지 않는 상태까지 나빠지는 것을 최대한 늦추고자 'ARPI'라는 약을 함께 사용한다. ARPI는 부신이나 종양에서 만들어지는 소량의 안드로겐을 억제하거나, 다른 경로로 만들어진 안드로겐이 전립선암 암세포의 안드로겐 수용체에 결합하지 못하도록 막는 약이다. ARPI는 초기에는 거세저항성 환자 치료제로서 환자들의 생존 기간을 3개월 연장했던 선택지였다. 호르몬 반응성 환자에게 호르몬 치료와 함께 투여했을 때 환자들의 생존 기간이나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으로 이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 등을 유의미하게 늘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2015년부터는 호르몬 반응성 환자의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국립암센터 비뇨기암센터 정재영 센터장은 "ARPI 계열 약제는 4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늦게 쓸수록 약물이 짧게 반응하는 반면, 초반에 사용하면 더 오래 생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환자들의 생존 기간이 짧게는 3년, 길게는 7.5년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재는 이 치료법이 표준이 됐다"고 말했다.◇호르몬 치료와 병용… 연속 교체 투여는 불가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ARPI 계열 약제에는 얀센의 '얼리다'·'자이티가', 아스텔라스의 '엑스탄디', 바이엘의 '뉴베카'가 있다. 기전은 얼리다·엑스탄디·뉴베카가 서로 비슷하며, 자이티가는 세 약제와 기전은 다르나 효과는 비슷하다. 자이티가는 부신이나 종양에서 만들어지는 안드로겐을 억제하는 약이며, 나머지 세 약제는 그 외의 경로를 통해 만들어진 안드로겐이 전립선암 암세포의 안드로겐 수용체에 결합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약이다.현재 4기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 환자들은 1차 치료로 호르몬 치료와 ARPI 약제 중 한 가지를 함께 투여하며, 치료에 실패할 경우 2차 치료로는 세포독성항암제(도세탁셀)와 호르몬 치료를 사용한다. 이마저도 치료에 실패할 경우 다시 호르몬 치료와 함께 1차 치료에서 사용한 ARPI 약제를 제외한 다른 약을 사용한다. 단, 엑스탄디·얼리다·뉴베카는 기전이 서로 유사해, 하나의 약에 내성이 생기면 다른 약에도 내성이 생길 위험이 커 교체 투여를 하지 않는다. 만약 1차 치료에서 엑스탄디·얼리다·뉴베카 중 하나를 사용했다면 3차 치료에서는 자이티가를 사용하며, 1차 치료에서 자이티가를 사용했다면 3차 치료에서는 엑스탄디·얼리다·뉴베카 중 한 가지를 사용한다.정재영 센터장은 "첫 번째로 사용한 약에 내성이 생겨서 암이 나빠지면 나머지 약에도 내성이 생기고, 두 번째 사용하는 ARPI는 효과가 20~30%대로 떨어진다"며 "2차 치료로 도세탁셀 병용요법을 받아야 보험 급여가 인정되고, 도세탁셀을 쓸 수 없는 환자들은 2차 치료에 다른 경구제를 비급여로 대신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부작용에 따라 약물 선택ARPI 약제는 효과가 모두 비슷하나, 부작용이 서로 다르다. 이에 전문가들은 환자의 기저질환에 따라 치료제를 선택한다. 얼리다의 경우 발진 부작용 위험으로 인해 아토피피부염·건선 등 피부 질환 병력이 있었던 환자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 환자가 초고령이거나, 치매·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발작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엑스탄디·얼리다 투여를 고려하지 않는다. 대신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뉴베카를 먼저 고려한다. 약물의 뇌혈관장벽 투과로 인해 이들은 낙상 위험이 높거나 인지 기능 저하가 우려되는데, 뉴베카의 경우 뇌혈관장벽 투과율이 낮아 피로·어지러움·낙상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 위험을 낮출 수 있어서다.고혈압·당뇨병·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거나, 간 기능이 낮은 환자들에게는 자이티가를 사용하지 않는다. 미네랄코르티코이드 과다 부작용을 낮추기 위해 함께 복용하는 스테로이드제 '프레드니손'이 심장·간에 무리를 주거나,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한현호 교수는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관련 위험인자가 높은 환자는 체액 저류, 고혈압, 저칼륨혈증을 유발할 수 있는 자이티가·프레드니손 약물 조합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뉴베카는 비급여… 호르몬 치료 시작 후 12주 이내에 써야가장 후발주자인 뉴베카는 엑스탄디·얼리다와 기전은 비슷하지만 화학 구조식이 다른 약으로, 안전성이 다른 치료제보다 좀 더 높다고 평가받는다.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 우려가 가장 낮다고 알려졌으며, 특이한 약물 구조로 인해 뇌혈관장벽 투과율이 매우 낮아 발작의 우려가 낮다. 다만, 뉴베카는 현재 네 가지 약제 중 유일하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약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약값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급여로 사용할 수 있는 나머지 세 개 약제 또한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조건을 지켜야 한다. 한현호 교수는 "안드로겐 차단요법 시작 시점으로부터 12주가 경과한 이후에 투여를 시작하면 전액 본인 부담해야 한다"며 "투약을 환자의 개인 사정으로 장기간 중단했다가 재시작할 경우 본인부담금 5% 적용을 받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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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료계는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이 큰 환자들에게 뼈를 새로 만드는 '골형성촉진제'를 최대한 빠른 시점에 투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뼈 손실을 막는 골흡수억제제보다 골밀도 개선 효과가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뒷받침되면서다. 다만,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가로막혀 1차 치료에 골형성촉진제를 활용하기 어렵다.◇"골절 초고위험군, 1차 치료로 골형성촉진제 권고"골형성촉진제는 약해진 뼈가 더 약해지는 것을 보호하는 골흡수억제제와 달리, 뼈를 새로 만드는 적극적인 성격의 치료제다. 골흡수억제제가 뼈를 파괴하는 세포인 '파골세포'의 활동을 억제해 뼈가 더 이상 약해지지 않도록 막는 기전이라면, 골형성촉진제는 뼈를 만드는 세포인 조골세포를 자극해 새로운 뼈를 만들도록 유도한다.골형성촉진제는 뼈를 새로 만드는 치료기 때문에 골흡수억제제 대비 뼈 밀도 증가 효과가 더 크고, 더 강력한 골절 예방 효과를 보인다는 이점이 있어 척추·고관절 골절 등 주요 골절을 예방하는 데 유리하다. 반대로 골흡수억제제는 골형성촉진제 대비 장기간 사용할 수 있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골형성촉진제는 주로 주요 골절의 위험이 임박한 '초고위험군' 환자들의 골절 위험을 줄이기 위해 쓰인다. 초고위험군 환자에는 골밀도 검사상 T 점수가 –3점 이하인 환자, 1~2년 내 척추·고관절 골절을 경험한 환자, 골절 위험을 높이는 기저질환을 앓고 있거나 관련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 등이 포함된다. 특히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은 약 22%로 알려졌고, 과거에 골절을 경험한 환자는 재골절을 경험하기 쉽다.현재 국내·외 진료 지침에서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골형성촉진제를 골흡수억제제보다 먼저 쓸 수 있도록 1차 치료 약제로 권고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포스테오'가 먼저 승인돼 쓰이다가, 2010년대 후반 '이베니티'가 승인되면서 사용 사례가 쌓였고, 그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요 학회 지침에서 골형성촉진제를 1차 치료로 사용하자는 의견이 반영됐다.경북대병원 정형외과 백승훈 교수는 "골다공증성 골절의 여러 위험인자 중 가장 중요한 요인은 과거 골절력으로, 후속 골절은 주로 최초 골절 후 6개월 이내에 많이 발생한다"며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한 초고위험군 환자에게는 1차 약제로 강력한 약제인 골형성촉진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베니티·포스테오, 위험 부위·기존 약제 고려해 선택"국내에서 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골형성촉진제로는 암젠의 '이베니티(로모소주맙)'와 일라이 릴리의 '포스테오(테리파라타이드)'가 있다. 두 약물 모두 피하주사로 투여하되, 이베니티는 월 1회(최대 12개월) 병원에서, 포스테오는 매일 1회(최대 24개월) 환자가 직접 투여한다.이베니티는 골형성을 억제하는 단백질인 '스클레로스틴'을 중화하는 항체의약품로, 골형성을 촉진하는 동시에 골흡수까지 억제하는 이중 기전을 가졌다. 포스테오는 부갑상선 호르몬의 일부분을 재조합한 펩타이드 약물로, 조골세포를 직접 자극해 뼈의 형성을 유도한다. 이베니티는 보통 골밀도 증가 효과가 초기에 빠르고 강력하게 나타나며, 포스테오는 골밀도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두 치료제는 모두 골흡수억제제 대비 골밀도 증가 효과가 높으나, 환자의 골절 위험이 큰 신체 부위가 어디인지에 따라 선택하는 약제가 달라진다. 이베니티는 주로 고관절 골절 위험이 클 때 선호된다. 포스테오와 비교한 임상시험 'STRUCTURE'에서 이베니티는 포스테오 대비 고관절·대퇴 경부에서 3.2% 더 높은 골밀도 증가가 나타났다. 칼슘 대사 이상이 있는 환자는 포스테오를 사용할 경우 고칼슘혈증이 일어날 수 있어 주로 이베니티를 선택한다.척추 골절 예방의 경우 두 약 모두 효과가 좋고 일부 연구에서는 이베니티의 골밀도 증가율이 4.4% 더 높았다는 사례도 있다. 다만, 골절을 이미 동반한 환자의 경우 포스테오가 더 선호되기도 한다. 포스테오의 경우 골절 시 치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심혈관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환자 또한 이베니티의 심혈관계 증가 위험으로 인해 포스테오를 우선 고려한다.주의해야 할 부작용뿐만 아니라, 허용된 투여 기간도 서로 다르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공현식 교수는 "테리파라타이드는 동물실험에서 골육종 발생이 보고돼 투여 기간을 2년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며 "로모소주맙은 저칼슘혈증, 심혈관계 위험 증가 가능성이 있어 최근 1년 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겪었던 환자에게는 사용을 지양한다"고 했다.골흡수억제제를 먼저 사용한 경우도 조건이 될 수 있다. 골절 없이 골다공증 치료를 위해 골흡수억제제를 사용하던 환자가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백승훈 교수는 "이전 골흡수 억제제를 사용한 환자에서 테리파라타이드로 전환하는 경우, 전환 후 6개월~1년간 오히려 골밀도가 감소할 수 있으나, 로모소주맙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꾸준한 골밀도 증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선행 조건·나이 제한, 치료 어렵게 해"다만, 현재 국내 의료 환경에서는 골형성촉진제를 골절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1차 치료로 쉽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선행 조건, 나이 제한 등 요인들로 인해 건강보험 급여를 통해 사용하기 어려워서다.현재 골절 초고위험군 환자들이 골형성촉진제를 1차 치료로 쓰기 위해서는 골흡수억제제를 사용했음에도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 문제로 인해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여야 하며, 이를 만족하더라도 65세 이상인 경우에만 급여가 인정된다. 특히 나이 제한으로 인해 환자 중 나이가 65세가 되기 전까지는 치료를 받지 않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골흡수억제제 사용 여부를 선행 조건에서 제외하거나 ▲연령 제한을 65세에서 60세로 하향 조정하고 ▲골절 여부와 상관없이 골밀도 T 점수가 –3점 이하인 경우에도 골형성촉진제를 사용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공현식 교수는 "골절 초고위험군에게는 빠른 골밀도 개선과 골절 예방이 중요한데, 골흡수억제제를 먼저 써야만 골형성촉진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제한은 치료 시기를 놓치게 할 우려가 있다"며 "골형성촉진제를 먼저 사용하면 골밀도 개선 효과가 6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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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에 '장기지속형 주사'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등장했음에도, 여전히 먹는 약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두 달마다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환자들이나 오랜 기간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해온 중·장년 환자의 경우, 먹는 약을 더 선호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정기적 병원 방문 어려운 환자, 경구제 선호GSK의 장기지속형 HIV 주사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이 지난 4월부터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통해 새로운 치료 선택지로 추가됐다. 장기지속형 주사는 타인에게 자신이 HIV 환자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많은 환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다만, 의료진은 장기지속형 주사가 경구제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약 간격 차이 때문이다. 장기지속형 주사를 맞기 위해서는 두 달에 한 번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6개월에 한 번 처방받는 경구제와 비교하면 병원 방문 간격이 더 짧다. 이 때문에 외래 진료가 더 필요해 불편함을 느끼는 환자도 있으며, 특히 개인적인 이유로 규칙적인 내원이 환자들은 경구제를 더 선호한다.물론 장기지속형 주사의 경우 앞뒤로 일주일까지는 정확하게 간격을 지키지 않아도 되지만, 그 이상을 넘기면 약물의 내성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경구제를 한 달가량 복용하기도 한다. 반면, 먹는 약은 병원에 제때 방문하지 못할 상황을 고려해 약을 6개월 분량보다 조금 더 넉넉하게 처방하기 때문에, 병원에 가기 어려워도 남은 약이 있다면 이를 계속 먹으면서 병원 방문 날짜를 조정한다.만성질환으로 인해 복용하는 약 개수가 많은 중·장년층 중에서도 경구제를 선호하는 환자들이 있다.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주은정 교수는 "기저질환으로 인해 이미 다수의 다른 약을 복용 중인 중·장년층은 약을 한 알 줄이기 위해 주사를 맞는 것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고 말했다.◇두 가지 약 주로 사용… ‘도바토’, 2제 복합제로 개발현재 국내외 진료 지침에서 가장 권고하는 약은 3세대 치료제인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빅타비'와 GSK의 '도바토'다. 빅타비는 빅테그라비르·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로 구성된 3제 복합제이며, 도바토는 돌루테그라비르와 라미부딘을 결합한 2제 복합제다. 두 약 모두 항바이러스제인 통합 효소 억제제, 역전사 효소 억제제로 구성됐다.도바토가 빅타비보다 성분 개수가 1개 적은 것은 GSK의 기존 3제 복합제 '트리멕' 내 성분 중 '아바카비르'에 결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100% 입증하지는 못했으나, 의료계 내에서 장기 복용 시 심장 독성·심혈관 질환 등 발생 위험과, 약물 과민 반응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에 내성 장벽이 높고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큰 돌루테그라비르의 이점을 살리면서 아바카비르의 한계를 개선하고자 2제 복합제로 개발한 약이 도바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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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릴리의 레브리키주맙 성분 중증 아토피피부염 신약 '엡글리스'가 내달부터 급여 적용을 받는다. 이로써 항생제·전신 면역억제제로 치료 효과를 3년 이상 보지 못한 중증 환자들은 생물학적 제제(주사제) 3종을 모두 보험 급여 적용을 받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세 약끼리 교체 투여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듀피젠트’ 등장 후 아토피 치료법 변화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기 전까지는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전신 면역억제제'를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사용해왔다. 그러나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가려움증·피부염과 그로 인한 수면 장애, 피로감, 대인 관계 위축, 우울·불안 등 신체·정신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치료를 위해서는 주된 원인인 '제2형 면역 염증 반응'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게 중요한데, 피부 면역을 전반적으로 억제하다 보니 치료 효과가 낮았다. 특히 장기간 투여할 경우 신장 기능 저하나 고혈압 등 부작용 우려가 있어, 고용량 또는 2년 이상 장기간 사용이 어려웠다.생물학적 제제는 2010년대 중반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처음 등장하면서 연구가 더 활발하게 이뤄지기 시작했다. 생물학적 제제 또한 결막염·홍반 등의 부작용이 있기는 하나, 투약을 중단해야 할 만큼 심각하지 않아 전신 면역억제제 대비 안전성 우려도 적다고 평가받는다.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박창욱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의 등장으로 치료 효과가 향상되고, 전신 면역억제에 따른 부작용은 줄었다”며 “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초기 효과는 ‘JAK 억제제’, 장기간 안전성은 ‘생물학적 제제’현재 중증 아토피피부염에서 가장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약은 염증 발생 경로를 직접 차단하는 ‘표적 치료제’다. 주사제인 생물학적 제제와 먹는 약인 JAK(야누스 키나제) 억제제가 있다.생물학적 제제의 경우 초기 효과는 JAK 억제제 대비 떨어지나, 오래 쓸수록 효과가 좋아지고 안전성 면에서도 더 우수하다.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는 억제하는 면역 경로가 많을수록 부작용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생물학적 제제는 차단하는 면역 경로가 IL(인터루킨)-13 또는 IL-4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간 치료가 기본인 질환 특성상 오래 투여하기에는 생물학적 제제가 더 유리하다고 평가받는다. 주로 암을 앓았던 적이 있거나, 고혈압이 있거나, 나이가 많아 부작용에 민감한 환자들에게 생물학적 제제가 권장된다.JAK 억제제의 경우 아토피피부염의 또 다른 발생 요인인 Th(면역 T세포 아형)-17, Th-22 등의 염증 경로도 함께 억제해 초기 치료 효과가 더 좋은 경향이 있다. 약제마다 용량이 다양해 증상에 따라 투여 용량을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65세 이상 고령층과 암 환자는 감염, 혈전증, 지질 이상, 간 기능 이상 등의 부작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경북대병원 피부과 장용현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는 초반에는 치료 반응이 JAK 억제제보다 조금 더 늦게 나타나지만 점차 치료 반응이 올라간다"며 "안전성 측면에서는 JAK 억제제보다 선택적인 치료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쓰기에는 좀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 교수는 "JAK 억제제는 초기 효과가 좋고, 약제마다 용량이 15mg부터 200mg까지 다양해 증상에 따라 용량 조절이 용이하다"며 "환자의 상태에 맞게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동반 질환에는 듀피젠트, 넓은 투여 간격에는 아트랄자·엡글리스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생물학적 제제는 사노피 '듀피젠트', 레오파마코리아 '아트랄자(성분명 트랄로키누맙)', 한국릴리 엡글리스가 있다. 세 약제는 모두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는 염증 경로인 'IL-13'을 차단하지만, 세부 기전은 조금씩 다르다.듀피젠트는 IL-4과 IL-13이 결합하는 수용체인 'IL-4 수용체 알파'를 억제해 치료 효과를 낸다. IL-13은 주로 피부 염증 반응에 영향을 미치고, IL-4는 전신 염증 반응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천식·비부비동염 등 다른 면역질환을 함께 앓는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처방 경험과 장기 데이터가 가장 많고, 생물학적 제제 중 유일하게 6개월 이상 소아에게도 사용 가능하다.아트랄자와 엡글리스는 IL-13을 집중적으로 차단해 피부 염증 반응을 치료한다. 투약 간격이 계속 2주인 듀피젠트 대비 초기 16주 이후부터는 4주 간격으로 투여할 수 있어 환자들의 편의성이 더 높다. 특히 아트랄자는 효과가 나타나는 속도는 듀피젠트보다 느리지만, 상대적으로 결막염 발생률이 낮다는 보고가 있다. 엡글리스는 IL-13을 좀 더 강력하게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어 빠른 초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엡글리스는 지금까지 비급여로 사용돼 왔기 때문에 실제 사용 경험이 더 필요하다.◇"제제 간 교차투여 환영… 계열 내 교체투여도 필요"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는 지난 3월부터 급여 기준이 일부 개정돼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높아졌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첫 약으로 듀피젠트를 사용한 후 효과가 없어 린버크로 바꿀 경우 두 번째 약에 대해서는 환자가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했으나, 급여 기준 변경 이후에는 생물학적 제제와 JAK 억제제 간 교체 투여에 대한 보험 급여가 인정됐다.장용현 교수는 “급여 기준 개선 덕분에 초기에 JAK 억제제를 통해 증상을 빠르게 개선하고, 효과가 부족하거나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은 생물학적 제제로 변경하는 방향으로 처방 경향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다만, 듀피젠트에서 아트랄자로 바꾸거나, 린버크에서 시빈코로 바꾸는 등 같은 계열 간 교체 투여는 급여가 인정되지 않는다. 의료계에서는 계열 내 교체투여 또한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급여 기준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고령자처럼 안전성 우려로 인해 JAK 억제제 투여가 어려운 환자는 생물학적 제제 내에서 효과에 따라 교체 투여가 필요할 수 있어서다.박창욱 교수는 "동일 계열 내 약제 교체 투여의 급여 제한은 임상 현장에서 치료 지속성 확보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며 "이러한 제한이 완화돼야 한다는 점은 학계 전반에서도 큰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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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 환자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식생활의 서구화와 저출산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난소암은 재발이 매우 흔해 최종 생존율을 높이기 보다는 재발을 최대한 늦추면서 삶의 질을 유지하도록 돕는 방향으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BRCA 변이 환자의 유지요법에 쓰이는 'PARP 저해제' 또한 이러한 치료 목표를 반영한 약이라고 평가받는다. PARP 저해제의 특징과 차이점, 급여 현황에 대해 알아본다.◇BRCA 변이, 환자 15~25%서 발견… 2010년대 초반부터 검사 급여화BRCA는 종양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로, 손상된 DNA를 복구하고 세포의 유전 물질이 안정화되도록 돕는다. 일반인 사이에서는 배우 안젤리나 졸리(49)가 유방 절제술을 받을 당시 널리 알려지기도 한 유전자 변이다. 종류는 BRCA1(17번 염색체)과 BRCA2(13번 염색체) 등 두 가지다. BRCA에 변이가 생기면 손상된 DNA는 복구되지 못하면서 일반 세포에 유전적 변화가 일어나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등급 장액성 난소암(상피성 난소암의 하위 유형) 환자의 15~20%에서 발견되며, 학계에서는 종양에서 확보한 체세포 변이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난소암 환자의 약 25%가 BRCA 변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 임상 현장에서 모든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BRCA 변이를 확인하고 치료에 활용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3년 검사가 급여화되면서부터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최민철 교수는 "치료제를 급여로 사용할 수 있더라도, 일단 적용할 수 있는 검사가 먼저 급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BRCA 변이가 있는 환자의 가족을 미리 검사해 잠재적인 환자를 예방적으로 선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PARP 저해제, 유지요법으로 사용… 재발 지연에 최적검사가 급여화된 이후, BRCA 변이를 보유한 고도 상피성 난소암 환자의 치료에 'PARP 저해제'가 새롭게 등장했다. PARP 저해제는 암세포의 손상된 DNA 단일 가닥의 복구에 관여하는 'PARP'가 활성화하지 못하도록 차단해 암세포의 사멸을 이끄는 약이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된 PARP 저해제는 모두 유지요법(재발을 막기 위해 장기간 진행하는 치료)에서 사용할 수 있다. 수술 이후 항암치료를 6회 진행해 관해(암의 증상이 사라진 상태) 상태에 도달하면 유지요법으로 PARP 저해제를 복용하는 방식이다.PARP 저해제가 유지요법에 허가된 것은 그만큼 난소암에서 유지요법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난소암은 진단 당시 3~4기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1차 치료 후 관해를 보이더라도 유독 재발이 흔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에 학계에서는 난소암의 치료 목표를 '완치'나 '최종 생존율을 높이는 것'보다는 '재발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으로 삼고 있다.◇"린파자·제줄라, 재발 유의미하게 늦춰"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품목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정(성분명 올라파립)'과 다케다의 '제줄라캡슐(성분명 니라파립)' 등 두 가지다. 두 약은 모두 난소암 치료 목표를 잘 반영했다고 평가받는다. 가령 린파자는 임상 3상 시험 'SOLO-1'에서 BRCA 변이가 있는 환자들의 1차 치료 이후 질병 진행·사망 위험을 위약 대비 70% 감소시켰고, 제줄라는 임상 3상 시험 'PRIMA'에서 상동재조합결핍(HRD)이 있는 환자들의 질병 진행·사망 위험을 57% 낮췄다.최민철 교수는 "실제 임상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다 보면, 3개월에 한 번씩 유지 치료를 위해 외래에 방문해 약을 받아가는 환자들이 다른 일반인들처럼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을 영위하면서 재발도 낮추는 효과를 보고 있다"며 "10년 전 동일한 난소암으로 다른 치료를 받던 환자들은 쉽게 경험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부작용도 관리 가능한 수준이다. 린파자는 빈혈, 오심(구역질), 피로감이 흔하게 나타나며, 제줄라는 흔히 혈소판 감소증, 고혈압, 오심이 주요 부작용으로 보고된다. 의료진들은 이러한 이상 반응이 발생할 경우, 대부분 일시적으로 투여를 중단한 후 용량을 줄여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유영 교수는 "부작용은 대체로 예측 가능하고 관리 가능한 범위이기 때문에 환자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접근하면 치료 지속이 가능하다"며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혈압 모니터링이 중요하며, 체중에 따른 약물의 초기 투여량 조절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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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원형탈모 치료제가 최근 전환점을 맞이했다. 염증을 완화하는 데 그쳤던 기존 방식에서 질환의 원인을 직접 겨냥한 경구용 'JAK(야누스 키나제) 억제제'까지 치료법이 발전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와 '리트풀로(성분명 리틀레시티닙)'를 사용할 수 있다. 두 약의 차이점과 급여 논의 상황 등에 대해 알아본다.◇원형탈모 치료, ‘JAK 억제제’ 등장 전후로 나뉘어기존 원형탈모의 치료는 염증을 완화하거나 모발 성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스테로이드 연고·주사 ▲전신 스테로이드 ▲미녹시딜 ▲면역요법 ▲자외선 치료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 메토트렉세이트) 등이 대표적이다.다만, 해당 약제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전 세계 규제기관 어디에서도 원형탈모 치료 용도로 허가된 약이 아니었다. 그동안 중증 원형탈모 치료제로 승인된 약이 없었기 때문에, 의료진들의 치료 경험과 환자의 증상에 의존해 약을 선택하는 '대증요법'을 쓴 것이다. 효과도 제한적이거나 일시적이었으며, 특히 전신 스테로이드는 12세 이하 소아에게 장기간 사용 시 성장판이 빨리 닫히는 부작용 우려가 있어 보호자들이 선호하지 않았다.원형탈모가 면역질환으로 밝혀진 것은 1990년대에 동물 실험을 통해 가설이 입증되면서부터다. 이후 2010년 연구에서 원형탈모 관련 8개 유전자 중 상당수가 류마티스 관절염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치료제 개발이 활발해졌다. 다만, TNF-α 억제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를 비롯한 생물학적 제제는 원형탈모 치료제로 개발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단순히 한 가지 기전만을 차단해서는 치료가 어렵다는 것이 알려졌고,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쳐 2014년 처음으로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약제가 바로 'JAK 억제제'다.JAK 억제제는 기존 치료제 대비 원형탈모 치료 효과가 더 높고, 여드름·상기도 감염 등 부작용도 투약을 중단해야 할 만큼 심하지 않다고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는 "2010년에 JAK 신호 전달 체계가 탈모를 유발하기도 하고, 이를 차단하면 원형탈모 치료가 가능하다는 연구 논문이 나오면서 치료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JAK 억제제는 원형탈모의 발병 기전에 더 직접적으로 작용해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청소년, ‘리트풀로’만 사용 가능… 성인, 환자마다 개인차국내에서 현재 중증 원형탈모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JAK 억제제는 한국릴리의 '올루미언트'와 한국화이자제약의 '리트풀로' 등 2가지다. 두 약은 서로 다른 JAK 효소의 활성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올루미언트는 JAK1과 JAK2를 차단하며, 리트풀로는 JAK3과 TEC 계열 키나제를 억제한다.의료진은 환자의 여러 특성을 고려해 약을 선택한다.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나이다. 12세 이상 18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는 리트풀로만 허가를 가지고 있어서다. 올루미언트는 청소년 임상시험 'BRAVE-AA-PEDS'의 유의미한 결과를 지난 3월 발표했으나, 아직 적응증 확대 승인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권오상 교수는 "원형탈모증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연령대는 20~30대로, 올루미언트는 이러한 호발 연령층에 대해 허가를 먼저 획득한 것으로 본다"며 "올루미언트가 아토피피부염에서는 만 2세 이상부터 허가가 나 있는 만큼, 안전성 때문에 청소년 적응증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성인의 경우 연구 결과를 참고할 때 빠른 효과를 원한다면 올루미언트를, 감염 위험 등 안전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리트풀로를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올루미언트의 경우 임상 3상 시험 'BRAVE-AA1'에서 두피의 80% 이상이 모발로 덮인 것을 의미하는 'SALT 점수≤20'의 비율이 투여 36주 기준 38.8%였고, 리트풀로는 기전상 면역 억제 범위가 더 좁아 안전성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다만, 의료진들은 환자마다 개인차가 있고, 특히 리트풀로는 출시한 지 약 2개월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많은 처방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이론상 성인에서 빠른 반응을 원한다면 올루미언트를, 장기 복용 안전성을 고려한다면 리트풀로를 우선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환자마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치료 데이터가 쌓여야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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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블린사이토(성분명 블리나투모맙)'가 지난 2월 적응증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병이 재발했거나 다른 약에 효과가 없는 경우에 한해 사용했는데, 이번 승인으로 최초 진단 시 초기 치료 후 완치율을 높이기 위한 단계까지 투여 가능 시기가 당겨졌다. 의료진들은 향후 이 적응증까지 급여가 확대되면 환자들의 치료 성적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의료진 "블린사이토, 재발률 낮출 것으로 기대"공고요법은 백혈병 환자에게 관해 유도요법을 시행한 후 완치율과 장기 생존율을 높이고자 실시하는 치료다. 관해 유도요법으로 많은 암세포를 죽이더라도, 현미경으로도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잔존질환'이 남아 있을 수 있어 이를 모두 제거해 재발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기존 공고요법은 관해 유도요법에 사용된 약과 다른 세포독성항암제를 사용했으나, 치료 효과가 충분하지 않았다. 실제 전구 B세포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환자들의 1차 치료 후 5년 무재발 생존율(RFS)은 40%였으며, 미세잔존질환 음성 판정을 받은 환자 중 25%가 3년 이내에 재발을 겪었다.의료진은 임상 3상 시험 'E1910'을 근거로, 1차 공고요법에서 블린사이토를 사용하면 재발률을 유의미하게 낮춰 치료 성과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화학요법 후 공고요법에서 블린사이토를 교차 투여한 환자 112명의 3년 전체 생존율(OS)은 85%였으며, 3년 무재발생존율 또한 80%였다.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윤재호 교수는 "처음에 완치가 됐다고 잘못 생각하고 치료를 충분히 받지 않다가 재발되면, 1차 치료 때보다 2~3배의 노력을 기울여도 반응률이 반의반 이하로 떨어진다"며 "의료진들 사이에서 블린사이토를 1차 공고요법 단계까지 끌어당겨도 괜찮을 것이라는 가설이 있었는데, E1910은 이 가설을 최초로 입증한 연구"라고 말했다.◇화학요법 대비 독성 낮아… "치료 중 사망 줄어들 것"전문가들은 그동안 1차 공고요법 도중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잦았던 것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관해 유도요법보다 세포독성항암제의 용량을 높여 투여한 것이 원인으로, 실제 세포독성항암제의 독성을 견디지 못하고 치료 도중 사망하는 환자가 많았다.블린사이토의 적응증 확대를 반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블린사이토는 백혈병 세포의 항원(CD19)과 면역 T세포 표면 항원(CD3)을 동시에 연결하는 이중항체(BiTE) 기전을 가졌다. 쉽게 말하면 항체에 두 개의 머리가 있는데, 각각의 머리가 백혈병 세포 항원과 면역세포 항원에 연결돼 서로 가깝게 위치하고, 면역이 활성화된 T세포는 백혈병 세포를 표적해 사멸을 유도한다. 이 기전 덕분에 블린사이토는 정상세포의 사멸을 최소화하면서 종양세포를 사멸할 수 있어 일반 항암제보다 독성이 낮다고 평가받는다.윤재호 교수는 "과거에는 공고요법에서 너무 강한 항암 치료를 반복하다 보니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많이 생겼다"며 "블린사이토가 공고요법에 도입되면 독성이 높은 항암제 사용을 줄이면서 효과는 그 이상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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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성 황반변성 치료제 '바비스모(성분명 파리시맙)'는 2023년 1월 국내 허가된 이후, 같은 해 10월 약 9개월 만에 보험급여를 적용받았다. 급여 적용 후 환자들은 약 7만원의 약제비를 부담하면 바비스모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일부 환자는 조건이 맞지 않아 여전히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급여 약가 7만원… 진료비 다 합치면 20만원 이내바비스모는 비급여로 사용할 당시 환자가 회당 약 70만원의 높은 약가를 부담해야 했다. 이에 출시 후 급여가 적용되기 전까지는 환자 개인이 가입한 의료실비보험의 지원을 받아 사용하거나, 바비스모 대신 다른 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개는 15만원 정도의 비용을 부담하고 다른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투여한 것으로 알려졌다.습성 황반변성에 급여가 적용된 이후부터는 국가에서 정한 기준을 만족하는 경우 환자 부담금이 회당 7~8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습성 황반변성은 국가에서 중증 난치성 질환으로 지정한 질병으로, 산정특례 제도를 통해 약가 이외의 검사·진료비를 대폭 경감해주기 때문이다.급여 비용으로 검사를 받더라도 약가와 비슷한 수준의 검사비는 여전히 부담해야 한다. 다만, 바비스모는 최대 투약 간격이 동일 계열의 다른 약제 대비 약 1개월 길어, 투약할 때마다 필요한 망막 CT 촬영 등의 안과 검사비 부담도 줄어들었다고 평가받는다.현재 환자들은 급여 적용 이후 약가와 검사·진료비, 의료행위비 등을 모두 합쳐 회당 20만원 이하의 금액을 부담하면 된다. 김안과병원 김재휘 전문의는 "검사마다 급여·비급여 항목이 있어 환자마다 차이는 있다"면서도 "급여에 해당하는 검사만 받고 바비스모를 투여받을 경우 검사비, 약제비, 의료행위비를 포함해 20만원 이내에서 모두 진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첫 3번 투약 내 효과 없으면 급여 어려워급여 적용 이후 과반수의 환자는 경제적 부담을 크게 덜었으나, 모든 습성 황반변성 환자가 바비스모를 급여 약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급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규정을 충족해야 한다.가령 이미 많이 반흔화(섬유화) 또는 위축돼 투약하는 의미가 없는 환자들은 급여 대상에서 제외되며, 초기 3회 투여 이후에도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 이후 투여부터는 비급여에 해당한다. 이 조건은 처음부터 바비스모를 투약하는 게 아니라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나 루센티스(성분명 라니비주맙), 비오뷰(성분명 브롤리시주맙) 등 다른 약제에서 바비스모로 약을 바꾸는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또한, 5회 투여 이후부터는 교정시력이 0.1 이하일 경우 급여가 인정되지 않는다.이 중 가장 어려운 조건은 초기 3회 투여 이후에 치료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는 내용이다. 급여 조건과 임상 시험 설계 내용이 서로 맞지 않기 때문이다. 임상 시험을 진행할 당시에는 환자들에게 첫 4회분을 4주에 1번씩 투여한 후 반응 여부를 평가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투여 간격을 늘리기 전까지는 4주마다 1번씩 총 4회를 투여하도록 용법을 설정했다.그러나 급여 조건을 설정할 당시에는 기존의 약제들과 기준을 똑같이 맞추도록 고려됐다. 실제로 아일리아, 루센티스, 비오뷰 등 기존의 약제들은 임상 시험에서 초기 투여를 3회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원래 임상시험 내용과 달리 3번 안에 치료 효과를 입증하도록 급여 조건이 맞춰졌다.바비스모 개발사인 한국로슈에 따르면, 실제 의료진들로부터 바비스모를 급여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전달받고는 있으나, 아직 이러한 환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은 논의 전이다. 한국로슈 관계자는 "더 많은 환자들이 최선의 치료를 받고 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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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담(곰 쓸개)은 예로부터 간에 좋은 약재로 잘 알려졌다. 문제는 워낙 구하기 어려운 데다 가격 또한 비싸서 웬만해선 구경조차 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그렇게 귀했던 웅담이, 정확히는 웅담의 주요 성분인 ‘UDCA(우루소데옥시콜산)’가 약으로 널리 사용된 건 20세기 중반 들어서다. 일본 제약사 도쿄다나베(현 미쓰비시다나베파마)가 UDCA 합성에 성공해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곧이어 한국에서도 대웅제약의 전신인 대한비타민이 다나베와 기술 협력을 통해 UDCA 성분 간장약 ‘우루사’를 선보였다. 이후 우루사는 60년이 넘은 지금까지 대웅제약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간 기능 개선 효과 외에 코로나19 감염 예방 가능성까지 확인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써서 못 먹던 UDCA, 캡슐제형 ‘우루사’로 개발UDCA는 수용성 담즙산의 일종으로, 간 기능 활성화를 돕고 간세포를 보호한다. 담즙산은 수용성과 지용성으로 구분되는데, 담즙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용성 담즙산은 간에 축적될 경우 간세포를 손상 시킬 수 있다. 반면, 수용성 담즙산 UDCA는 독성 담즙산 비율을 낮춰 간세포를 보호하고, 담즙 분비 촉진을 통해 독소·노폐물을 배출한다. 이밖에 ▲활성산소 제거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 조절 ▲면역·염증반응 억제 기능을 통한 담석 예방 ▲면역 조절·항염 등의 역할도 한다.우루사는 UDCA 성분 간장약으로 1960년대 국내 출시됐지만, 당시에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알약 형태로 생산돼 혀에 살짝 닿기만 해도 UDCA 특유의 쓴맛이 느껴지고, 약이 목에 걸리는 등 복용 편의성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이 같은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제형 연구·개발에 돌입했고, 1970년대 초 UDCA와 비타민 B1·B2를 액체 상태로 만들어 젤라틴 막으로 감싼 형태의 연질캡슐을 만들어냈다. 이때부터 우루사는 본격적으로 높은 판매고를 올리기 시작했다.◇일반약·전문약으로 구분… 다양한 적응증에 활용우루사는 일반의약품 ▲대웅우루사 ▲복합우루사 ▲우루사정 100㎎과 전문의약품 ▲우루사정 100㎎ ▲우루사정 200㎎ ▲우루사정 300㎎ 등으로 구분된다.일반의약품 우루사는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매·복용할 수 있으며, 담즙 분비 저하에 따른 간·담도계 질환 보조치료, 만성 간질환의 간 기능 개선, 소장절제후유증·염증성소장질환의 소화불량 개선 등을 위해 복용한다. 복합우루사는 UDCA 함유량을 낮춘 대신, 비타민과 타우린, 인삼건조엑스 등의 성분을 포함한 피로회복 영양제다.의사 처방하에 쓸 수 있는 전문의약품 우루사는 UDCA 함랑에 따라 콜레스테롤 담석증, 원발 쓸개관 간경화증, 만성C형간염 환자가 복용할 수 있다. 2019년에는 ‘위 절제술을 시행한 위암 환자에서의 담석 예방’ 적응증을 세계 최초로 획득하기도 했다. 지난해 발표한 임상 4상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루사는 간 질환의 주요 평가지표인 ‘간 효소(ALT)’ 수치와 ‘혈청 섬유화 표지자’ 수치를 모두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UDCA, 코로나19 바이러스 차단 “중증 진행 위험 낮춰”최근 우루사는 간질환과 전혀 다른 분야에서 효능이 확인되며 다시금 주목 받았다. 우루사의 UDCA 성분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침입 경로를 차단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으로, 지난해 동아대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UDCA를 복용한 만성간질환 환자들은 미복용한 환자들보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20%, 중증 진행 위험이 33% 낮았다. 2022년 12월에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UDCA의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처음 소개됐으며, 현재도 계속 관련 연구논문이 나오고 있다.UDCA의 코로나19 감염 예방 기전은 담즙산 수용체 ‘FXR(파네소이드X수용체)’과 연관이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ACE2(안지오텐신전환효소2) 수용체를 통해 인체에 침입하는데, 이 ACE2 수용체는 FXR에 의해 발현이 조절된다. UDCA를 섭취해 FXR이 억제될 경우 ACE2 발현도 감소하면서 바이러스의 체내 침입 경로가 막힌다.대웅제약 관계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바이러스에 대항해 염증반응을 보이고, 이때 사이토카인 분비를 조절하는 단백질 복합체 MHC가 과발현돼 심한 면역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며 “UDCA는 MHC의 과발현과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코로나19 중증 진행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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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는 약을 먹으나, 안 먹으나 1주일 간다”는 말이 있다. 감기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약 200여 종으로 매우 많아, 특정 바이러스를 없애는 치료제를 개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아직 감기 바이러스를 없애는 약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흔히 '감기약'이라고 부르는 약들은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닌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긴 열·기침 등의 증상을 개선하는 데 그친다.최근 감기·독감 등 호흡기질환이 대유행하면서 SNS를 통해 인기가 급부상한 약이 있다. '감기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제품이라며, 일부 약사들은 “감기뿐 아니라 독감, 코로나19 증상까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영상 등을 게시했다. 이 약은 한화제약에서 수입하고, 동국제약에서 판매하는 '에키나포스프로텍트정'이다. 허가받은 정확한 효능은 '기침·콧물·인후염·두통·발열·근육통과 같은 일반적인 감기 증상의 치료'다. 이 약, 정말 독감과 코로나19까지 치료해줄까?◇‘이론’으로만 확인… 임상적 의미 따지기 어려워에키나포스는 새로 나온 약은 아니다. 한화제약이 2009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아, 판매에 나선 지 꽤 오래된 제품이다. 한화제약 관계자는 "스위스 보겔사에서 천연물 유래 일반약으로 허가받은 성분을, 해외 임상시험 자료와 해외 의약품집에 근거해 '감기 증상 치료제'로 허가받았다"고 했다. 국화과 식물인 '에키네시아'의 허바팅크(지상부)과 뿌리팅크(뿌리)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합성해 개발한 생약 제제다.몇몇 약사들은 SNS 등에서 “에키나포스가 감기뿐 아니라 독감 등 호흡기질환 증상 완화와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이론' 상으로만 확인된 내용이다. 에키나포스는 몇몇 연구에서 인플루엔자 표면에 있는 당단백질인 '헤마글루티닌'의 활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마글루티닌은 체내 세포와 결합할 때 사용되는 감염 핵심 물질이다. 확대 해석은 금물이다. 대한약사회 소속 정대성 약사는 "2019년에 발표된 메타분석 연구에서 에키네시아가 리노 바이러스·아데노 바이러스 등 감기 바이러스와 독감·코로나19 등 상기도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증거가 나오긴 했다"면서도 "편향적 보고와 실험, 임상적 이질성이 존재해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사항으로 감기나 독감의 예방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고, 소규모 연구들로 잠재력이 확인됐다 정도로만 봐야 한다"고 했다.지난 2021년 에키나포스는 효과 과대광고로 식약처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호흡기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당시에도 에키나포스가 큰 인기를 끌었다. 한화제약은 에키나포스 2차 포장에 ▲면역력 증강 ▲항바이러스 ▲항염증 작용 등 삼중효과를 내세우는 문구를 기술했고, 식약처는 허가받지 않은 문구로 국민에게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3 개월 광고 업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허가받은 임상시험 살펴보니다만 감기 증상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만큼, 감기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는 있다. 한화제약에서 허가받을 당시 제출한 임상시험 자료를 입수했다. 감기에 걸린 246명을 네 그룹으로 나눠, ▲에키나포스(표준 농도) ▲에키네시아 농축제(표준 농도의 일곱 배) ▲에키네시아 추출물(다른 조성) ▲위약을 하루 세 번 두 정씩 최대 1주일간 복용하도록 했다. 이후 감기 증상 열두 개와 관련해 불편 지수를 평가했다.의사 평가 결과, 위약을 섭취한 사람은 감기 증상이 29.3% 완화됐는데, 같은 기간 에키네시아 농축·추출물과 에키나포스를 섭취한 사람은 증상이 두 배 이상 개선됐다. 에키나포스를 섭취한 사람은 62.7%, 에키네시아 농축제는 64.3%, 다른 조성의 에키네시아 추출물은 44.8% 감기 증상 심각도가 감소했다. 에키네시아 농축제가 에키나포스보다 조금 더 효과적이긴 했으나, 일곱 배 농축된 것에 비해 효과 차이가 크지는 않았다. 감기 지속 시간을 줄이는지는 평가하지 않아 알 수 없었다.에키나포스의 감기 증상 치료 효과는 특정 감기 바이러스를 공격해 없앤다기 보다, 우리 몸의 방어 시스템을 강화해 나타난다. 정대성 약사는 "에키나포스의 주요 메커니즘은 체내 면역 세포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인 인터페론 반응을 강화해 면역 반응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동시에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조절해, 염증 반응은 완화하면서 증상을 개선한다"고 했다. 대식세포와 NK 세포 등 외부 침입을 막는 면역 체계는 활성화하고, 이미 감염된 세포가 내뿜는 TNF-α 등은 줄여 염증 반응은 줄이는 것. TNF-α는 세포 자살을 유도하는 등 세포 내 감염을 제거하는 물질이지만, 염증 반응을 활성화해 열이 나게 유도하는 등 질환 증상이 나타나도록 한다. 또 바이러스나 세균 등 병원체는 몸속으로 들어오기 위해 피부를 뚫는 히알루로니데이즈를 분비하는데, 에키네시아는 이 효소의 기능을 저해해 병원체의 침투를 막는다.◇복용 금기자 있어… 약사와 상의해야아무나 먹어도 되는 약은 아니다. 에키네시아는 T세포를 자극할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 ▲다발성 경화증 ▲에이즈 ▲결핵 ▲장기이식 환자나 ▲면역억제제 복용자 등에게는 금기다. 또 12세 이상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8주 이상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단기 복용의 안전성은 비교적 확립돼 있지만, 장기간 복용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 8주 이상 장기 복용하면 간 손상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발적, 가려움증 등의 과민반응, 드물게 피부 부종, 두통, 호흡 곤란, 현기증, 저혈압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대성 약사는 "임상시험으로 효과가 확인은 됐지만, 금기시되는 환자가 있고 다른 의약품과의 상호작용으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자신에게 맞는 약을 약사와 상의해 선택해서 복용하길 권고한다"고 했다.한편, 국내에는 에키네시아 성분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일반의약품이 하나 더 있다. 고려제약의 '이뮤골드액'이다. 이뮤골드는 '감기 치료제'가 아닌, '재발성 기도 감염의 보조 효과'로 허가받았다. 무슨 차이인지 취재해 보니, 추출 부위가 달랐다. 이뮤골드액은 에키나포스 '꽃' 부위를 압착·추출한 성분을 담았고, 독일 의약품집 효능 효과를 기반으로 허가를 받았다. 고려제약 관계자는 "독일 의약품집의 문구를 그대로 해석해 오면서 '감기 치료제'가 아닌 '재발성 기도 감염의 보조 효과'로 허가받은 것"이라고 했다. 에키나포스와 마찬가지로 감기, 독감, 코로나19 등 호흡기질환 예방·치료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